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코 화요일
밴드들의 결투가 있은 후로 1주일이 지났다. 트와일라잇과 그녀의 친구들이 세이렌으로부터 학교를 지킨 이후 다시 평화가 찾아온 것이다. 학교의 위기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위험에서 구출해낸 셈이었지만 실제로 학교에선 그 사건을 단순한 음악 행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었다. 사실 자신들이 마법에 걸렸다는 사실도, 대즐링이 다른 세계에서 온 마물이라는 사실도 캔틀롯 고등학교는 알지 못했다. 마지막 레인붐 밴드와의 공연은 단순히 쇼를 위한 연출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했다.
소나타 더스크는 그렇기에 이렇게 혼자서 학교 복도를 아무렇지도 않게 걷고 있던 것이었다. 전학생 이었지만 음악행사로 인해 대즐링은 교내에서 꽤 유명한 학생들이 되었다. 복도를 지나가는 소나타를 보자 학생들은 인사를 건내왔다. 선셋은 그 점을 굉장히 억울해했다. 분명 자기도 잘못한건 맞지만 자신이 변한 이후로는 학생들이 자신을 무시하기 일쑤였다. 그나마 이제는 덜하기는 했지만 학교에 얼굴조차 들기힘들어 일부러 쉬는 시간이 아닌 수업종이 치고 난 후 교실을 이동하곤 했다. 똑같이 학교를 지배하려고 하고 실패했던 사람인데 처지가 이렇게 다르니 선셋은 이가 갈릴 지경이었다.
소나타가 혼자 굳이 학교에 온 이유는 단순했다. 바로 오늘이 타코 화요일 이기 때문이다! 타코는 가장 완벽한 음식이라고 소나타는 생각했다. 고향인 이퀘스트리아가 아닌 타지 생활을 견디게 해주는 원동력 이었다. 소나타가 처음으로 타코를 먹었던 건 65년전 어느 레스토랑에서 였다. 첫만남으로 그녀는 타코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없어선 살 수 없을 정도로 그녀 삶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다. 아리아 블레이즈와 아다지오 대즐이 팬던트를 고치러 여행을 갔는데도 그녀가 가지 않은 이유는 그것 뿐이었다. 세이렌에게 가장 중요한 팬던트를 고치러 가지 않은것도 오직 타코 하나 뿐이었다. 오늘은 캔틀롯 고등학교 급식에서 타코가 나오는 타코 화요일 이었다. 학교만 다녀도 매주 타코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이 학교 때문에 자신들의 힘을 잃게 되었긴 했지만 썩 나쁘지는 않는곳이라고 소나타는 생각했다.
소나타는 타코를 먹기위해 모든 과정들을 참고 견뎌왔다. 관심도 없는 수업시간을 몇시간 동안이나 타코 생각 하나로 버텨왔다. 오로지 머릿속엔 점심 때 나올 타코 생각 뿐이었다. 타코만 먹을 수 있다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지루함이었다. 타코 생각에 침을 질질 흘리다 수업시간에 지적을 받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 인내의 시간이 마침내 끝이 난 것이다. 점심이 시작되자 소나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급식실을 향하고 있었다. 그녀의 머릿속은 여전히 타코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바삭하고 따듯한 또르띠아에 갖가지 재료들이 그 안에 담겨져 있는 타코. 재료는 무엇일까. 상상하는것 조차 즐거웠다. 돼지 고기, 닭고기, 소고기, 토마토, 양배추, 치즈, 양파, 왇두콩 살사 그 중 어느것이 들어도 타코는 각자 훌륭한 맛을 내었다. 타코를 양손에 쥔 채 행복감에 차있는 자신의 얼굴을 상상하며 소나타는 급식실 문을 쾅 열고 급식대로 향했다.
생각같아선 급식실 모든 타코를 차지하고 싶었다. 연신 입으로 타코를 외치며 소나타는 자기 순서를 기다렸다. 이윽고 자기 차례가 다가오자 종이랩에 쌓인 음식이 쟁반에 놓여졌다. 소나타는 눈을 빛내며 터질듯 만발하는 미소를 지어냈다.
자리에 앉은 소나타는 그 자리에서 랩을 벗겼다. 입술까지 꽉 깨문채 종이를 벗기는 손은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종이가 벗겨질때 마다 그녀의 볼은 흥분한듯 붉게 상기하고 심장은 쿵쾅거렸다.
이윽고 종이가 벗겨지자 음식이 나타났다. 소나타는 쉼호흡을 쉬며 가슴을 진정시켰지만 진정은 커녕 오히려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소나타는 눈으로 음미하듯 살펴보았다.
소나타는 표정이 굳어졌다. 잘못본건가 소나타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떨리는 손으로 내용물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이건 브리또잖아!"
소나타 더스크가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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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전 타코를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인간이 나오는 포니 팬픽을 써본적은 있어도 포니가 나오지 않는 포니팬픽을 써본건 처음이네요. 팬픽보단 꽁트에 가깝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