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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dit 번역] 너는 나에게 전화하지도, 편지를 쓰지도 않는구나
게시물ID : panic_761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넌나의꾸꾸꾸
추천 : 27
조회수 : 488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1/11 14:18:16
http://redd.it/2rzrtv



데이빗은 편지를 최소한으로 손대려고 노력하며 조심스럽게 그것을 뜯었다. 하느님 맙소사, 왜 어머니는 자신을 내버려두질 않는지. 그러나……


"사랑하는 아들아,
어떻게 지내니? 너를 더 이상 볼 수가 없구나. 내 편지를 받고 있는 거니? 너에게서는 답장도 오질 않고, 아무도 여기서 나에게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아……."


멋대로 지껄이라지, 늙은 마녀 같으니. 왜 아직까지도 살아 있는 거지?


"여기선 몹시 배가 고파. 여기 사람들은 삼시세끼를 꼬박꼬박 챙겨 주지 않는 것 같은데, 알잖니, 내가 얼마나 기억력이 나쁜지……. 어쩌면 난 밥을 먹고도 그 사실조차 잊어 버린 걸수도 있겠지."


기억력이 나쁘다고? 망할 놈의 노망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지. 하지만 옛날 그가 어릴 적에, 그의 어머니는 데이빗을 집에 가둬 두고, 본인은 시도때도 없이 바뀌는 남자친구들과 외출해 술을 마시러 다니는 나쁜 부모였다.

그녀의 술에 절어 있는 뇌가 끼니를 챙겨 먹여야 할 아들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가끔 기억할 때에나 챙겨준 감자칩 몇 봉지, 혹은 그 망할 놈의 해피밀을 제외하면 집에 제대로 먹을 것이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 집에 갇힌 채 식사를 챙겨 주거나 몸을 씻겨 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입장이 된 것은 바로 그녀였다. 그녀가 양로원이 아니라 자신의 침실에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망령이 난 채.

그녀가 천천히 굶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도 못할 정도로 망령이 난 채다…….


데이빗은 다시 편지를 접어 봉투에 넣고 조심스럽게 봉인을 다시 붙였다. 그는 펜을 꺼내 봉투에 "수취인 불명 - 발송인에게 반송"이라고 적은 후, 잠겨 있는 어머니의 침실 문 아래로 밀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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