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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밥먹다 울었음
게시물ID : bestofbest_757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힌이
추천 : 471
조회수 : 64014회
댓글수 : 4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2/06/28 00:51:47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6/27 23:37:10
우리 아빠는 올해 연세가 60세이심
결혼을 좀 늦게하셔서 오빠는 28살 나는 26살
아빠가 하시는 일은 제본소를 운영하심
제본소..그냥 공장임 책만드는 공장
아버지들께서 어떤일을 하시든 뭐든 안힘들겠다만 
우리아빠는 하루에도 수십키로나 되는 종이들을 들고 내려놓고
2~30권이나 되는 책을 한꺼번에 들고 내렸다 하루종일 반복하심
그래도 우리아빠가 늘 
남에게 피해주지말고 성실하게 살면 뭐든 다 잘될꺼라고 
세상은 아직은 살만하시다고 늘 말씀하셨음
오늘 엄마가 할머니 모시고 바람좀쐬고 오시겠다고 놀러가셨음
저녁에 아빠 식사차려드리는데 반주를 살짝 과하게 드셨음
26년 살면서 우리아빠 이렇게 약한모습 처음봤음
아빠가 너무 힘들다고 몸쓰는일이라 얼마나 더할수있을지 모르겠다고
이렇게 회사 없애버리면 우리 직원들 어찌하냐고(한국인 3분과 외국인근로자 4분계심)
점점 책은 소요가 줄어서 일거리는 없어지고 
자재값은 오르는데 그렇다고 거래처에 금액을 올릴수도 없고..
아파트도 내놨다고..이자값이 만만치 않아서 
집만팔리면 전셋방하나 구해서 이자나갈돈 모으고싶으시다고..
아빠가 지금 이렇게 일을 그만두시면 오빠랑 나한테 빚이 돌아갈까봐서 
힘들어도 하고있다고..
근데 아빠가 너무 힘들어서 오래 못할꺼같다고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우리나라가 예전엔 성실한사람이 인정받았었는데
이제는 그게 아니라고
너희세대가 우리나라에서 한국이라는 땅덩어리에서 살려면
돈이 있어야 된다고.
어쩌다가 우리나라가 돈이면 다되는 세상이 됬는지 모르시겠다고 .....
진짜 밥상에서 아빠랑 얘기하면서 꺼이꺼이 울었음
우리아빠 끝까지 미안하시다며 방에들어가셔서 가만히 앉아 계시다 지금 주무심

울아빠 팔뚝엔 상처밖에 없음
종이를 만지는 일이라 종이베인 상처가 수두룩함
기계에 머리 찍혀서 찢어진적도 있고 종이 접는 기계에 손가락이 끼어서 절단될뻔한 적도 있음
우리아빠 그러면서도 늘 우리생각밖에 안했었음
내딸래미 내아들 좋은거 입히고 좋은거 먹이시려고 여태 일만하셨음
우리엄마는 아빠랑 같이 일하시는데 9년전에 뇌출혈때문에 수술하시고
아직도 혈압오르면 혈관문제생길까봐 아빠가 공장근처에 오지도 못하게 하심
그리고 아마 거의 평생을 약을 드시며 사셔야 하심..

오유님들 미안해요
그냥 나 오늘 너무 슬퍼서 주절주절하소연하고싶었어여
뭐라고썻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모르겠다..

엄마아빠 사랑해요 내가 더 잘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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