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팬픽/번역]Five Score,Divided by Four ch.4
게시물ID : pony_757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청십초
추천 : 2
조회수 : 70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0/23 18:35:16
Chapter.4 Five time cosplay champion! (다섯번의 코스프레 챔피언!)

=+
잭이 내 질문을 어깨너머로 알아들었는지 모르겠다. 하하, 정말 우스운 상황이였다. 마치 개가 자기 꼬리를 따라 계속 빙빙 도는 것 같았다. , 이거는 꼬리가 잭을 쫓는 그림이였지만.

 

꼬리.... 꼬리? 맞다, 마친 나도 숨기느라 묶어놓은 꼬리가 정말 불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 이런, 묶인 꼴을 보아하니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어 보였다. 그리고 이젠 굳이 숨길 필요도 없지 않은가? 나는 부엌으로 가서 나이프를 들고 조심스레 바지 뒤쪽을 구멍을 내어 잘라냈다. “, 됐다.” 나는 웃으면서 구멍 사이로 꼬리를 냈다. 꼬리는 자기 스스로 채찍처럼 한번 부드럽게 휘둘렸다. ..... 꼬리라..... 이 녀석에 대한 생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바뀌는 것 같다. 몰론, 이전에 말했듯 난 이제 완전한 인간이 아니게 됐지만, 이젠 어째서인지 더 이상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이제는 그냥 나의 정체성을 증명해주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그동안 이 꼬리 없이 살아왔다는 과거 자신이 놀라울 정도였다.

 

맞다, 이제 좀 진지해져야 할 시간이다. 주위에 널린 이상한 일들을 해결해야 하니까. 나는 그만 꼬리를 내리고 비명을 지르며 뛰어간 잭을 찾아 나섰다. 그 녀석은 책꽂이 근처에서 자를 들고선 자기 꼬리를 탁탁 치고 있었다. “이봐 인마, 바지나 도로 입어.” 나는 걔한테 바지를 하나 던져 주면서 말했다. 그는 바지를 본능적으로 받았으나, 바지로 뭘 해야 할지 헷갈릴 정도로 아직은 경황이 없어 보였다.

 

그는 나를 봤고, 내 다리 사이에서 다채로운 색의 꼬리가 흔들거리고 있는 것을 보고선 눈이 휘둥그레졌다. 잭은 쥐고 있던 자를 나한테 흔들며 말했다. “저건, 저건 불가능한 일이야.” 그리고선 지기 꼬리 또한 가리켰다. “이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이봐 잭, 나도 이게 뭔지, 어떻게 된건지, 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진정 좀 해.”

 

잭은 기운이 빠진 듯 벽에 기대어 미끄러지듯 앉았다. 그의 눈은 자신의 꼬리를 응시하고 있었다. “, 난 네가 나헤 대한 뭘 예상했는지 모르겠다. 내 말은, 나조차도 내가 어떻게 될지 몰랐는데 말이야.” 그는 손을 허공에 내지르며 말을 이어갔다. “시발, 지금 당장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난 잭에게 걸어가며 말했다. “, 내가 확실하게 아는 건, 이건 같이 해결해가야 할 문제라는 거야. 우린 10년 동안 절친이였고, 어려울 때 마다 서로 돕고 그랬잖아? 이번에도 같이 해결해보자.” 나는 잭에게 손을 내밀었다.

 

잭은 눈길을 돌려 나를 쳐다봤다. 그리고 피식 웃더니, 내 손을 잡았다. “좋아, 같이 해보자고. 하지만 그렇다고 ‘True True Friend’같은 거 부르면 안된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아니, 절대로. 그런 건 내 스타일이 아니거든. ‘Find a Pet’이라면 모를까.”

 

잭이 자를 휘두르며 말했다. “그딴짓 하지마.” 하지만 잭에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지진 않았다.

 

진정해, 그런 건 신경 끄고, 우리가 해야 할 계획에나 집중하자고.”

 

좋아, 레인보우 대시. 계획이 뭔데.” 잭이 웃으면서 물었다.

 

나는 잭의 얼굴을 쳐다봤다. 눈 색이 바뀌어버린 그녀석의 얼굴은 이제 조금 위화감이 들었지만, 그 용기어린 눈동자는 내가 늘 봤던 그대로의 잭의 눈 이였다. 그는 이제 무게감 없이 장난치면서 상황을 피하려는 것을 그만둘 것이다. 이젠 모두의 진지한 사정이 됐으니까.

 

나는 그의 어께에 손을 얹었다. “, AJ, 내가 생각을 좀 해봤는데, 앞으로의 24시간은 정말 바쁠 거야. 주위가 이상하게 돌아가는건 알지? 우린 그걸 대비하기 위해 목록을 만들고 계획을 짤 것이고, 내일 하루를 그 계획으로 준비하는 큰 여정으로 보낼거야 .”

 

잭이 맞장구치며 말했다. “, 큰 여정이라고? 마음에 드는 말인데? 그래서, 당장 뭘 할 께획을 잡아놨는데?”

 

난 눈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우선, 우리는 내일 월마트(WalMart:대형 마트의 일종)를 갈거야!”

 

...... ? 뭐 사러 가나 보지?” 잭이 말했다.

 

나는 눈을 굴리면서 설명했다. “봐봐,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든 간에, 이 일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라는 거야. 큐티마크가 어느날 딱 나타나고,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머리 색도 바뀌고, 꼬리랑 귀까지 생겼잖아? 아마 이후에 일어날 다음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르니-.”

 

순간 잭이 말을 끊었다. “워 워, 잠깐만 데이브, 다음 변화라니? 우리 몸 다른 부분까지도 변할 것 이라는 거야?”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난 그럴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어. 이것들이 멈춘다는 보장도 없잖아? 나도 무엇 때문에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우리한테 말 귀랑 꼬리를 생기게 할 정도로 강한 것이라는 거야. 그리고 그 정도의 힘을 가졌다면, 다른 곳도 바뀔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단 것이지. 그러니까, 우리 몸이 서서히 말처럼 바뀌어서 공공연하게 나다닐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 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빠르게 해야 한다는 거야.” 나는 잠시 내 귀와 꼬리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이게 일어난 이유 같은 것에 상관없이, 우린 이 변화의 끝을 대비해야 하고, 그 대비할 시간은 이제 거의 다 떨어져 가고 있다는 것이야.”

 

잭에 얼굴엔 걱정의 그림자가 조금 드리워져있었다. “그래서, 왜 하필 월마트야? 이런 일을 해결할 만한 것을 거기서 살수 있다고 보냐?”

 

, 일단 거기서 뭘 대비해 살 거냐고 물어야 하지 않아? 우선 우리에게 일어날 최악의 시나리오를 보면, 우리가 지금보다 더 이상한 모습으로 바뀌고, 공공연하게 다닐 수가 없게 거야. 그러니까, .......너 혹시 우리가 대학 레포트로 썼던 좀비 아포칼립스 생존계획 아직도 가지고 있냐?”

 

잭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그 괴작 말이야? , 아직 갖고 있기는 한데, 그런 좀비대비책이 우리가 포니로 바뀌는 걸 막아준대냐?”

 

, 계획의 한 90%가량은 별 쓸모없겠지. 하지만 기억나? 그 계획에는 장기간 버틸 수 있는 보급품 목록이 있었잖아. 발전기, 연료, 비상식량, 식수, 라디오, 씨앗, 이것저것.”

 

잭이 이제 알겠다는 듯 외쳤다. “아하! 오랫동안 두문불출하며 살수 있도록 미리 보급품을 준비해 놓자는 것이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거기다 좀 사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으로 가서 칩거하는거지. 어때? 꽤 괜찮은 생각이지?”

 

잭도 동감했다. “그래, 이야기는 참 우울한데 계획은 현명해 보이다.”

 

 

나는 두 손을 맞잡았다. “그럼 결정됐네. 내일 바로 물자를 가능한 많이 모아서 네 농장으로 가는 거야.” 잭은 내가 자기 농장을 언급하자 귀가 쫑긋 섰다. .... 설명을 더 해야 할 것 같다. “이봐, 여기는 아파트라서 주위의 눈에 잘 띄이기 때문에 여기서 머무르는건 좋은 생각이 아니잖아? 근데 네 농장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근처에 누구도 살고 있지 않잖아. 우리가 이 일이 왜 일어나는지 알아낼 때 까지 은둔할 곳으론 최적이라고 생각하는데?”

 

말 되네.” 잭이 자기 뺨을 긁으며 말했다. “근데, 진짜 월마트에서 모든 걸 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나는 잠깐 숨을 들이쉬었다. “, 전부는 아니겠지만, 일반적인 보급품이나 식량 같은 건 구할 수 있겠지. 그리고 부족한건 팜 앤 플릿(Farm & Fleet:농경용품 위주의 다른 대형마트로 추정)같은 데를 들러서 구할 수 있을 거야.”

 

난 잠깐 상황을 비춰보았다. 주위에 농부들이 많다보니 팜 앤 플릿 같은 상점도 널렸고, 대형 상점들은 트랙터 부품이나, , 탄약, 사슬, 중장비, 심지어 가축용 사료나 의약품 같은 농장 동물용품도 판다. 여기는 우리가 만들었던 생존 보급품 리스트대로 적힌 물품을 구하기 완벽한 곳 이였다. 그것 참 불행 중 다행이였다. 나는 손가락을 튕기며 잭을 보며 말했다. “! 그리고 도서관도 가봐야겠다. 책좀 뒤져보면서 정보를 찾아봐야....”

 

잭이 웃으면서 말을 끊었다. “도서관? 책 같은게 도움이 될거라고 봐? , 카프카의 변신같은 거나 찾아보게?”

 

“....난 거기서 수의학 쪽 책을 좀 찾아보려는 거거든? 우리가 포니 쪽으로 변하는 것 같으니까 뭔가 말에 관한 의학책 좀 찾아봐야 하지 않겠냐?” 내 진지한 말투에 잭의 웃음기는 금방 사라졌다.

 

잭은 곧 수의학 쪽 정보가 필요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그는 무겁게 입을 열며 물었다. “, 진짜 그정도로 멀리 봐야 한다 생각해? 정말로 그렇게 시간이 촉박한거야?”

 

나는 이마를 문질렀다. “나도 모르겠어. 내 말은, 하루아침에 없던 꼬리랑 갈기가 자라났으니까 이젠 더 이상 뭐가 가능한 것이고 불가능한 것인지 모를 지경이야. 하지만 아까 내가 말했듯, 우리가 긴 시간 동안 은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있다는 거야. 이런 일이 어째서 일어나는지, 혹은 멈추는 방법을 알기 전까진 그저 속수무책일 뿐이고, 그저 대비하는 것 이외엔 달리 할 것이 없다고. 너도 들어봤지? ‘최상을 희망하되 최악을 대비하라.’라고. , 최소한 우리는 은둔하기에는 최적인 네 농장이 있으니까 불행 중 다행이려나....” 나는 말끝을 흐렸다.

 

잭이 얼굴을 찡그렸다. “, 도시 한가운데 고립되는 것 보단 농장에 있는 게 더 낫겠네. 으으... 좀 무섭다.”

 

나는 무거운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농담 몇 마디를 던졌다. “그리고 이봐, 너네 농장에 말들도 있잖아! 완벽해! 나중에 에반이 돌아왔을 때 우리가 어딨는지 찾아 헤멜걸? 그동안 우리는 완벽히 포니로 변하고 우리가 누구인지도 모르게 되면, 에반은 말이 두 마리나 더 늘었다면서 좋아라하면서....”

 

순간 내 어깨 쪽으로 잭의 묵직한 주먹이 날아 들어왔다. “농담이라 해도 지금 같은 때에 그딴 소리 지껄이지 마! 제기랄!” 잭의 호흡은 빨라졌고, 팔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잭의 주먹을 잡으며 말했다. “워워, 미안 미안, 그냥 장난 이였어. 아무래도 장난할 타이밍은 아니였나보네, 미안.” 잭에 어깨에 손을 갖다 대며 말했다.

 

잭이 천천히 숨을 고르고 말했다. “그런 농담 하지마, 그러지 않아도 온갖 악몽이 내 머릿속에 가득하단 말이야. 에반이랑 같이 매일 말을 돌보며 살았는데, 내가 그런 말이 된다는건 정말 끔찍하다고.”

 

나는 내꼬리를 잡아 잭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 말에게는 이런 꼬리가 없어.” 나는 잭을 진정시키기 위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우리는 평범한 말이 되는 것이 아니야. 만약 변하게 된다면 TV에 나오는 포니같이 될걸?”

 

잭에 얼굴에 희미하게 웃음기가 생겼다. “그래, 그런 거 같네, 차라리 그게 더 낫지.”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훨씬 나을걸? 에반이 집에 왔을 때 포니 두 마리가 거실에서 MLP를 보면서 어떤 시즌 노래가 제일 좋은지 말싸움하고 있는 광경을 본 그놈의 얼굴을 상상해봐.”

 

잭이 눈꼬리를 올렸다. “확실히 놀라 자빠지긴 하겠네. 거기에다 포니 두 마리가 농장에서 생존용 벙커를 지어 놓은 꼴을 본다면 말이야.”

 

, . 난 생존용 벙커를 생각한건 아니였어. 그냥 너희 집에서 같이 살려고 하는 것 뿐이야. , 너도 알다시피, 너랑 에반이랑 같이 말이야.”

 

잭이 난감함에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 “에반은 포니를 존나 혐오한다고, 우릴 도울 이유 따위가 있겠냐?”

 

나는 장난스레 잭의 어깨를 살짝 건드리며 말했다. “... 자신의 형제가 그런 포니가 됐다는걸 알면 마음을 바꿀지도 모르지.”

 

, 넌 에반이 얼마나 포니를 혐오하는지 몰라.” 잭이 헛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어쨌거나, 잭은 5일 안에 집으로 돌아오긴 하겠는데, 에반이 돌아올 즈음엔 우리 예전 모습은 온데간데없을 거다, 아마.”

 

~~~~~~~

 

우리는 부엌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같이 움직였다하지만, 나보다 좀 뒤쪽에서 따라오던 잭은 움직이는 내내 내 꼬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예고 없이 멈춰 서자, 잭은 걸음을 주체 못하고 몸을 내 쪽으로 넘어뜨렸다. “저기 잭? 그런 식으로 빤히 쳐다보는 건 예의가 아는 것 같은데.” 나는 능글맞게 말했다. “게다가, 네 꼬리는 어딨어? 왜 바지에 넣어 가리는데? 갑갑하지 않아?”

 

그건 뭐, 우리 중 누군가가 자기 몸에서 말의 꼬리가 나와 있는 것을 보기 불편하기 때문이겠지. 너는 그런 걸 왜 그렇게 신경을 쓰는데?”

 

나는 장난스레 혀를 내밀며 말했다. “왜냐면, 이제 이런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지.” 나는 내 꼬리를 가볍게 흔들었고, 말을 잃은 잭의 얼굴을 꼬리로 한 대 탁 쳤다. “하하, 이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네.”

 

잭이 움찔하며 뒤쪽으로 물러나는 동시에, 자기 코를 닦으며 말했다. “, 세상에, 이거 입으로 숨 쉬어야 갰네. 이거 진짜 말 냄새잖아!”

 

나는 계속 웃었다. “장담할 수 있어? 나한텐 무지개색 검드롭(젤리 사탕의 일종)냄새가 나는데?”

 

잭은 재미있어 하는 눈치가 아니였다. 그는 바로 내 머리를 잡아 냄새를 맡았다. “아니. 분명한 말 냄새다. 내가 너보다 말을 많이 돌봐 와서 잘 알거든.”

 

그는 머리가 아픈 듯 이마를 문질렀다. “으으, 말하는 김에 생각난 건데, 지금 몇시야? 이런 것들 때문에 시간 개념이 사라져서...” 잭이 말했다. “이런, 지금 빨리 집에 가야겠어.”

 

뭐 문제 있어?”

 

으아, 에반이 집을 비우는 동안 돌봐야 할 동물들이 있어서 말이야. 한 시간 가량 안으로 빨리 돌아가 봐야겠어.” 잭이 현관으로 가서 신발을 신기 시작했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빨리 해야 할 계획이 있었고, 그 계획은 서로 20마일 떨어져서 각각 수행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많았다. 이런... 어쩔수 없나? “잠깐 잭, 나도 같이 가자.”

 

~~~~~~~

 

잭의 농장은 매우 인상적 이였다. 비록 도심에서 20마일이나 떨어져 있었지만 말이다. 그동안 내 집을 제집처럼 자주 드나든 이유가 단순히 집이 멀어서 그랬나....

 

, 어쨌거나 그렇게 내 집에서 살다시피 한 잭이 지금은 자기 농장 이곳저곳을 소개해주고 있었다. 지금은 잭이랑 같이 농장 마구간을 보고 있는데, 솔직히 말하면 좀 긴장됐다. 내 몸에 말꼬리랑 말귀를 달고선 진짜 말이 있는 곳으로 가는 그 기분은 참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이상했다. 몰론, 만화속 포니들이랑 진짜 말은 많은 부분이 다르지만, 그 뿌리가 같으니까.

 

“....그리고, 이 헛간을 반으로 나눠서 한쪽에 암말이랑 망아지들을 돌보지. 암말들이 새끼를 낳게 되면, 그 암말과 새끼를 그런 식으로 같이 살게 하고, 숫말들은 헛간 반대쪽에 따로 격리를 시켜서 한 계절정도 지내게 돼.”

 

나는 잭의 옆구리를 찌르며 말했다. “그래서 뭐? 팝콘이라도 가져와서 헛간에서 펼쳐지는 실시간 다큐라도 보자고? 나중을 위해서 이런 저런 행동이나 습성을 좀 배워 놓자는 거야?”

 

이봐, 그건 좀 역겹잖아. 실사는 니가 온라인에서나 본것처럼 귀엽지 않거든? 절대로 니가 생각하는 그런 것들이 아니라고.”잭은 정색하며 대답했다.

 

.....녀석, 예능을 다큐로 받아들었나 보다. 잭은 나에게 수상쩍다는 듯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말했다. “혹시나 해서 말해두는데, 난 네가 우리 암말들이랑 같이 있게 만들지 않을거다. 특히나, 네가 점점 자신의 종이 바뀌어가고 있다고 믿는 지금같은 때는 말이야.”

 

이녀석 농담 한번에 과민반응 하는 것 좀 보소...... “? 하하, 진짜 웃기는 소리 하네. 거기다가, 도대체 암말들이랑 같이 있게 두지 않는다는게 무슨 뜻이야? 너 설마 대시랑 AJ가 여캐라는거 모르진 않겠지?” ........내가 생각을 해봐야 할것이 하나 더 늘었다. 인정하고 싶진 않았지만, 만일 이 변화가 내가 생각하는 그런 식으로 이루어진다면, 그건 분명 성별에 관한 문제도 수반할 것이다.

 

잭은 못들을걸 들어버린듯한 얼굴을 지으며 내가 말한 의견을 상큼하게 씹어버렸다. “알아, 걔네들 성별을 당연히 알지. 하지만 우리 성별도 잊으면 안 되지. 애석하게도, 그거까진 바뀌진 않을 거야, 아무렴. 게다가, 애플잭이랑 대시는 그저 제작자 멋대로 성별을 정한 것뿐인데다가, 그런 것까지 따라서 변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웃음이 터졌다. “그래? 그럼, 우리가 가진 귀와 꼬리는 말이 되? 이 무지개색 머리도? 말이 안 되는 것들을 이미 몸소 겪어 보고선 그런 소리가 나오냐? 니가 무시하고 싶다고 무시 할 만한 수준의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잭은 아무말 없이 돌보던 숫말을 쓰다듬기만 하다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봐, 네가 암말이 되고 싶은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나는 그런 암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거야.”

 

, 그렇겠지. 그래도 우리가 어떤 문제에 처해졌는지는 알잖아?” 대가 대답했다.

 

“........ 그래도 그렇게 바뀌지는 않을 거야. 그리고 말해두는데, 나는 절대로 내 사나이다움을 포기하지 않을 거다. 이근까지 살아왔듯, 계속 남자로 살 거라고.” 같이 다른 말에게 발걸음을 옮길 때 잭이 말했다.

 

, 퍽이나 그러시겠져어으엌-” 나는 갑자기 어떤 힘에 의해 뒤로 끌려졌다. 꼬리가 갑자기 당겨졌고 나는 이걸 누가 했는지 감이 왔다. 나는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야 잭 장난좀 그만 치..... ?.......”

 

우리가 지나치던 숫말중 한 놈이 내 꼬리를 입에 물고 있었고, 나를 보면서 슬며시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아 뭐야? ! 놔 임마!” 나는 소스라치게 뒷걸음질하며 그녀석 콧등을 한 대 쳤다. 그제서야, 입에 문 꼬리는 침이 질질 묻은 상태로 떨어졌다. “... 빨리 씻어 내든가 해야겠어.”

 

방금 무슨일 있었어?” 잭이 뒤늦게 다가와서 물었다.

 

저기있는 니 숫말이 내 꼬리를 입에 물고 당겼거든. ...... 끈적거려.” 나는 얼굴에 찡그림을 가득 품고선 내 꼬리에 젖은 부분을 잭에게 보여줬다.

 

잭은 잠시 멈칫했다. “? ? 차우서 말하는거야? 그럴 리가 없는데....”

 

? 뭐가 그럴 리가 없어?” 내가 물었다.

 

잭이 침을 무겁게 삼키며 말했다. “차우서는 절대 숫말 꼬리를 물지 않아.”

 

잠깐동안 정적이 흘렀다. 하지만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다. “아냐, 그냥 별거 아닐거야.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게 어때?” 뭔가 이야기해야 할것이 많아 보였지만 굳이 물어 보지는 않았다. 그런거 말고도 계획을 세워놔야 할게 산더미처럼 쌓여 있으니까.

 

~~~~~~~

 

4시간 정도 뒤 나는 샤워를 마친 상태에서 게스트룸 침대에 누웠다. 오늘 하루종일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머리가 바뀌고, 귀랑 꼬리가 자라난 데다가, 숨어살 생각으로 온갖 보급품 목록도 작성했다. 뭐 이런 영화같은 일들이 다있어?

 

생각할게 너무 많아서 잠을 이루기가 힘들었다. 아마 내일이면 이곳 저곳을 다니느라 하루종일 바쁠것이고, 다른 이상한 변화가 일어나기 전에 빠르게 물건들을 살수 있다면 그건 참으로 내가 생각한 최고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만약 장보러 나가기전, 그러니까 한 12시간 안에 또 이상한 변화가 생겨버리면 어째야 하나? 일어나보니까 온몸이 털로 덮혀 있는거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물건을 사지 못하고 그대로 농장안에 은둥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운좋게 물건들을 사서 온다해도 금요일에 돌아오는 에반이 와서 우리를 쫓아낸다면? 그리거, 이런 변화가 멈추지 않는다면? 으으으 생각할수록 꿈도 희망도 없었다.

 

온 몸이 떨렸고, 나는 꼬리를 잡아올려서 안았다. 꼬리는 마치 담요처럼 푹신하고 편안했다. 그래. 잠깐은 잊는거다. 우리가 어떻게 될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최소한 나한테 달려있는 이 꼬리를 지금은 좀 즐기고 싶었다. 몰론 잭은 말냄새 난다고 싫어하겠지만, 난 상관하지 않았다. 일단 지금은 이게 내 몸의 일부로서 달려있으니까. 나는 그렇게 푹신한 꼬리를 쓰다듬으며 달콤한 잠에 빠져 들었다.

 

~~~~~~~

 

, 오줌이 마렵다. 나는 눈을 떴지만 마치 뜨지 않은듯 칠흑같이 어두웠다. 나는 수면등 근처로 손을 뻩어 휴대폰을 집고 시간을 확인했다. 휴대폰은 새벽 4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목덜미를 문지르며 일어났고, 피곤한 몸을 일으켜서 화장실을 찾아갔다. "설마 또 몸 어딘가가 바뀌었나?" 온갖 생각을 하며 화장실에 들어섰다. 참 이상해라... 일단 내 몸 어딘가가 확실히 바뀌었단 느낌은 들었는데 그게 어딘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화장실에는 희미한 종야등이 켜져 있었다. 보아하니 굳이 눈이 아픈것을 감수하고 밝은 불을 켤 필요는 없을 정도로 밝긴 했다. 나는 세면대에 몸을 기대어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봤다. 처음 봤을때 의외로 바뀐 모습이 없다는 것에 조금 놀랐다. 똑같은 파란귀에, 똑같은 머리에, 똑같은 자주색 눈동자였다. , 좋은 소식이구나. 더 이상의 새로운 변화 없이 멈춰 버렸다니.

 

나는 변기 쩍으로 몸을 돌렸다. 변기뚜껑을 열고, 바짓춤을 내리고, 하체의 힘을 풀어 그것들이 흘러 나오게 했다. .......배뇨작용의 결과물은 다리를 따라 바닥으로 흘러 내리고 있었다. . ..................!?!?!?!!?!?!?!? 나는 바로 힘을 줘서 나오는 것을 잠구고 바로 스위치를 올려 불을 켰다. 도데체 어떻게 된 거야? 왜 이게 이리로................ .

 

사타구니를 보니 뭔가가 사라진 것을 알 수 있었다. 확실히 사라졌다. 나는 극도의 혼란을 느끼며 사타구니를 벌려 그게 어딘가 숨어있는지 찾아보았다. 그리고 찾는 것을 포기할 때 즈음, 그성이 확실하게 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여자라고?! 그대로 눈을 감소 벽에 머리를 기댔다. “이럴 순 없어....” 내 모든 것을 걸어서라도 부정 하고 싶었다.

 

이럴 순 없다고!!!!!!!!!!!!!!!!!!!!!!!!!”

 

 

내가 거기서 눈을 감아버린 채로 얼마나 오랫동안 서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저 다시 아래를 보고 싶지 않았다. 그동안 나한테 일어난 이 이상한 귀나, 꼬리나, 머리색은 좀 불편했긴 했지만 나름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 이였다. 하지만 이건? 어느 누가 하루아침에 잘못된 성별로 바뀐 채로 일어나는 걸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내가 입어왔던 옷이나 그동안 맺어왔던 인간관계들이 이것 하나 때문에 전부 꼬여버린 것이다.

 

그리 오래지 않아, 나는 하던 배뇨를 마저 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눈을 뜨고 아래를 내려보았다. 여전히 그 자리엔 여성의 상징만이 남아있었다. 여자는 일을 어떻게 봤더라? 으으, 아마 앉아서 일을 봐야 할것 같다. 나는 꼬리를 손에 쥐고 변기에 앉았다. “......이제 힘을 풀어야 하냐?” 그제서야 몸의 부신물은 다른데 새는 일 없이 변기속에 제대로 흘러들어갔다. 아무래도 앞으로 이런 식으로 일을 봐야 할것 같다.

 

일을 다 봤으니 빠르게 주위를 닦아내고 바지를 올려 화장실을 빠져나온 뒤 그대로 침실로 직행했다. 내가 발견한 모든 것을 잊으려 애쓰면서 말이다. “제기랄 어쩌다 이렇게 된거지?” 나는 빠르게 침대로 가서 눈을 감아 잠을 청했다. 머릿속이 복잡하니 잠깐 수면을 취하면 좀 냉정히 생각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내가 봤던 모든 충격적인 장면들이 내 머릿속에서 그대로 떠오르는 바람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온갖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이봐, 최소한 꼬리랑 귀하고 잘 맞게 됐네?’, ‘이러다 남자보고 꼴리는 거 아냐?’, ‘네가 여자 보고 좋아했던 건 전부 어떻게 되는 거야?’, ‘너 저번 달에 다운받아놓은 야짤들 다 뭐가 되는 거야?’ 으아아아아, 인생 25년 중 최악의 날이다.

 

잠을 깊게 이루지 못하겠다. 침대에 누운 지 한 시간이 다 돼가지만 아직 머릿속에는 그 끔찍한 일들이 생생히 떠올랐다. 내가 몸을 움직이는 시시때때로 이전엔 없던 이상한 느낌이 내 사타구니에 계속 남았다. “이런 시발, 느낌 한번 소름 끼치네.” 맨 처음 이 일이 일어났을 땐 그저 신물 나는 장난인가 싶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장난으로 치부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을 무시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시계는 아침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으으, 그놈의 온갖 생각들 때문에 오늘 잠은 다 잤구나. 할것도 없겠다. 난 휴대폰을 집어 새로 뜬 뉴스나 확인하면서 머릿속을 깨끗이 지우려고 했다. 뉴스 포털로 들어가니 메인 화면의 뉴스 헤드라인이 보였다. “UN, 아프리카 여성건강 증진을 약속하다!” ........‘여성?’ 으아아, 그대로 휴대폰을 집어던졌다. 오늘따라 세상이 참 거지같이 보였다.

 

창밖에선 수평선 위로 동이 트고 있었다. 이제 슬슬 일어나야 할것 같았다. 난 침대에서 일어나 방 한쪽에 놓여있는 내 가방으로 다가갔다. 급하게 챙긴거라 옷은 몇 개 없겠지만 그렇다고 잠옷입고 지낼 순 없진 않는가. 난 그대로 입고있던 잠옷을 벗고 새 옷을 꺼냈다. 손에 든 옷 아래쪽으로 내 골반 라인이 보였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제 이런 골반을 보면서 살아야 되는가 싶었다. 그래 뭐, 골반 자체는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다. 정말정말 이상하지만 골반까지은 그래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또다른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혹시 이-”

 

삐삐삐삡! 삐삐삐삡! 삐삐삐삡! 삐삐삐삡!

 

소리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알람은 다른 방에서 울리고 있었다. 아마 잭이 맞춰 놓은 것 일거다. 아마 알람 소리 때문에 지금 쯤 일어나있을 것이다.

 

... 그럼 내가 아까 뭘 생각하고 있었더라? 나는 무심코 다시 다리 사이를 내려다 보았다. ..........잠깐, 혹시 잭도? 그놈도 나처럼 변했을지도 모르잖아? “아마 잭도 일어나면 일어나서 무심코 그걸 찾을지도..........” 나오던 말을 내가 아래를 보는 순간 그대로 끊겼다. 그저 목 뒤나 긁으면서 가만히 쳐다 볼 수밖에 없었다. “...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런 저런 변화를 의외로 잘 받아들인 것 같네.” 생각해 보면 이런 변화는 귀나 꼬리가 난 것이랑 그닥 다를 바 없는 변화이긴 했다. 처음엔 거부감을 느끼다가도 곧장 그걸 잘만 써먹어 왔으니까. 생각해보니 재밌었다. “숫말이 아닌 암말로서의 삶으로 변하는건가? , 이미 변해버렸다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정말 이상하겠지만, ,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러나 나와 달리, 잭은 이런 변화를 불편하게 여기는 듯 했다. 요전에 이빨이랑 손톱이 이상하게 변해가는 것 같다고 불평을 했으니까. , 한 몇분 내에 자기 성별까지 바뀌었다는 것을 알아챈다면, 그것 참 볼만한 광경이 되겠네.


+=


[출처:http://www.fimfiction.net/story/93383/five-score-divided-by-four]

[원작자:Twistedspectrum]


갑자기 오랫동안 잠수 해서 죄송합니다.

그동안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거든요.

시험이라든가, 시험이라든가, 시험이라든가......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