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교과서에서 읽었던 동시 두 개입니다.
거름종이
김소운
서로들다투고토라진마음
서로를 미워하는마음
모두모아
걸러
보면
방
울
방
울
마알간사랑의단물
또옥똑떨어질거야.
모서리
이혜영
“아야!
아유 아파.”
책상 모서릴 흘겨보았다.
“내 잘못 아냐.”
모서리도 눈을 흘긴다.
쏘아보는 그 눈빛이
나를 돌아보게 한다.
어쩜 내게도
저런 모서리가 있을지 몰라.
누군가 부딪혀 아파했겠지.
원망스런 눈초리에
“네가 조심해야지.”
시치미 뗐을 거야.
모서리처럼
나도 그렇게 지나쳤겠지.
부딪힌 무릎보다
마음 한쪽이
더 아파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