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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게시물ID : gomin_7611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cnJqa
추천 : 1
조회수 : 20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7/06 22:26:53
안녕 여러분? 글이 좀 길어질꺼 같으니까 가독성을 위해서 글씨를 좀 크게 쓸게 괜찮지?
우선 나는 여러분에게 뭔가 격려의 말이라던게 동정을 받고싶은건 아니야 단지 
이런 사람도 있구나 했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딱히 내 글을 읽으면서 이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해주어야 할까
그런 골치아픈 생각을 하면서 읽지는 않으면 좋겠어. 그리고 반말체인것도 조금은 이해해주면 좋겠어
미안해

나는 20대에 들어선지 몇년 된 아직은 이십대 초반인 남자아이야
지금은 뭐 하고 지내냐 물어보면 아무것도 안해 그냥 직업이 숨쉼이야.
뭐부터 써야할지 모르겠으니까 일단 시간순서대로 써볼게.

내 가장 처음 기억은 거실에 내가 엎드려있던 기억이야 굉장히 어렸을 적 기억이지
내 눈앞에는 장난감 트럭이 있고 저기 안방에서 할머니가 나를 부르고 계셔
그리고 왼쪽 부엌에서 아버지가 거실로 들어오시지 아버지는 나를 한번 휙 보고는
안방으로 쌩 하고 들어가. 그때의 기억으로는 아버지는 나를 좀 싫어하는 편이었던 것 같아
사랑하는 아내와 좋아하는 엄마가 자기 아들만 좋아해서 질투가 났었을꺼야 아마
그래서 어릴적 아빠와 단 둘만의 기억은 별로 좋은 건 없어
아빠가 친구들이랑 놀 때 나를 당구장에 데려가서 매캐한 담배연기들 사이에 앉아있던 기억이라던지
음담패설이 난무하는 어른들 사이에서 조용히 반찬거리만 집어먹던 기억이라던지
그러다가 나를 되게 이뻐해주시던 할머니께서 일찍 돌아가셔
암이셨던 것 같아. 어린마음에 되게 많이 울었었지. 지금도 할머니 생각하면서 많이 울어
아무래도 할머니와 오래 못지내서인가 할머니에 대한 환상을 많이 가지고있거든
정말 이도저도 따지지않고 내편일것 같은 그런 느낌이야.
그리고 초등학교 입학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셔
위암이셨어. 할아버지 옆에서 피가래를 토하시는 것 까지 지켜보다가
결국엔 임종전까지 옆에 있었어. 어른들이 마지막에 할아버지께서 나를 찾으신다고 하시길래
할아버지께 갔던 기억이 나 그런데 막상 할아버지께서 부른 이름은 내가 아니고 
장남이었지만. 그때 좀 상처를 받았었어.
그리고나서 초등학교때 첫사랑을 해 짝사랑이었어.
그 당시는 핸드폰도 없었어서 한번 가족여행을 가게되면 컴퓨터 메신저로 그 아이를 볼 수 없으니까
밥맛도 없어서 그냥 화장실에 틀어박혀서 혼자 심각했던것 같아.
그러고보면 초등학교 때부터 나는 좀 이상했어.
흔히들 학교에 들어가면 소위 말하는 짱이라는 애들 있잖아?
다른애들이 설설 기는거에 비해 나는 그런 애들한테 그렇게 기는걸 좋아하지 않았어
그렇다고 막 싸우고 다녔던건 아니야 단지 그 애들과 동등한 눈높이에서 걔네들을 대하려고 했을뿐이지
그리고 초등학교 때 기억나는 일화가 하나 있는데
부모님이 동생에게 mp3를 사주셨어. 당시 나는 핸드폰도 mp3도 아무것도 없었기때문에
그 엠피가 너무 부러웠지 그래서 가끔 빌려서 듣곤 했어. 그러다가 집에 혼자 남게 됐을때가 있는데
동생이 엠피를 숨겨놓고 집을 나간거야. 나는 노래가 너무 듣고싶었는데 
그래서 어떻게 했냐면 마치 도둑맞은거마냥 동생 방을 엎어놨어 처음엔 이래저래 찾아만 보려고 했는데
나중에는 화가 나더라구 '나한테서 음악을 뺏어갔어!' 라고 과장되게 생각해서 말이야
그래서 방을 그냥 엎질러놨지 물론 부모님께 되게 많이 혼났어.
그 이후부터는 대충 그런식이야 청소년때까지 그렇게 남들과는 많이 다른 가치관으로 자라오고
조금 많이 다른 생각들때문에 고등학교에서도 별로 어울리지 못하고 많이 겉돌았지
뭐 고등학교 때 학교 내에서는 아닌데 좀 안좋은 일들이 겹치기 시작했어
그때가 내 우울증의 시작이야 그때부터 3년동안? 고등학교 3년동안 내내 나는 우울한 아이였어
부모님은 내가 이러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셨는지 나를 윽박지르고 심지어는 때릴때도 있었어.
아빠한테는 주먹질, 발길질로도 맞았었어. 아침에 일어나고 나서 매를 맞기도 다반사였지
그렇다고 막 가정폭력정도로 심하게 맞은건 아니야 단지 훈육이 좀 잦은 편이었다고 생각해주면 좋을꺼같아.
그렇게 맞아가면서도 나는 감정표현 하나 하지않았어. 울 때도 무표정이었고
엄마가 나를 잠들지못하게 붙잡아놓고 몇시간동안 내 욕을 하는데도 나는 그냥
무표정으로 앉아서 눈물만 흘렸어 엄마한테 그렇게 실망했다 실망했다 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진짜
세뇌당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어. 아무말도 없이 앉아만있었지. 
그러다가 결국 나는 자살시도도 해보게 돼. 혼자서 목을 졸라보기도 하고 죽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약을 한움큼 삼켜보려고도 해 물론 미수에 그쳤던적도 없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지만
나는 그저 죽을 용기가 없었을뿐이야. 항상 나는 티끌만큼의 희망이란게 있었거든
나를 욕하고 미워하던 사람이, 내가 좋아하던 그 사람이 내일이면 나한테 먼저 연락을 해주지 않을까?
하는 그런 시덥지않은 기대같은거 말이야. 항상 그렇게 미칠것같은 상황에서도 
내일에 대한 기대때문에 죽을 수가 없었어. 나는 지금도 '확실히' 라는 단어를 굉장히 싫어해.
세상에는 아주 조그만 확률이지만 '만약에' 라는게 있거든. 100%라는 단어는 그야말로 꿈속의 단어라고 생각해
그래서 걱정도 많아. 분명 저기 가만히 놓여있는 과도지만 저 과도가 만에하나 나한테 꽂히면 어쩌지
하는 말도안되는 걱정들 말이야.
하여튼 그래. 그러고 어째어째 스무살때부터 병원치료를 받기 시작했어. 가족들한테 내가 정신병이
있다는걸 숨겼었거든, 그전까지 가족들은 단지 내가 변했다고만 생각했지
정신적인 질환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그런데 내가 돈이없다보니까 청소년 무료상담센터라던가
시청 보건소 정신건강센터라던가를 전전긍긍하는데 어딜 가던지 하나같이 이야기하는건
큰병원 가서 치료를 받아야된다고 하더라고 동네 신경정신과를 가도 대학병원에 가보라는 이야기였어
그래서 어쩔수없이 가족들한테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어, 언제까지고 이런 증상들과 같이
삶을 보내는건 질색이거든. 이런 증상들이라고 하면 내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남자를 싫어하는 거라던지
몸에 모든 감각이 둔해, 시야는 흐리멍텅하고 촉각, 통각들도 마치 물에 빠진거마냥 흐릿하지
실제로 그런 건 아닌데 내가 그렇게 느낀다고 생각하게 돼. 그리고 감정 조절도 잘 안돼, 내가 올해 초에
공익근무를 시작했는데 거기서 일주일을 참으면서 다녔었어 힘든 일도 아닌데
단지 그 사무실에 남자들밖에 없었고, 더군다나 몇시간동안 집에 갈수가 없으니까 갑자기 사람들 앞에서
눈물이 터지더라 나도 당황했지. 그래서 지금은 병무청에서 재검신청을 해놨어
9월에 다시 검사받으러 오래, 뭐 그리고 그런거라던지 우울감이라던지 불안해하는거라던지 
증상들이 너무 많아 하여튼. 그래서 병원치료를 다니면서 약물치료를 받고있어
약도 처음에는 보편적인거로 시작하다가 결국에는 조금 실험적인 약물까지 가더라구. 부작용이 좀 심해 이게
하여튼 그렇게 몇년동안 약을 먹는데 병원에선 자꾸 상담치료를 권하더라
상담치료가 진짜 너무한게 뭐냐면 아무리 싼곳을 가도 1회에 3만원 이상이야. 그것도 그 의사선생님이
많이 내 편의를 봐주셔서 100분에 3만원이지 다른곳은 50분에 3만5000원정도? 하더라구.
그래서 지금 약물치료만 계속 하고있어 그런데 약도 이제는 내가 가끔 한번씩 약먹는걸 까먹을때가
있는데 그럴때는 정말 아무일도없이 가만히있어도, 내가 약을 먹었는지 안먹었는지 생각도안하고있는데
갑자기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와 그럼 아 약을 안먹었구나 하고 약을 먹는거야.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내가 진짜 평소에 원래 불안해하는데 이 약때문에 불안감이 없어지는걸까
아니면 이 약을 먹지 않음으로 인해서 불안감이 생기는걸까 싶더라구.
그래도 어째, 어쨌던 먹지 않으면 불안하게 되는건 매한가지인데. 
뭐 대충, 지금까지 쓰려고 했던게 생각나는건 여기까지인것같아. 정말 빼먹은 이야기도 많고
떠오를것같은 이야기도 많지만 나중에 또 글 써서 보충하도록 할게
그냥 여러분에게 내 이야기를 하고싶었어, 동정, 위로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단지 그냥 이야기가 하고싶어서.
그럼 여러분 남은 주말 잘 보내고 여름더위 조심하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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