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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77. 구세주
게시물ID : panic_760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공명의함정
추천 : 19
조회수 : 402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1/09 12:37:40
버려진 공장은 싸늘했지만 계속되는 뜀박질에 몸은 후끈거렸다. 내 위쪽에서 눈이 천 개나 달린 괴물이 통로에서 통로로 들보에서 들보로 껑충거리며 쫓아왔기 때문이다.

"멈춰!" 그것이 무시무시하게 후두음으로 소리쳤다. 하지만 그런다고 누가 멈추겠나?

도망가는 내 발걸음은 공장에 울려퍼지고 마치 끔찍한 노래처럼 불혐화음을 이루었다.

"멈춰!!" 그것이 다시 외쳤다. 천 개의 눈 모두가 나를 향하고 있었다.

"날 죽일 거잖아!" 나도 소리쳐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뭐하러 대답하는데 신경을 쓰나 생각도 들었다.
그것은 천장에 매달린 사슬로부터 뛰어내려 내 앞에 떨어졌다. 나는 멈추려고 쭉 미끄러졌고 숨은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난 끝났구나.
멈춘 직후에도 몇 발자국 더 걸었는데 이번에는 발소리가 울려퍼지지 않았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 생각할 여유는 없었다.

"왜?" 나는 비명을 질렀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도대체 원하는게 뭔데?"

"난 너를 구하려고 한다" 그것이 으르렁댔다. "네 뒤에 있는 녀석으로부터 말이야"

뒤를 돌아보자 칼을 들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얼굴엔 몹시 징그러운 흉터가 있었다. 그는 눈이 천 개나 달린 괴물을 보자 겁에 질린거 같았고 급기야는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한 게 괴물이 그를 덮쳐 목을 찢고 흘러나오는 피를 홀짝거리며 먹어버렷다.

공포에 질린 나는 구토감이 몰려오는 듯 했지만 동시에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괴물이 볼 일을 다 마친 듯 하자 나는 더듬거리며 한 마디 했다. "고...고마워.."

"뭐가?" 괴물은 털이 수북한 팔로 입가의 피를 닦으며 으르렁댔다.

"당연히 내 목숨을 구해줬으니 고맙지"




"아, 오해하고 있구만. 내 말은 날 위해 널 구하고 싶다는 거였어" 괴물은 미소지으며 말했다.


원문 : http://www.reddit.com/r/shortscarystories/comments/2rp31x/sav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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