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좋아서, 그냥 게임이 너무 좋아서 게임업계로 뛰어든 지 이제 10년여.
개발도 프로그래밍도 할 줄 모르는 주제에 그냥 게임업계'인' 이 되고 싶어서 GM으로 뛰어들었고,
수많은 날을 보낸 후에 PM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10년.
강산이 한바퀴 바뀌었을까요?
게임이 좋아요 -
게임이 너무 좋아요 -
그래, 그럼 넌 게임 일을 하렴.
대신 너도 너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니까 페이는 많이 못준다.
네 - !!!
하고 달려들었지요.
제 선택에 지금 딱히 후회는 없어요.
GM으로 근무하며 길러낸 내 자식같은 게임들.
개발PM으로 근무하며 만들어낸 내 자식같은 게임들.
사업PM으로 여기까지 오며 여기저기 알려온 내 새끼...
와x에 비하면 이것도 게임이냐 쓰레기냐 너저분한 넝마냐 뭐냐 하는 비난에도,
그래도 열심히 해왔지만 결과가 안좋은 게임도 있었고.
한국에선 안됐지만 외국에서 잘된 게임도 있었고.
참 여러가지 많았네요.
게임은 많이 변했어요. 참 많이 변했어요.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대신 너도 너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니까 페이는 많이 못준다.
이건 그대로네요.
제 후배들이 진지하게,
"형, 저 게임업계 들어가고 싶어요." 라고 물어오면, 문득 등줄기에 땀이 납니다.
이녀석이 지금 이쪽에 들어오면, 내가 10년간 걸어온 길을 똑같이 걷진 않을까?
내 새끼같은, 내 자식같은 게임을 인질로 잡고서 내 열정을, 내 체력을, 내 건강을 강요하는...
그런 10년을 걷게 되진 않을까.
차마 오라고 하진 못하네요.
제가 선택한 길이기에, 제가 가고있는 길이기에 후회는 없고, 지금도 어디 내놔도 뭐...
밥이야 먹고사는 그정도는 하지만, 여기까지 오기가 참 힘들었기에, 누구에게 권하고 싶진 않아요.
전 딱히 고민하지 않아요.
하지만, 여기도 게임 좋아하시는 분 많으시니까.
게임업계 오고싶으신 분들 많을.......려나?;;;
많이 고민하세요. 아주 많이 고민하세요.
어디든 그렇겠지만, 자기가 가진 열정을, 게임에 대한 애정을 볼모로 삼는 곳이 아직 많으니까요.
많이 고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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