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냥이 집을 사주려고 인터넷을 찾아보던 중 숨숨집이란게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집사님들이 올려주신 블로그에 들어가 보니 친절하게 만드는 법도 나와 있었어요
신기하게도 방석 여섯개와 바늘과 실만 있으면 만들 수 있더군요
이거다 싶어서 우선 방석가격을 알아봤는데 이쁜 무늬가 들어간 방석들은 하나같이 가격이 ㄷ ㄷ ㄷ 했어요;
제일 저렴한 가격을 알아보니 방석솜은 개당 2000원씩 이길래 마침 방 색깔도 흰색이니 강제 깔맞춤을 할 좋은 기회라 생각하며
냅다 결제 했습니다 (남는 돈은 치킨에게 양보했어요)
손재주 좋으신 어느 집사님께서는 두시간 만에 완성 하셨다는 글을 읽고
겁도 없이 제 손이 고양이 손이라는 것을 까먹은 저는 바늘과 실을 들고 미친듯이 바느질을 했습니다
그래요…아마 열번은 내팽개쳤을 거예요 중간에 '때려쳐! 다때려칠꺼야!!!' 를 외치며 구석에 집어던진적이 세차례쯤 되구요
중간에 동그라미 입구 만들때는 잠깐 패닉이 찾아왔지만 초콜렛으로 당분을 채우며 이불 꼬매는 실로 열심히 바느질을 했어요
피가 묻어나서 뭐지 하고 보니 수차례 바늘에 찔려 걸레가 된 제 손이 보였어요
그렇게 장장 삼일에 걸쳐 제 피와 욕설로 만들어진 숨숨집이 완성이 됐네요 (이게 뭐라고 이렇게나 걸린건지 제 손이 저주스럽습니다)
흰색이라 너무 허전해서 남는 단추좀 입구랑 지붕에 달아봤어요 (자세히 보면 바느질이 엉망진창이지만 흰색이라 안보여서 좋아요)
중간에 아직 앞과 지붕이 완성되기 전 엄마가 오시더니 좌식의자를 만들었냐며 팔걸이도 있다고 좋아하시며
한동안 거의 눕다시피 앉아계시다 가셨습니다
믿고싶지는 않지만 어머니가 조만간 하나 만들어 달라하실지도 모르겠네요 두렵습니다 (가엾은 내손!!!)
울 냥이도 폭신하니 좋은지 들어가서 꽉차게 눕더니 이리뒹굴 저리뒹굴 하며 사용중 이십니다
실은 혼자 완성된 집을 보고 컨셉잡고 이리저리 사진을 찍고 흐흐거리며 이게 정말 내가 만든 건가 좋아하며 흐흐흐거리며 흐믓해 하려고 했는데
막상 찍고 보니 막 막 자랑하고 싶고 그냥 그러고 싶어서 못참고 이렇게 주절 주절 끄적이게 되었습니다 (과정샷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글쓰는 재주는 없지만 그냥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고 재미 없는 글 너그러이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나저나 다른 집사님들도 숨숨집 만드신 분 계시나 궁금합니다
처음 글을 올리느라 두근두근 하고 어색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