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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임금격차' 논쟁에 대한 단상
게시물ID : sisa_7589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노르카
추천 : 11
조회수 : 1004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6/09/05 11:52:18

다소 강하게 말하면 이미 2014년에 전미경제학회나 세계경제포럼 등에서 대가들이 '우리가 잠깐 생각해 할 수 있는 반박들'을 충분히 고려하고, 수천수만명의 학자-정계-관료-언론-재계의 비판을 견디고 살아남은 학설들을, 2015년 오바마가 정책방향까지 잡은 것을, 2016년 우리가 개인경험에 기반해 일일이 늘어놓으며 감정소모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많은이들이 알듯, 여메웜의 문제는 실컷 불필요논쟁을 촉발해놓고, '공부는 니가 하세요~ 하지만 니가 공부하게 된 계기는 내 덕'(...)이라는 노답논조 때문입니다. 딱 이런 케이스가 2007년 올해의 디시인(...)으로 선정된 환빠일뽕국까(...)의 책사풍후라는 역갤러가 있었죠. 이 분의 관종어그로에 반박을 하느라 많은 분들의 역사 지식이 늘었고, 헬조선론/국개론이 성장했지만, 그걸 성과라 보긴 어렵죠. 그냥 많은 사람들의 감정과 시간소모지(...)





1. 우리만 못난건 아니다
2016년 박원순이 허락한 여메웜 서울메트로광고가 상기한 한국의 성임금격차는 62.6%이자 13년째 OECD 꼴찌. 분명 개선이 필요합니다. (사실 이 나라는 OECD 꼴찌 아닌 분야를 찾기 힘들죠...) 물론 "여자는 3시부터 무급노동!"이란 여메웜의 구호는 너무 악의적입니다. 오바마의 "남자1달러 벌 때 여자77센트 번다"를 그대로 차용해왔으면 모를까요. (이건 통계를 그대로 읽은 발언이니 뭐..)
하지만, OECD평균도 84.7%로, 여성이 더 받는 나라는 필리핀이 유일합니다. 2015년 오바마는 77센트를 언급했지만 OECD통계는 82.1%였습니다. 통계표본에 따라 다르겠죠. 미국은 1990~2016년 약 25년간 물가감안 남성14불 여성12불의 갭이 유지되어 왔습니다. (한국도 IMF 이후 벌이가, 계급이, 고착화되었죠)



2. 차이는 생각보다 적다
많은 이들이 선뜻 지적하듯, 근무시간의 차이(ex: 남자는 창원울산거제광양에서 뺑뺑이...), 선호직업의 차이(ex: 남자가 공대 많이 가잖아?)로 인한 격차가 대부분을 설명합니다. 물론 같은 직업을 가진 남녀 간에도 격차가 있다고 주장하는 통계들도 있으나, 전공별로 월급이 다 다른 의사/교사/변호사를 하나로 묶는 오류(ex: 외과가 소아과보다 더 범 / 정부연구소의 연구원과 청소부를 묶는 오류)도 분명 있습니다.
월급비교사이트 PayScale은 이를 감안해 경력-교육-기업규모-직책까지 변인을 통제하자, 기존에 '의사'라고만 묶었을 땐 29.2%의 임금격차가, 4.6%로 줄었습니다. 남성은 외과, 여성은 소아과에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서였습니다. '변호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성이 비영리활동을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보고서만으로 성임금격차가 '생각보다 적다'로 논의를 끝내선 안 되고, 이 작은 차이는 또 어디에서 오는가 알아보자면...(항목 3)



3. 해법1 : 월급의 완전공개 ('개인별+비공개' 임금협상 금지)
2015년 워싱턴대학 사회학자 제이크 로젠펠드"남성의 자신감이 임금협상을 자주하게 하여 월급을 높여. 해법은 전직원 월급공개"란 주장을 폅니다. 카네기멜론대학 경제학자 린다 뱁콕"이직시 남성51.5% 여성12.5%가 임금인상을 요구"함을 밝혔습니다. 뱁콕 교수는 노동자들이 '협상기술'을 배우고 기업은 여성목소리를 반영하게끔 바꾸거나, 아예 임금협상을 금지시키는 방안도 해법으로 제시합니다.
핀란드는 국가가 전국민 소득 및 세금을 공개합니다. 오바마는 2014년 미국정부와 계약관계가 있는 모든 기업에게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를 공개하라고 한 바 있습니다. 2010년 캘리포니아주는 월급공개와 동시에 남성공무원임금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해결했고(...), 2015년 즈포스닷컴의 CEO 마크베니오프는 여성직원임금을 증가시키는데 한해 300만불이 더 들게 되었다고 홍보합니다. 



4. 해법2 : 여성할당제의 한계와 성과
2014년 시카고대학의 경제학자 마리앤 버틀란드 "기업 이사회 여성할당제는 여성지위 향상에 큰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여성CEO의 수가 늘어나는 것이 젊은 여성들의 경력을 시작하는 것을 유도하는 것, 가족 친화적 직장문화를 유도하고 유리천장을 깨주는 것 등에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이사회의 구성이 다양할수록 의사결정이 향상되고 이익이 증가"된다는 장점은 발견되었습니다.
한편으로 버틀란드는 여성할당제를 비판하는 "자질이 부족한 여성이 자리채우기로 들어간다"는 주장엔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이, 최고위급 자리에 여성에게 '기회'가 주어지면서, 여성임원들이 많은 실수도 많은 업적도 하며 Quality가 늘어가는 방향으로 진행중입니다. 노르웨이 역시 여성이사 40%할당제를 실시할때 563개 기업 중 384개(68%) 기업이 비공개 기업으로 돌아설 정도로 강력한 반발이 일었지만, 68%의 기업도 32%의 기업도 현재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500대 기업 이사회의 16.9%가 여성입니다.
(이렇듯 진전이 적은 점이 "페미니스트들은 정작 여성들 간의 계급 차이는 왜 무시하는가?"라는 지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5. 해법3 : 대체성증대, 노동시간유연화, 팀단위임무
2014년 (노동경제학의 대가) 하버드대학의 경제학자 클라우디아 골딘은 전미경제학회AER에서 "성임금격차는 대체불가능한, 장시간노동 직군에서 크다"고 밝혔습니다. ① 사회진출시 학력과 성적이 격차의 24%를 설명합니다.(학력차는 많이 줄어들고 있죠) ② 육아로 커리어를 쉬고 복귀하는 것이 격차의 30%를 설명합니다.(18개월 자리를 비우면 수입의 3할이 줄어듬) ③ 노동시간(여성은 육아에 시간뺏기고, 남성은 밤에도 강제소환당하고)이 30%를 설명합니다.
골딘교수는 대체성과 유연한 노동시간(원할때 일하기)이 성임금격차를 줄여줄 것이라고 제안합니다. 그 방법으론 ⓐ 대체성 증대(특정 사원에 대한 고객들의 선호(스타성) 줄이기) ⓑ 노동시간 유연화 (유연출근제 등은 아이를 맡길 수 있게 하죠) ⓒ 팀단위 임무로 특정인이 특정시간 오피스에 있을 필요 줄이기 등을 제안했습니다.
(개인적으론 팀단위임무는 조별과제의 악몽을, 대체성증대는 AI에 일자리를 뺏길 위험도 증대시키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학회에서 많은 비판을 이겨낸 논문인만큼 이런 비판도 감안했겠죠?)



6. 해법4 : 지혜로운 입법 '아빠의 달'
세계경제포럼WEF은 스웨덴을 성임금격차가 가장 적은 국가로 선정했습니다. (스웨덴은 성평등지수 대부분이 세계 최고입니다.) 남성출산휴가정책은 골딘이 지적한 ②의 좋은 해결책 중 하나입니다. 2013년 스웨덴 아빠들의 90%(34만)가 평균 7주를 사용했습니다. 엄마들의 사용시간과의 차이도 매년 줄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더 진보적인 정치인들과 많은 대중들은 남녀 육아휴직기간이 동등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도 이렇게 생각.)
70년대 스웨덴은 성구분없이 '아이당 부부에게' 180일까지 임금90%의 유급휴가정책을 채택했습니다. (현재는 480일로 늘었습니다..ㄷㄷ) 첫 해엔 남성사용률이 0.5%였으나 오늘날엔 25%로 올랐습니다. (한국은 현재 3~6%입니다) 남성사용률의 증가원인은 '아빠의 달' 정책으로, 아빠가 한달 사용시 부부사용가능 총 휴직기간이 두달 늘어나게 인센티브를 주었습니다(아내들: 안 써?ㅋ) 독일도 2007년 스웨덴의 '아빠의 달' 정책을 채용하자, 두달만에 육아휴직남성의 비율이 3%에서 20%로 급진상승했습니다(아내들: 안 써?ㅋ)

※ 이와 비슷한 스타트업 '스완러브'
시카고의 소액대출 스타트업 '스완러브'는 예비부부에게 최대 1만불(1200만원)을 '준다'. 독특한 점은 '이혼하면 이자까지 갚으세요'라는 것. (딱 허경영 공약(...)) 스완러브 측은 '미국의 이혼률이 높아져 수지타산이 맞다'고 주장을 펼친다. 예비부부 중 한쪽이 돈받자고 주장하면 반대편은 하지말자고 하기 어렵다는게 재밌는점. ㅋㅋㅋ



7. 해법5 : 성평등징병제 (노르웨이-이스라엘을 타산지석 삼아)
이 점만 다뤄도 글을 하나 더 써야 합니다. 밀게에서 계속 조사해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 이 때문에 한국은 남성도 '②경력단절'에 해당됩니다.






요약 : 선진 정책들 국내도입이 시급합니다. '아빠의 달' 정책 탐나네요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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