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난 훈련소 때도 꿀을 빨았었다.
내 발바닥面은 내 여린 감성처럼 섬세해서 바닥과의 잦은 만남을
부끄러워 해 얼굴을 붉히다 못해 긴장해서 붉은 땀을 흘렸더랬다.
식히라고 물도 뿌려주고 가면도 씌어줬지만 이미 내 발바닥面은
바닥과의 일체 만남도 원하지 않았더랬다.
그때가 약 3주차 정도의 시기. 첫행군이 얼마 지나지 않아 까스까스까스를 외치며 돌아오는 훈련이었다.
논산은 모든 훈련지의 멀리 있음이 훈련소 중 으뜸으로 친다더라.
별시덮잖은 걸로 으뜸치는 논산은 밥은 디럽게 맛이 없었다.
돌아와서 난 의무실이란 곳을 가봤더랬다. 봉화직염이라던가
위험이 있으니 가입실을 하란다. 일요일쯤 퇴원할 거란다.
그때가 목요일이었고 토일은 쉬긴하지만 그래도 귀찮게 하는 건 똑같고 다음날인 금요일에는 먼 훈련지 중에도 가장 먼 훈련지로 손꼽히는 수류탄훈련이라 도저히 못가겠다고 판단하고 한번 훈련소에서 입실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겠지 하며 난 승락하려고 했으나 내 의사따윈 상관없이 가입실 확정.
설마 이토록 꿀을 빨수 있을줄이야.
분대장만 보면 충성에 여념 없어지게 되는 훈련병 따위가 브이라인을 쌩깔 수 있게 된다. 의무실 관리자는 브이라인따위는 아니라고 했다. 아마 위쪽도 뾰족할 것이다.
같이 있는 사람이 더 높을 땐 아랫계급에 충성하지 않는다.
덕분에 밥먹을 때 빼곤 일어나는 일이 없었더랬다.
훈련소에서 텔레비젼도 보고 맘껏 자기도 하고 그랬다.
왜 이 이야기를 하고 있냐면 지금 난 또 꿀을 빨고 있다.
여긴 현재 병원. 좀 심한 염좌라고 생각했는데 살짝 골절이 됐나보더라.
수줍은 발바닥面은 바닥을 부끄러워해 이번엔 고개를 돌렸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