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이 끝난후 절묘한 정당별 의석 구도를 보고
국민의당 사람들은 캐스팅보드를 잘 활용하면 38석으로 150석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죠.
심지어 국회의장을 민주당이 가져가는 것에 동의하지만,
친노 성향의 의원이 맡는 것은 안 된다며 남의 당 인사에까지 관여하려고 할 정도였습니다.
제1당, 제2당의 상왕 노릇을 하는 큰꿈에 부풀었는데....
그 후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울며겨자먹기로 더민주당 쪽에 손잡아 주어야 했습니다.
더민주당에 끌려간다는 소리가 듣기 싫고,
새누리당과 집권 여당이 흘리는 궁물과 당근을 냉큼 받아먹고 싶지만서도
그때마다 들려오는 엄혹한 소리.
"느그들, 새누리당 2중대 하라고 뽑아준 줄 아느냐? 정신들 차려, 이것아!"
이 한 마디이면,
오줌 지리며 허겁지갑 더민주당의 뒷꽁무니를 좇아야 할 숙명을 깨닫곤 하였습니다.
만일에, 국민의당 핵심 지지 기반이 호남이 아니고, 충청이라든지, 인천, 강원이었어도 이럴까요?
절대 아니겠죠.
그때는 맘 놓고 새누리당과 배를 맞추든, 더민주당과 손을 잡든 아무 이상할 게 없지요.
지리적으로 영호남의 중간 지점에 있으니까 말이지요.
다 잘 아는 이야기를 길게 해지는 것 같습니다만...
신기하게도, 국민의당에 4.13 총선에서 제3당에 원내 교섭단체 요건을 훨씬 뛰어넘는 의석을 주면서
그게 하필 영남 정치 세력과 대척점에 있는 호남 지역구를 기반으로 하도록 할 게 뭡니까?
참, 이러고 보면, 하느님도 무심하네요.
아니면 박근혜 대통령이 지지리도 복이 없던가 말이죠.
복이 없기는 안철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충청을 지역기반으로 삼았다면, 맘 놓고, 새누리당 + 국민의당 연합의 대선 후보도 노려볼 수 있는데,
지금과 같은 당내 구조로는
호남의 시퍼렇게 뜬 눈들이 무서워서 언감생심 꿈이라도 꿔보겠습니까?
이러다가 외도 한번 못해보고 임기를 끝내어야 할 팔자 같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김재수 해임 건의안 표결 전날에
오기만 살아 가지고,
"김대중, 노무현 전임 대통령이 대북 지원했더니 핵 폭탄으로 돌아왔다."며
뚫린 입이라고 망발을 늘어놓는 박 대통령을 하늘이 도울 리 만무하지요.
"스스로 산통 깨는 칠푼이에게는 하늘도 징벌을 내린다!"
요렇게 명언을 고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박 대통령이 4.13 총선에서 심판을 받았으면,
그걸 현실로 인정한 상태에서
국정 운영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