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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3
게시물ID : lovestory_760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치연
추천 : 14
조회수 : 140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0/05 21:02:17














NaverBlog_20150926_235730_02.jpg














누가 다정하면 죽을 것 같았다
 
장미꽃나무 너무 다정할 때 그러하듯이
저녁 일몰 유독 다정할 때
유독 그러하듯이
 
뭘 잘못했는지 
 
다정이 나를 죽일 것만 같았다
-다정이 나를, 김경미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 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귀절 쓰면 한귀절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번도 부치지 않는다
-편지, 김남조














열 없는 사랑으로 나를 녹이는 사람
-트위터의 @Only_Monologue














몽골에서는 기르던 개가 죽으면 꼬리를 자르고 묻어준단다  
다음 생에서는 사람으로 태어나라고,
  
사람으로 태어난 나는 궁금하다
내 꼬리를 잘라 준 주인은 어떤 기도와 함께 나를 묻었을까
-슬픈 환생, 이운진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밥, 천양희














당신을 소중히 다룬다. 혹시나 당신과 부딪히면 깨어지는 건 나다.
-트위터의 @yourbodyscent 














허공에 연인의 언어를 읊조려보자 네가 답했을 때
너는 장난이었겠지만 나는 죽는 줄 알았다
-트위터의 @Chin_up_Dear














우린 만난 적 없고 사랑한 적도 없는 남보다 먼 남이어라
-사랑한 적도 없는, 왁스














내가 서툴고 불안해 보였나요. 그건 내가 진심이었단 증거입니다. 소중하지 않았다면 왜 그토록 마음을 기울였겠어요. 망설이고 비틀거리고 안절부절 못하면서.
-밤 열한 시, 황경신














너의 표정은 차갑고 너의 음성은 싸늘하지만 너를 볼 때마다 화상을 입는다. 
-섭씨 100도의 얼음, 박건호














제게 입김을 불어넣지 마십시오.
당신 옷깃만 스쳐도
저는 피어날까 두렵습니다.
곧 무거워질 잎사귀일랑 주지 마십시오.

나부끼는 황홀대신
스스로의 관이 되도록 허락해주십시오.

부디 저를 다시 꽃 피우지는 마십시오.
-어떤 나무의 말, 나희덕














가장 화려한 꽃이 
가장 처참하게 진다 

네 사랑을 보아라 
네 사랑의 밀물진 꽃밭에 
서서 보아라 

절정에 이르렀던 날의 추억이 
너를 더 아프게 하리라 칸나꽃밭
-칸나꽃밭, 도종환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내가 너를, 나태주














그대가 젖어 있는 것 같은데 비를 맞았을 것 같은데
당신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너지는 노을 앞에서
온갖 구멍 다 틀어막고 사는 일이 얼마나 환장할 일인지

머리를 감겨주고 싶었는데 흰 운동화를 사 주고 싶었는데
내가 그대에게 도적이었는지 나비였는지
철 지난 그놈의 병을 앓기는 한 것 같은데

내가 그대에게 할 수 있는 건 이 세상에 살지 않는 것
이 나라에 살지 않는 것
이 시대에 살지 않는 것

내가 그대에게 빗물이었다면
당신은 살아 있을까
강물 속에 살아 있을까

잊지 않고 흐르는 것들에게 고함
그래도 내가 노을 속 나비라는 생각
-내가 나비라는 생각, 허연














누구도 아프게 하지 않고 살아가리라 결심했지만
상처란 건
받는 것도 주는 것도 내 의지로 되는 것은 아니더라.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이석원














아픈데는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없다, 라고 말하는 순간
말과 말 사이의 삶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물소리가 사무치게 끼어들었다
-눈 사람 여관, 이병률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풀꽃의 노래, 이해인














봄을 닮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래서 여름이 오면 잊을 줄 알았는데
또 이렇게 생각이 나는 걸 보면
너는 여름이었나

이러다 네가 가을도 닮아 있을까 겁나
하얀 겨울에도 니가 있을까 두려워

다시 봄이 오면
너는 또 봄일까
-너는 또 봄일까, 백희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멀리서 빈다, 나태주














나는 늘 누군가가 나를 발견할까봐 두려웠고
막상 아무도 나를 발견해주지 않으면 서글펐다. 
-사립학교 아이들, 커티스 시튼펠트




















기다려주시는 분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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