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화의 셰이의 행동에 충격을 받아서 셰이가 나오는 부분만 다시 돌려서 봤습니다.
셰이와 티리온이 처음 만날 때 대화에 이미 복선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날 티리온은 셰이에게 자신이 16살 때, 강간당할 뻔한 여자인 타이샤를 제이미와 함께 구해주었고 티리온은 그녀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였는데 이 이야기가 타이윈의 귀에 들어가자 제이미는 그녀가 창녀이고 이게 자신이 꾸민 일이라고 고백하였고 타이윈은 병사들에게 돈을 주고 티리온이 보는 앞에서 타이샤를 강간하게 하였단 이야기를 해줍니다. 이 대화는 이렇게 끝이 납니다.
셰이: 그 여자가 창녀란 걸 눈치챘어야죠.
티리온: 그래? 난 열여섯에 만취하고 사랑에 빠졌다고.
셰이: 강간당할 뻔한 여자는 두 시간 만에 다른 남자랑 안 자요.
티리온: 말했다시피 난 어리고 어리석었어.
셰이: 당신은 지금도 어리고 어리석어요.
순수하게 사랑해주는 줄 알았던 여자가 창녀였다는 얘기를 해준 티리온에게 이런 말을 한 셰이는 이후 티리온을 순수하게 사랑해주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킹스랜드에서는 사방에 티리온의 적들이 있고 티리온은 가진 게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조차, 바리스가 큰 돈을 쥐어주며 떠나라는 상황에서조차 티리온을 떠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본 셰이가 진짜 셰이의 정체가 아니라 애초에 셰이의 정체는 누군가 티리온에게 붙여놓은 첩자(?)라면... 마치 16살 때 그에게 접근했던 창녀 타이샤처럼...
그렇다면 누가 시켰을까... 권모술수의 달인들인 리틀핑거와 바리스 둘 중에 한 명? 티리온이 케틀린에게서 풀려나온 직후의 상황이긴 했지만 리틀핑거가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까지... 궁내에 돌아가는 모든 걸 알 정도로 첩자를 가지고 있는 바리스지만 이런 식으로 붙이는 건 바리스답지 않고... 그렇다면 역시 타이윈?
그런데 다시 티리온의 16살 때 상황으로 돌아가보면 상황이 좀 말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제이미가 왜 티리온에게 그런 짓을... 이런 일은 제이미와 어울리지가 않습니다. 마치 에다드 스타크에게 사생아가 있는 것만큼 이상한 상황이죠. 제이미는 권모술수에 능한 사람도 아니고 티리온에게 가족애를 느끼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역시 타이윈? 하지만 왜 타이윈이 티리온에게 이런 장난을... 애초에 타이샤가 창녀가 아니었고 정말 순수하게 티리온을 사랑했다면 말이 됩니다. 가문을 최고로 중시하던 타이윈은 어디 출신인지도 알 수 없던 타이샤와 티리온의 결혼에 반대했던 것입니다. 딸을 왕 로버트와 결혼시키고 차후 북부 장악을 위해 티리온을 산사와 결혼시키는 등 자녀들의 결혼을 전략적 측면으로밖에 생각을 안 하니까요.
제가 볼 때는 티리온은 두 번 모두 타이윈의 권모술수에 놀아난 것 같네요. 진정 자신을 사랑하던 여자는 창녀라고 믿어버리고 자신에게 심은 첩자는 진정 자신을 사랑하던 여자라고 믿어버리고...
티리온: 말했다시피 난 어리고 어리석었어.
셰이: 당신은 지금도 어리고 어리석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