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 지금도 하는지 모르겠는데, 아침 라디오 x모x팝x 라고 오x식이란 그 시절 유명한 x어강사가 진행하는 프로가 있었다. 카세트 테잎 늘어날 정도로 되감기 재생하며 팝송을 들리는 그대로 우리나라말로 그대로 적는게 취미였던 나는 고등학교 1학년때 교내 영어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그게 바로 앞서 언급한 라디오 프로에서 발간하는 책 보고 공부하는 곳이란 말씀.. 동아리 분위기는 좋았고 선배들은 젠틀했고 타 군기잡는 몇몇 새마을운동 당시 만들어 졌을법한 동아리와는 확연히 달랐다.
고등학교 첫 여름방학이 왔고 동아리(머.. 그 당시엔 써클이라 불렀지만)는 지역 고등학교들 중 같은 동아리 연합으로 엠티를 가게 되었지.. 물론 여학교도 끼어있으니 우리 동기끼리 무스 챙기고 스프레이 챙기고... 스포츠머리 주제.. 엠티장소에 모두 집결하였고 나나 내 친구나 어디 예쁜 여자없나 눈알만 굴리고 있는 상황이었지. 다들 쑥맥이라 말도 못 걸고 짧은 머리만 무쓰로 바짝 세워서 지금 생각하면 참 순수했던 시절이다.
졸업한 대딩 선배들도 엠티에 참석했고 우리는 그들을 우러러 보았어. 당연 좋은 대학으로 진학한 선배들에게 더더욱 그랬겠지. 엠티는 각 학교 남녀 모두 섞어 조를 짜고 나나 내 친구들은 예쁜 여자애들이 같은 조로 걸리면 입꼬리가 씰룩씰룩, 포커페이스 유지하려지만 그게 되냐.
여튼 그렇게 같이 밥 지어먹고 장기자랑 짜고 꿈 같은 시간을 보내던 저녁 무렵, 갑자기 근처 폐교로 전원집합 명령이 떨어지더라. 우린 영문도 모른체 담력훈련하나보다 하고 쫄래쫄래 희희덕덕 폐교로 갔었지.
운동장에 부대지정 안된 저글링 마냥 우르르 모여 있는데 저 멀리 단상위에 대딩 선배들이 있더라. 몇몇은 위에 몇몇은 아래에..
그렇게 우리는 굴렀다... 자세한건 일일이 쓰기 귀찮으니 각자 상상에 맡기길.. 먼지와 땀에 쩔어 남녀할거없이 걸레짝이 되었고 어떤 애들은 울고 머.. 이유가 이랬다. 여선배가 음료수 박스 혼자 드는데 아무도 안 도와줬다... 얼차례 받으면서 누워서 머가 보이냐고 묻고 대답 틀리면 또 구르고.. 답은 알 사람은 안다. 진짜 우리나라의 선후배체제는 어디에서부터 이리됐을까.. 폐교협곡에 100여마리 베인충처럼 구르고... 하지만 결국 어떤 오글거리는 감동적 슬로건으로 마무리 되고 생전 첨 술 얻어먹고..
그렇게 여자에게 말 한마디 못 붙여보고 엠티는 끝났다..
3년 뒤 대학 들어가 첫엠티.. 걍 위에 내용 리와인드...
욕하면 안되는데... 씨발 생각해보면 그때 그 대학선배라는 새끼 다 대딩1학년이었어 씨발 어디서 못된거만 배워서 잉크마르기 전에 순진한 고딩들한테 써 먹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