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袁術을 위한 辯
게시물ID : history_76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박물학자
추천 : 5
조회수 : 891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3/02/13 10:36:46





조선시대 시조 파트를 공부 중, 박인로의 '사친가'가 나왔다.

사친가에는 어린 육적이 원술을 만나 대접 받은 귤 세 개를 몰래 품어

자기 어머니에게 가져다 주려고 했다는 회귤고사의 내용이 등장한다.

문득 후세의 평가가 육적의 효심에만 집중되어 있다고 느꼈기에

그 반발작용 때문인지, 원술의 사람됨에 대해 재평가해보고싶어졌다.

 

사실 나도 원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삼국지연의에서 항상 무능하고

(무능하다기 보다는 원소에 가려져 2인자의 이미지가 강하다.)

(무능하다기 보다는 원소에 가려져 2인자의 이미지가 강하다.)

기회주의적이고 사치스러운 인물로 묘사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술의 생애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접해보니 원술이

생각보다 매력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선 명문가의 자제로 태어나 젊을적엔 원소와 함께 의협심이 강하기로

유명했고 다소 방탕한 시절도 보냈지만 후에 마음을 고쳐먹고

호걸로서의 명성을 쌓아갔고, 그런 것들을 기반으로 후에 완에서

하나의 세력을 형성할 수 있었다.

후세의 평가는 이때부터 원술이 황제 참칭을 꿈꾸고 있었고 그 때문에

유우의 옹립을 반대하고 원소와 대립하기 시작했을 거라고는 하나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뿐이고, 당시 원술의 속마음은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만일 그랬다 하더라도 후한말 한가닥 한다는 군벌 세력 중 황제옹립과

황제참칭의 뜻을 품지 않은 이 몇 이나 될까.

어쨌든 원소와 대립하게 되면서 근거지인 완까지 잃게 되나,

패잔병들을 이끌고 회남으로 가 중소군벌들을 병합하여 다시 한 번

강력한 세력을 구축하며 재기에 성공한 것을 보면

원술이 여간내기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후 황제를 참칭하고 당대의 호걸인 여포와 손을 잡았지만 여포의 단순함과

변덕스런 기질로 인해 뜻을 이루지 못했고 계속적인 패배에 궁지에 몰리게 되자

자포자기 했는지 사치스럽고 방탕하고 음란한 행실들을 일삼아 민심을 잃었고

부하들에게까지 배신당해 고된 피난길에서 꿀물을 찾다가 비참하게 죽어버렸다.

 

여기까지 보면 비록 원술의 말년은 옹호할 가치가 없는 실책의 연속이었지만

그 이전까진 군웅할거 시대를 살아갔던 한 사람으로서는 야망과 포부를 가진

인물이었다는 평가를 내리고싶다.

비록 깜냥이 조조나 원소, 유비에 미치지 못함에도 과욕을 부린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육적이 원술에게 초청되어 그를 만나고 귤을 소매 안에 품었던 것이 그의 나이 6세 때이니

192년이다. 일반적으로 회귤고사에서, '....원술이 어린 육적의 효성의 깊은 효성에 크게

감복하였다.'까지만을 서술하기 때문에 잘 알려져있지 않은 사실이지만, 원술은 후에

육적이 귀가하는 길에 선물로 귤을 한아름 들려보냈다. 그만큼 정이 있는 인물이었다고도

추측할 수 있으리라.

원술이 황제를 참칭한 때가 197년이고 그 이후 공공의 적이 되어 동네북 신세가 되며

-심신미약이 변명이 되진 않지만- 정신에 문제가 생겼는지 실정을 거듭했으니

그 5년간 그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어린 육적에게 호의를 베풀었다는 것만으로 그 이전까지 그가 바른 인물의 전형이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말년에 보여준 모습을 제외하고는 적어도 후대에 이렇게까지

저평가 될 만한 인물은 아니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어차피 역사는 승자에 의해 쓰여지는 것이니 원술에게 억울하게 평가된 부분도 적지 않으리라.

 

항상 사촌형(이복형이라는 설도 있다.)인 원소의 그늘에 항상 가려져 2인자로서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하지만 결국엔 굴복하여 원소에게 제호를 바칠 수밖에 없었던

그를 이제 와 다시 생각해본다.

항상 사촌형(이복형이라는 설도 있다.)인 원소의 그늘에 항상 가려져 2인자로서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하지만 결국엔 굴복하여 원소에게 제호를 바칠 수밖에 없었던

그를 이제 와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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