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난 줄 알았어요.” 롯데 외국인투수 코리가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도중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4회초 두산의 공격. 마운드에는 이날 선발로 나선 코리는 이때까지 단 2안타만을 허용하면서 안정감있는 피칭을 선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2사후 최준석을 상대하는 상황에서 민방위훈련 시작을 알리는 경계경보가 울리면서 관중석이 잠시 소란스러워졌다. 무엇보다 가장 놀란 건 마운드에 서 있던 코리였다. 민방위훈련이라는 개념이 생소한데다 이에 대해 언질을 받지 못한 코리는 급작스런 사이렌 소리에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잠시 뒤 마음을 진정시긴 뒤에야 최준석을 3루 땅볼로 잡아내면서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이닝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경기가 민방위훈련 때문에 중단되자 코리가 더 놀랐다. 코리는 덕아웃에서 통역에게 다가가 “어택(Attack)?”이냐고 물었다. 관중들의 소란이 처음에는 자신이 문화적인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실수한 부분 때문인 줄 알았다가 사이렌이 이어지고, 경기까지 중단되면서 전쟁이 난 줄 알고 놀랐다는 것이다.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한국이 아직 전쟁 위험지역으로 인식되고 있어 생긴 오해였다. 코리는 통역으로부터 민방위훈련이 왜 열리는지에 대해 전해듣고서야 안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