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닝복을 입고 싶다..
난 트레이닝복을 입지 않는다
아니다 정확히 이젠 입을 자신이 없다.
패션에 딱히 관심이 없었던 고3 겨울방학이
시작할 무렵 학교에선 방학기간내 취업실습 이란게 있었고
참여는 자유였지만 용돈 벌이나 해보자라는 생각에 신청하게됬다.
날이 다가오고 나와 같은 학과친구들 열댓명이서 가게된곳은
공장 단지에 보일러 펌프를 조립하는 곳이였다.
혹시나 무서운 아저씨들이 있지않을까 했지만 의외로
전부 30~40대쯤 되는 이모분들이 대부분이였다.
일은 단순노동이였다 복장은 안전화만 지급해주고 옷은 일하기
편한옷을 입으라고 했다.
공장안은 열기때문에 겨울임에도 반팔을 입어도 춥지 않았고
반팔에 회색 트레이닝바지를 입고 일하기로 했다.
내가 맡은일은 조립이 완료된 펌프에 물을 흘려보내 불량인지
테스트 하는 일이였는데 정상일땐 괜찮았지만 불량품일땐 물이
콜라에 멘토스를 넣은거 마냥 사방으로 튀어 바지나 옷이 젖는일이 많았다.
그럴때 마다 이모들이 웃으시면서 옷말려가며 하라며 챙겨주셨다.
일한지 보름쯤지날때 한 이모가 날 불러 따라갔었다 그리곤
해주신 얘기는 나한테 충격적이였다.
" xx아 내일부턴 그냥 청바지 입어..."
" 어? 왜요? 이거 입으면 안되여? "
이모들은 내가 지나가면 '거기' 만 본다고 하셨다...
거기...거기... 영어로 there...
지금 생각해보면 안그래도 회색에 물까지 튀었으면 더 돋보였을터
친구들한테 나 많이 티나? 하고 물어보자 츕파츕스 넣어놧냐?
라는 말에 난 망연자실했다.
그리고 깨닳았다 내가 선천성 꼬툭튀염... 아니.. 부라리큼이란걸
그뒤로 청바지를 입고 남을날을 다녔고 이모들은 우스게소리로
" 왜 츄리링 안입구와? " 하며 날 놀렸었다.
그때이후 패션에 관심이 많아진 지금까지도 트레이닝복은
단 한번도 구매해본적이 없다.
나도 트레이닝복을 입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