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편을 봤고, 소녀의 성장기라는 평을 읽으셨다면 더 이상 얻을 수 있는 스포가 있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스토리 라인이 단순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스티븐 스필버그의 향기가 짙다'라고 느꼈습니다. 기사를 읽어보니 그가 많이 개입한 것 같습니다.
저는 스필버그 스타일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감동을 줘야한다는 강박으로 주물러진 연출이 많아서요.
그런 연출 스타일을 제외하고 영화 범블비에 대해 얘기하면... 꽤 잘 만들었습니다.
일부분은 듀나의 평에 공감합니다. 이전의 로봇 이미지가 덜렁거리는 쇠사슬로 이어진듯 어딘가 허술하고, 전체 큰 덩어리가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아 전투신이 어지러웠어요. 범블비는 스토리 라인이 단순한 만큼 로봇의 형상도 단순화 되었습니다. 제 미적 취향에는 훨씬 보기 좋았습니다. 덩어리감이 좋으니 액션의 타격감도 좋았어요.
트랜스포머 2~5편까지는 못 본걸로 하고요 -_-;;;;
트랜스포머 1편과 범블비를 비교하자면, 그래도 저는 1편에 좀더 점수를 주겠습니다. 아, 이건 스필버그 스타일에 알러지 반응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마이클베이가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거듭하며 욕 먹을 짓을 해서 그렇지, 더록과 아마겟돈을 만든 감독입니다.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엄청난 몰입도를 연출해내요. 트포 1편에서는 CG의 충격뿐만 아니라, 산만할 수 있는 스토리라인에서 호흡을 잃지 않고 이끌어 다구리 쌈박질로 묶어버립니다. 그 힘이 대단했어요.
트포1이 소년과 범블비의 이야기로 시작했다면, 범블비는 소녀의 이야기에 오롯이 집중합니다. 소녀가 주인공인 만큼? 자동차도 비틀이고, 범블비의 모습과 표정도 더욱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저는 이 정서가 잘 맞았어요. 참 좋았어요.
트포 전체 시리즈는 더 이상 갈 곳이,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었어요. 더 많은 로봇, 더 커다란 스케일, 더 많은 폭파... 이건 아닌가?
범블비는 방향을 잃어버린 시리즈가 해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론 연출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괜찮게 잘 만들었어요.
아래는 범블비 모습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