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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말 피곤한 사람 같다.
게시물ID : gomin_7616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mNrb
추천 : 2
조회수 : 392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3/07/07 08:44:14
댓글을 읽고 여러가지 생각을 해봤는데
주변에서 아무도 부담을 주지 않는데 혼자 부담을 가지는 피곤한 사람인거 같아요. 제가.
 
손귀한 집에서 태어났어요.
그런데 태어나 보니까 장남이네요.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장남이 되버렸어요.
 
장남컴플렉스가 어렸을때 부터 있었어요.
아무도 잘해라 잘해라 하지 않았는데
못하면 혼자 미쳤어요.
재수없게 들리겠지만 2등하면 울던애가 저구요.
90 안넘었다고 울던애가 저에요...
 
지금 생각해 보면 공부를 했던것도
어른들이 좋아하시길래, 그거때문에 했던거 같네요.
근데 공부만 하는 사람은 되기 싫었던거 같아요.
노는것도 잘해야 하고, 운동도 잘해야 하고, 옷도 내가 제일 잘입어야 되고, 얼굴도 제일 잘생겨야 되고
쟤는 다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서 안달난 놈처럼 이것저것 다 팠어요 진짜.
 
어느정도 였냐면
제가 농구를 좋아했는데 중학교때 레이업슛을 못하겠는거에요 도저히...
스텝이 아무리 해도 맞질 않았어요.
그거... 밤마다 학원 끝나면 산에 올라가서 맨날 연습해서 한달만에 만들었었어요.
뭐 지가 죄다 잘해야 된다는 그런 강박관념이 심한거 같아요.
 
지 혼자 이러는데 누가 옆에서 못했다고 혼을 내요.
부모님도 못해도 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지
한번도 잘해야만 한다고 하신적이 없어요.
근데 혼자 이래요 혼자...
 
다 잘할 수 없잖아요. 저도 잘 알아요.
누가 저한테 고민을 얘기할땐 말도 청산유수에요. 솔로몬이 따로 없어요.
근데 그게 내 얘기가 되면 이런 바보도 없네요..
 
가만 생각해 보니까
어려서 부터 제가 누리고, 받는 이 모든게
빚이라는 생각을 했던거 같아요.
그걸 갚을 사람도 나밖에 없다는걸 빨리 깨달았던거 같아요.
그래서 혼자 스스로를 옥죄였는지도 몰라요.
 
연애도 그래요.
왜 그랬나 모르겠지만, 연애가 제가 하는 모든걸 방해할 뿐이라고 생각했던거 같아요.
그런건 아닐텐데...
 
모르겠어요.
근데 더 웃긴건 이런 삶이 익숙해서 그런지
힘들고 지쳐야만 맘이 편해요.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 거리는 날에는 자기전에 진짜 너무 후회스럽고 스스로가 바보 같아서
자려고 누웠다가 일어나서 청소라도 하고 자는 별난 놈이에요 진짜.
 
저도 제가 이해가 안되네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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