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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두 '포니'들 2화
게시물ID : pony_628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w211
추천 : 3
조회수 : 34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3/05 00: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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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포니'들 2화

부제 : 숲

 Written by pw211

페가수스가 깨어났을 때에 가장 먼저 들은 것은 자신의 숨소리였다. 떨리는 눈꺼풀에 힘을 주고서 그는 상을 바로잡으려 애쓰기 시작했고, 이내 바로잡게 되었다.
"오 마이 셀레스티아..."

 어두웠다. 축축하고 맡아본적 없는 이상한 향기들. 마구잡이로 뻗은 덩굴들. 무성한 나뭇잎들 사이에 간간히 들어오는 빛줄기...

 숲. 포니들의 발굽이 이르지 않은곳. 그렇기에 미스테리하고 그만큼 위험한 곳. 페가수스는 숲에서 어딘가에 있음을 깨달았다.

"으윽..."

 등에서 지리한 고통이 엄습해왔다. 뼈는 무사한것 같았다. 다행히 그 귀찮고 무거운 갑옷이 무게값은 해준듯 했다. 페가수스는 바들바들 떨리는 발굽을 땅에 짚고서 그는 일어나려 애썼다. 하지만 그의 몸에 들린 갑옷은 현재의 그에겐 잔인하리만큼 너무나 무거웠다.

 투구를 벗었다. 갑옷 역시도 벗었다. 갑옷에 가리었던 숲의 차디찬 기운이 스며들자, 또다시 등에 격한 고통이 물들었다.
"으으음..."
페가수스는 신음을 내뱉으며 날개를 펼쳤다.

 날개는 완전히 망가져 있었다. 이리저리 뒤틀려 있었고 곱게 빗어져 있던 깃털을 새빨간 피에 흙이 엉킨채 더럽고 축축했다. 날개는 갑옷의 바깥에 있으니 당연한 것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날개라니! 날개 못쓰는 페가수스라니! 차라리 다리가 하나 분질러지는 편이 나았다며 그는 중얼거렸다. 다시 고통을 인내하며 날개를 접었으나, 부러진 날개는 잘 접히지 않고 다 찢어지고 망가진 우산의 철심마냥 흉측하기만 했다.

 이제 무엇을 해야할까. 앞을 보았다. 마찬가지로 뒤를 보았다. 위를 보았고, 아래를 보았다. 하나같이 모두 같은 색으로 이루어진 세상이다.

"후우..."

 자신이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모르는 것만큼 두려운 일은 없을 것이다. 페가수스는 애써 두려움을 떨치려 몸을 흔들었다. 한발 내딛었다. 또다시 한발. 계속해서 그는 앞으로 걸었다. 적어도 한방향으로만 걸어가면 끝이 나오리라는 일념하에...

 반나절 쯤 걸었을까, 페가수스는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었다. 간간히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던 빛줄기가 옅어지기 시작했다. 어두워진 숲길을 계속 걸어봤자, 방향을 잃게될 뿐이였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침 근처의 산에 딸린 동굴이 보였다. 나 여깄소 하듯이 눈에 띄는 넓은 입구를 가진 동굴은 하여금 그를 그곳으로 향하게 했다.

 산은 높았다. 높을 뿐만 아니라 경사 역시도 가팔랐다. 아아, 역시 날개보단 다리 하나가 분질러진게 나았을 것이라 페가수스는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처음에 입대할 때에 받았던 그 지옥 같았던 행군보다 더욱 인내한듯 했다.
 마침내 도착했다. 안은 넓었다. 페가수스는 뒤를 바라보았다. 산에 올라왔기에 어느정도는 주위 경치가 보였다. 노을이 지고있는 지평선은 노랗게 물든 채로 초록빛 대지와 아름답게 맞닿아 있었다. 아니, 아름답지 못했다.

'이 숲은 얼마나 넓은걸까...?'
페가수스는 뭐라뭐라 중얼거리며 주변의 쓸만한 마른 풀들과 땔감들을 긁어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신발을 벗고, 그 안에 고이 모셔둔 성냥 두 개피를 꺼냈다.

 하사는 담배를 많이 폈다. 페가수스는 담배를 피진 않았지만 하사 몰래 성냥을 숨겨놓고 그의 폭주를 보는 것은 꽤나 즐거운 일이였다. 그랬던 것이...이리도 요긴하게 쓰이게 될 줄은 그 누가 알았을까.

 페가수스는 성냥을 긁었다. 빨갛던 끝은 이내 타들어가 검댕이가 되었고, 그 위를 불빛이 휘형찬란하게 감싸고 있었다. 그는 성냥을 조심스래 마른 풀들과 나무들이 엉킨곳으로 가져다 놓았다.

 따뜻했다. 페가수스는 동굴벽에 기대어 앉고서 그 따뜻함을 만끽했다.
'꼬르륵...'
그는 아픈 다리를 주무르며 쥐가 나지 않도록 조심했다.
'꼬르륵...'
다리도 괜찮아 졌겠다 그는 다음날을 위해 일찍 자기로 했다.
'꼬르륵...'
그의 배는 긴장이 풀리자 반항하기 시작했다. 소화기관이란 건 은혜를 모르기에 그 전날까지 가득 채워 놓아도 으례 다음날만 되면 싹 다 잊어버리고 밥달라고 하는 그런 배은망덕한 녀석이다.

 페가수스는 한숨을 쉬었다. 그는 포니다. 그래 그렇다. 풀을 먹고 살 수 있는 그런 포니다. 그러나 그는 아무것도 입에 대지 못했다. 사방에 깔린게 풀이였지만 걸어오면서 살펴본 그 풀들은 처음 본 풀들이었다. 먹을 수 있으리란 확신이 들지않는, 그런 것들이였다. 그렇기에 애써 잊으려 했건만...

'따각'

 페가수스는 숨이 멎는듯 했다. 동굴 벽을 타고 들려온 소리는 그를 하여금 움츠러 들게 만들었다. 처음엔 그저 모닥불에서 튄 무언가가 벽에 부딪힌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고개를 돌린 그는 그 생각이 틀렸음을 깨달았다.

 포니형체를 한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페가수스는 길게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그것이 칼을 들고 달려오고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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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즈 오브 공부에 시달리는 중입니다
촤하하!
본디 여기 나오는 숲은 에버프리 숲으로 하려 했으나, 지도 확인 결과 영 좋지 않아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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