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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의 감사인사
게시물ID : sisa_7639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면암
추천 : 6
조회수 : 44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10/02 15:15:55
올해 정말 많은 곳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런데요.
그 돌아다닌 장소에서 총 다섯번의 감사인사를 들었습니다.

첫번째 감사는 어느 수요일,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소녀상 옆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님께 들었고요.
두번째 감사는 뜨거운 촛불이 일렁이던 성주군청 뒷편에 자리한 심산기념관의 회원 분이던 여러 성주 시민 분들께 들었고요.
세번째 감사는 노란 리본이 곳곳에 달려있던, 샛노란 물결이 치던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한 세월호 유족 분께 들었고요.
네번째 감사는 평생을 국가의 폭력에 의해 고통받던 분들 곁에 계시다가, 이제는 그분들을 위해 국회로 들어오신 한 국회의원 분께 들었고요.
다섯번째 감사는 한켠에는 셀 수 없을 정도의 물병이, 다른 한켠에는 또 그만큼의 컵라면이 질서있게 정렬해있던,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박스나 돗자리에만 의지한 채 몸을 누인 분들이 이곳저곳에 계시던 
                  백남기 농민 장례식장에서 검은 상복을 입고 계신 고령의 할머님께 들었어요.

무엇이 그토록 감사하신 걸까요?
그 이유를 곱씹을수록 제 눈가에 습기가 차오르는 건 왜일까요?

참으로 서글프고 잔인한 숙제가 제게, 우리에게 주어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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