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한참전... 카캡, 디지캐럿, 이니셜D 같은 고전들이 아직 현역이던 시절 얘기임다.
뭐 어쩌다가 그런 분위기가 조성된건지 까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어쩌다 보니 수십명이 모인 자리에서 돌아가면서 스무고개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한명씩만 질문을 던져도 스무고개를 다 넘어갈 판이니 당연히 진행은 엉망진창... 그래도 나름 재밌는 분위기로 화기애애하게 돌아가고 있었죠.
그리고 내 턴이 왔습니다.
여기서 전 흑역사를 만들어낼 인재답게 정말 독특한 것을 해보자는 발상을 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게 무려 지행합일.
그 분위기에 사자성어를 내놓을 넌씨눈이 있을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당연히 없었고, 이미 스무번을 한참 넘었음에도 다들 맞춰보기는 커녕 감도 못잡는 상황이 됐죠. 결국 패스하자는 분위기가 되서 그냥 정답을 공개하게 됩니다. 그리고 싸-한 분위기. 이윽고 ‘대체 그걸 어떻게 맞추냐’는 일침이 날아왔습니다. 근데 거기서 그냥 미안하다 그러고 넘어가면 될걸, 변명한답시고 한마디를 던져버렸는데...
“선계전 봉신연의에서 태공망의 주제가기도 한데”
아. 시발. 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걸 말이랍시고 던진 나도 내가 한 소리에 멘붕.
모여있던 사람들도 당연히 그 소리에 멘붕.
분위기를 정리해야할 사회자도 멘붕.
혼돈! 파괴! 망가ㄱ!
뭐 그나마 덕후라던가 그런 용어도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시대였던지라 그런 쪽의 문제는 딱히 없었습니다.
다만 덕밍을 떠나서 사태가 워낙 초월적이었기에 사람들이 미지의 생명체를 보는 듯한 반응을 보였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