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게에 친구생일선물글말고 진지한고민은 처음써보네요 방금 울고와서 좀 말 앞뒤가 안맞더래도 양해 부탁드려요..
저는 평범한 고등학교 1학년이에요
그래도 남들보단 조금 뭔가 독특하긴 한거같아요
저는 공부를 정~말 못했어요
그래서 초등학교때 애들한테 무시도 많이 당했고 중학교 올라와서도 항상 성적으로 친구들한테 까이곤했어요
그때부터였을꺼에요... 나도 모르게 공부말고 다른길을 찾고있더라구요
그냥 '난 공부가 안되니깐 다른 나만의 길을 뚫고 꼭 성공해보자' 라는 생각이었었어요.
그래서 정말 고심하고 몇날밤을 새가면서 찾은 나의 꿈,진로가 바로 '공연기획연출가' 라는 직업이었어요.
어릴때부터 공연도 많이 보러가고 콘서트도 좋아하고 그래서 그땐 뭔가 저런 바쁘고 활기찬 현장에 뛰어들고싶었나봐요 삘이 확 왔죠..
그래서 진로가 정해진뒤부터 정말 여기저기 공연기획사나 기획가분들에게 연락하면서 만나주실 수 있냐고, 질문에 답변 부탁드린다고 메일도 보내고 그랬었죠
좀 그분들에겐 부담이 되셨겠지만 (죄송했습니... 정말 뜬금없는 메일이셨겠지만 그땐 정말 너무너무 궁금했었어요)
거의 모든분들이 친절하게 답변해주셔서 정말 기분도좋고 행복했어요
간접적으로만 진로에대한 정보를 얻다가 어느날 담임선생님의 남편분을통해 실제 공연현장에 가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글로만 배우다가 그런 기회가생기니 당연히 기분이 날아갈거같고 좋을 수 밖에요...
그래서 '기회다' 라는 생각에 정말 초롱초롱(?) 하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콘솔도 만져보고 그땐 정말 어떤때보다 더 많은것을 머릿속에 담아가고, 좀 더 알아가려고 했었어요.
진정하게 공연기획가가 되고싶다는 모습이 보이셨는지계속 앞으로 현장에서 실습할 수 있게 도와주신다고 연락을 받았어요
그때부터 계속 연락하면서 알려주시는건 배우고, 해보라고하는건 몇날밤을 새가며 해보고... 정말 모든 일 중에서 가장 공을 들였어요
부모님도움도 안받고 나 스스로 찾은 진로이고, 기회이고, 노력이었으니 성취감은 말할것도 없죠... 크으으으..
기분이 너무 좋아서 여기저기 자랑도하고 했는데 무엇보다 부모님께 '나 이러고있는데 어때요?' 이런 생각으로 얘기를했어요
공부못하던내가 이러고있다고, 000에서 공연기획한다고, 전시회도 기획할꺼라고, 잘 되고있다고
솔직히 전 엄청 칭찬받을줄알았어요
"어 진짜? 그래서 뭐 하는건데?" 이런식으로 질문이 되돌아오길 바랬어요. 근데 정말 간단하게 "응 그래 열심히해" "파이팅" 한마디로 말을 딱 자르시더라구요
원래 부모님께 칭찬받아본적도없고 그래서 그냥 좀 심드렁하게.. 넘어가곤했어요 (지금생각하면 진짜섭섭하고 짜증나지만...)
오늘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와서 엄마와 대화를 나누던도중 약간 다툼이 좀 있었어요
조용히 넘길 수 있는 일이었는데 서로서로 목소리가 커지다보니 좀 많이 일이커지긴했지만...
싸울땐 그냥 잠깐 얼굴 안보는게 제일 좋다고하잖아요? 그래서 그냥 조용히 방에 들어왔어요
그리고 밖에서 들리는 말한마디가 '집에서 잠만 쳐자는놈이' 라더라구요
음...
그런건가봐요
노력을 아무리 열심히해도 '난 관심없어' 이 한마디로 제 노력을 저렇게 심드렁하게 넘기시더니 이젠 집에서 잠만 쳐자는놈이래요
밤에 전기세 많이나갈까 노트북도 인터넷끊고 밝기 최소로하고 불끄고 조용히 기획서 작성하고 관계자 만나러갈때 쓰는 교통비 용돈 모아놨던거 쓰고... 최대한 부담 안주려고하는데
저렇게 얘기하니깐 정말 그냥 억장이 와장창 무너지더라구요
나름 난 열심히하고 얘기도하고 내가 하는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3년동안 내가 여태껏 뭐한거지' 이생각이 딱 들더라구요
예전부터 제가하는일에대해 관심이 없으시긴했어요. 공연을 좋아해서 '엄마 이거 멋지지' 하면서 영상을 들이밀어도 '관심없어' 하면서 핸드폰을 밀어내시고 '나 이런거 했어' 하면서 보여드려도 보시지도않고 '응 멋지네' 이러시고 섭섭하긴했는데
오늘 확 터지네요
음 좀 그냥 그래요
뭐 남 인정받으려고하는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칭찬은 해줄 수 있을텐데
저러면 누가 기분좋을까요
이제 이난리도 그만둬야할까봐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