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 케이(K)스포츠 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한 재벌기업에서 지난 28일 하루 만에 두 재단 관련 서류를 일제히 파기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미르 재단에서는 임직원들이 대량으로 파기한 서류 더미가 목격되기도 했다.
청와대 개입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두 재단의 모금과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위법 행위를 은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는 미르, 케이스포츠 재단을 해체하겠다고 선언했다.
한 재벌기업 계열사의 임원은 30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난 28일 그룹 차원에서 미르, 케이스포츠 재단 출연이나 재단 설립과 관련한 자료는 모두 없애라는 요청이 왔다”며
“이에 따라 나를 포함한 임직원들이 모두 인쇄 형태로 보관하던 자료는 문서 파쇄기에 집어넣었고
과거 주고받았던 이메일 등은 컴퓨터에서 모두 삭제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30일 “최근 미르와 케이스포츠 재단의 운영 상황을 자체 진단한 결과,
문화·체육 사업 간에 공통 부분이 많고 조직구조, 경상비용 측면에서 분리운영에 따른 비효율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
10월 중에 두 재단을 해산하고 문화와 체육을 아우르는 750억원 규모의 새로운 통합재단을 설립하는 법적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