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알딸딸하네요
전 지난 겨울에 차였어요
그것도 정말 아껴주고 보듬던 사람한테 차였어요
다른것도 아니고 질리고 재미없단 이유로
그래서 이건 좀 아니다 싶긴 한데 고향친구들 빼고 여자들한테 정을 싹 거뒀어요
디자인 전공이라 주변에 이성 친구들이 많았는데
정리하고나니까 친구이랑 동기들은 군대고
친구가 진짜 몇명 안남더라구요
그러던 휴학하고 일하던곳에 한 사람이 계속 저한테 들어오려그랬어요
일만하지 말고 자기 좀 가꿔라
바람쐬고싶으면 연락해라
난 니가 좀 웃으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손님들한테 웃는거 반만큼만 직원들한테 웃어봐라
생각해보니까 직원들이랑 있을땐 거의 웃지도 않았더라구요
그러다가 동네도 가까워서 둘이 술 자리를 갖게 됐는데
서로 속 얘기 하다보니까 겪었던 일도 비슷하고 자기가 더 화내주고
위로도 많이 받았어요
조금씩 마음을 열다가 십년지기 동네 친구한테 아는 누나라고 한 번 보여주고
괜찮은거 같다고 하면 진지하게 만나볼 생각을 했는데
보여주고 한 이주쯤 지난 오늘
그 친구랑 맥주 한 캔 하고있는데 가봐야 된다네요
그 누나에요. 안자냐고 심심하면 자기 집 와서 한 잔 하자고
저한테는 그런 얘기 없었어요
제 눈치 보던 친구가 가봐야될거 같다그러길래 가라그랬는데
설상가상 안오던 비가 갑자기 내려서 그 누나 집 앞까지 그 친구 태워다주고 왔어요
저 잘한거죠? 어지간히 마음에 들어야 집으로 부르고 그러잖아요
그 친구도 저랑 있다가 간걸 보면 마음 있는거 같고
둘이 잘 어울려요. 둘 다 착하고 외모도 괜찮고
잘됐으면 좋겠는데
잠은 안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