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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닝’ 권하는 일제고사
게시물ID : sisa_759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한결
추천 : 6
조회수 : 48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9/10/25 07:40:25
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484

‘커닝’ 권하는 일제고사

지난 9월7일 충북 제천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명 일제고사) 대비 모의고사 결과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 10여 명을 교장실로 불렀다. 교장은 통학거리가 먼 학생 몇몇에게 ‘왜 전학을 가지 않고 우리 학교를 다니느냐’고 다그쳤다. 실직한 아버지를 거론하며 “일 해서 돈 벌어야지, 왜 노느냐” “너희 엄마·아빠 보고 돈 더 많이 벌어서 가정교사 붙여 달라고 해”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병신’ ‘등신’ 등 비속어도 입에 올렸다. 

교장에게 꾸지람을 들은 학생 중 한 명이 집에 돌아와 아버지에게 학교에서 겪은 일을 설명했다. 아버지는 학교에서 겪은 일을 글로 써두라고 말했고, 이 학생이 쓴 글은 며칠 뒤 전교조 충북지부에 전달됐다. 전교조가 이 글을 공개하자 여론이 들끓었다. 며칠 뒤 한 지역 언론이 난데없이 ‘대필 의혹’을 제기했다. 초등학생이 쓴 글치고는 ‘지나치게 잘 썼다’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 학생이 수학·과학 실력은 부족한 반면 글짓기 대회에서 여러 차례 상을 타는 등 글쓰기 재능이 뛰어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은 다시 뒤집혔다

(중략)

교사의 박탈감과 분노 부추겨

눈여겨볼 것은 일제고사가 일선 교사의 박탈감과 분노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교조 각 지역지부에는 요즘 일제고사 파행 사례를 폭로하는 일선 교사의 제보가 잇따른다. 그중에는 전교조 소속이 아닌 교사도 있다.

(중략)

교사들의 반응은 두 가지다. ‘피하거나, 분노를 삭이거나.’ 일부 교사는 “내년에는 절대 초등학교 6학년·중학교 3학년 담임은 맡지 않겠다”라며 손사래를 친다. 더 많은 교사는 “이래서는 안된다”라는 데 의견을 모은다. 김재훈 전교조 충주초등지회장은 “현장 교사 90% 이상이 일제고사가 학교 교육을 망가뜨린다는 데 공감한다. 이는 무척 이례적이다”라고 말했다. 과거 NEIS 반대 투쟁이나 성과급 반납투쟁 때와 달리 교사들 사이에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아이들’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들이 시험에 허덕이는 모습을 내버려두기 괴롭다는 것이다.

(중략)

징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을 괴로워하는 교사가 늘었다. 거꾸로 말하면 분노의 수위를 조절하는 중이라고 봐도 된다”라고 말했다. 전교조 한 지역 간부는 “교사의 정치 활동에 회의적이던 교사들 사이에서도 다음 교육감 선거에 관심을 기울여야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이게 일제고사의 힘인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 학교정책분석과 관계자는 “공무원인 교사가 기초학력을 키우는 정책에 반대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일부 교사들이 불만을 가졌다 해도 그게 다수의 의견이라고 보지 않는다. 다만 학교 현장이 파행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장지도를 강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교육당국과 현장 교사 사이에 커다란 시각 차가 존재하는 한 일제고사는 불안한 ‘시한폭탄’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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