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샌 새로 사업시작한다고 바빠서 오유도 못하겠지만, 금새 묻혀서 그대가 보지 못할거란거 잘 알지만,
…여기에 한번 풀면…
사람들 충고받으면… 내 맘 좀 접어질수 있을까, 하는 기대에 글 써요ㅎ
저는 24살이에요. 우리 멋진사장님은 저랑 양띠 79년생 띠동갑 36살.
저에겐 처음 하는 알바였어요. 우연히 인터뷰를 보게됬고, 동안인 외모에 매니저인줄만 알았어요.
사근사근 목소리에 가게 한가운데 있는 기둥에 부딫힐까 젠틀하게 신경써주시는 모습보고 호감이 생겼는데,
일하면서 점점더 개그코드도 맞고, 말도 잘 통하고, 그리고 자기일을 완벽에 가깝게 해내는게 멋져서
점점 빠져들다 원래 사귀던 남자친구랑도 헤어졌어요.
내 옆에 아무도 없으니 더더욱 빨리 빠져들더라구요. 사장님 오실때 항상 나는 잊을수없는 좋은 향기….
생글생글 미소, 작은것도 신경써주는 배려심때문에 '내가 미쳤지, 내가 미쳤지' 하면서 감히 사장님을 좋아하게 됬네요.
사실…사장님이 친절한건 원래 그 사람 성격인데, 이 친절은 분명 나에게만 보여주는게 아닌데,
이렇게 사랑에 빠져본지가 언젠지 기억도 안날만큼 순수하게
정말 그 사람을 깊이 좋아하게됬어요.
그러다 한참을 고민하다 사장님 음력생일 4월 말인거 맞춰서 5월 말쯤에 고백하기로 했는데,
선물 고르는것부터.. 포장하는것, 어떻게 고백할지 고민하고, 편지쓰는데만 한달이 넘게 걸렸네요ㅎ
사장님은내가 뭘 해드려도 분에 안 찰만큼 성공한 분이라, 뭘 사드릴지도 참 애매했는데…
선물보단 편지에 마음을 더 담았어요..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고백, 용기도 담았구요.
잘릴거 각오하고 쓰는거라고…
사장님 좋아한다고, 많이.
고민을 왜 안해봤겠어요.. 뭣도 모르는 어린애가 장난 치는걸로 보일까봐 너무 두려웠어요.
게다가 직업정신 투철하신 사장님한테 사장과 직원 사이의 관계란 어디까지인지 전 알고있었거든요.
나는 그냥 알바일 뿐이죠…그리고 사장님은 절대로 사장님 밑에서 일하는 사람하곤 이런식으로 엮이지 않을거라는것도…
그리고 주변에 비해 일찍 성공하신 사장님, 성격도 너무 젠틀하고 매너 넘치는데, 키도 크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멋진 사장님주변에
왜 괜찮은 여자들이 없겠어요ㅎ
집안 외모 학벌 직업 어느것 하나 뒤쳐질것 없이 빵빵한 여자들이 널리고 깔렸겠죠…
그에 비해 난 아직 아무것도 이룬게 없네요…
난 한번도 내가 못났다 생각해본적 없는데, 이렇게 굳이 사장님 옆에 나를 대입 시키니 너무 초라해보이는건 어쩔수가 없어요…
그래도 난 가능성이 있다고, 나 정말 멋진여자가 될거라고…그거라도 봐달라면서 빌었는데…
난 그리고 사장님 배경따위는 정-말 필요없어요!
차라리 사장님이 쌩 거지였으면 좋겠다 하나님께 기도올렸는데….
난 사장님 팔다리 하나 없어도 사랑할수있고,
난 사장님이 빈털터리 아무것도 없어도 사랑할수있고,
김수현 원빈 한 트럭씩 가져다줘도 사장님 하나면 되는게 난데…..
내가 "사장님~" 부르면 "네~에~" 하고 미소짓는 사장님도 너무 좋고..
다른사람이면 당황하고 화냈을 일도 프로답게, 여유있게, 언성높이지않고 사업하는 모습도 너무…..너무 멋있고..
난 동경이 아닌데…..동경이라 말하는 사장님이 너무 미웠어요..
…..내 감정이 동경이 아니라는건, 사장님 자신이 더 잘 알잖아요?
내 진심 담긴 편지 읽었으면 알꺼 아니에요…
동경이랑 사랑이랑 구분못하는 바보같은 어린애 아니에요 저는.
끊임없이 되뇌이는 사장님은 사장님, 나는 직원…
근데 사장님생각에 아무것도 손에 안 잡히는데 어떻게해요 그럼..?
이렇게 진심 담아 보낸편지 읽고도 까불지 말라며 단 칼에 거절해놓고.
저녁에 가게 문 닫고 가끔 늦게 남아 같이 일할땐 헷갈릴만큼 설레게 하고.. 내가 좋아하는거 뻔히 알면서 그런 두근거리게 만드는 행동 하고…..
진짜 모르겠어요.. 사장님 마음을..
아님, 내가 사장님이 나 안 좋아하는거 아는데 그래도 모르는척 하는걸까요?
남자는 좋아하는 사람 헷갈리게 안 한다는데, 난 무지 헷갈렸거든요.
그런데 또 내 앞에서 꽤 괜찮은 여자후배랑 소개팅 할뻔한 얘기는 왜 하는거죠?…….
내 마음은요?
올해 넘기면 결혼을 안하는게아니라 못한는게 된다며, 올해는 꼭 장가 가야지 하는 사장님 말이
얼마나 날 아프게했는지 상상이나 할수있어요?
나는 이번 여름 편입때문에 멀리 떠나는데,
우린 시간이 없는데,
얼굴은 커녕 새로 생긴 사장님 카페때문에 얼굴도 못봐,
요샌 카톡도 안해…
그러면서 왜 나랑 2013년 마지막날 다른직원 다 보내고 둘만 남아 그렇게 다정히 케이크 샌딩 가르쳐 줬어요?
왜 내 이름 다정히 부르면서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고, 이런거 저런거 가르쳐 줬어요?
왜 내 머리 그렇게 쓰다듬어요?
왜 회사사람들한테 치여 힘들었다 투정부리면서 내 어깨에 양손올리고 기대요?
나랑 사장님 둘이 얘기하고 같이 있는거 보는 다른 사람들이 종종 "둘이 사귀어도 이질감없다" 라던가
같이 카트끌고 쇼핑할때 다른 직원이 "사장님하고 OO이는 신혼부부같다" 라던가 하면 이런거 받아 쳤었어야지! 내가 오해 안하게..
추운 겨울에 아이스크림 먹고싶단 한마디에 아이스크림가게로 차 돌리고, 쿠키 먹고싶단 말 한마디에 발길을 돌려 쿠키가게로 나를 이끄는..
밥 복스럽게 먹는 다른 남자동생직원 칭찬하면 사장님 자기도 칭찬받고 싶다고 찡찡거리면서 하는애교는 다 뭐였냐구요…
이것도 내가 오해한건가요?
이렇게 좋아한지 일년 넘었네요.
지칠만도 한데, 왜 내 마음은 그대로죠?
그만 마음접으라는 사장님 말,
좋은사람 소개시켜줄까 물어보는 사장님 말,
너무 잔인하네요.
내가 그렇게 빌었는데…
올해 제 소원은,
단 한가지 새해 목표는,
사장님과 사랑할수있는 기회가 주어지는것….
하지만 만약, 정말 사장님과 내가 인연이 아니라면,
그렇다면 차라리 금새
사장님을 잊어버릴수 있는 능력, 그것 뿐이라고…..
그 사랑의 기회, 잊는 능력 둘다 주시지않는 하나님 마음은 도대체 뭔가요?
원망스럽네요..
잔인하네요…….
제 새해목표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