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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와 오바마 그리고 박근혜의 사랑...
게시물ID : sisa_7595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장호준
추천 : 5
조회수 : 130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9/07 07:02:25

어린 시절 친구 중에 짝사랑에 깊이 빠진 녀석이 있었습니다.

이 녀석이 죽어라고 좋아하는 여자 애가 있었지만 정작 여자 애는 이 녀석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여자 애는 종종 다른 남자 애와의 데이트에서 시간이 남을 때나, 혼자 심심할 때 또는 술 마시고 싶을 때 이 녀석을 불러냈고 특히나 남자 친구로부터 채이고 나면 꼭 이 녀석을 불러내서는 헤어진 남자 애 욕을 실컷 퍼부어 대며 술을 마시곤 했습니다. 그럴 때면 이 녀석은 만사를 뒤로 하고 득달같이 달려가 술 사주고, 욕 얻어먹고 심지어는 헤어진 남자친구 대신 매도 맞아 주고... 그리고 여자 애가 쓰러지고 나면 집에까지 데려다 주고는 녀석은 근처 여인숙에서 혼자 쭈구려 자고 오곤 했습니다. (당시는 통행금지라는 것이 있었지요). 당연히 친구들에게서 ‘얼빠진 놈’, ‘배알도 없냐?’하는 말과 함께 ‘쪼다’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말입니다.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욕을 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 기사에는 “개XX"라고 번역 해 놓았지만 사실은 "son of a whore" 이라고 했답니다. 당연히 미국 측에서 미팅을 취소했다고 하는데, 여기까지는 ”그래, 두테르테가 원래 그런 짓을 잘 하니까...“라든가 ”미국과 필리핀 간의 문제에 뭐 어쩌라고?“ 하며 넘길 수 있는 일이었지만, 이어서 ‘오바마는 두테르테 대신 박근혜와의 회담으로 대체 했다’는 기사를 보는 순간 갑자기 어린 시절 ‘쪼다’소리를 듣던 친구 녀석이 생각 났습니다.

그 녀석의 순애보는 마침내 여자 애가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면서 끝나 버렸고, 지금도 가끔 그 녀석 생각을 하면 안타깝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사랑한다고 징징 짜던 녀석을 떠올리면 녀석이 좋아 하는 사랑이 그런것 이라니 내가 뭐라 말 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사랑은 그렇다 하더라도 국가 간의 외교 관계에서 "나 두테르테와의 회담이 취소 됐으니 시간 남는데... 그럼 너 하고나 하자"라는 말에 쪼르르 달려가 회담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하니... 그저 “허이구 쪼다”라는 소리가 나올 뿐입니다.

나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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