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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들과 119대원분들의 힘듬을 알아주는 사회가 되었으면...
게시물ID : freeboard_7524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뚝빵
추천 : 4
조회수 : 29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3/17 20:40:50
얼마전 베스트 글에서...
 
심장이 뛴다 방송 중 술에 취한 취객을 집에 보내려 택시처럼 119를 부르고 집에까지 데려다 주는 119 대원을 보고 예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 났습니다
 
휴가로 강원도 고향집에 내려갔을때 일이였는데...
 
오랜만에 선배형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우리 등산이나 하자고 해서 그냥 눈에 보이는 산에 올라 갔습니다
 
뭐~주위에 산 밖에 안 보이는 강원도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고 학창 시절에는 친구들이랑 자주 등산을 다녔기에...
 
산에 간다는게 뭔가 따로 준비를 하고 가야 하는건 아니였습니다
 
이 일이 있고 나중에 알아 보니 제가 올랐던 그 산이 해발 천미터가 조금 넘더라구요~ㅡㅡ;;;
 
그냥 동네 뒷산인줄 알았는데...ㅎ
 
어쨋든 반팔에 반바지만 입고 산에 올랐는데...
 
휴가철이라 그런지 등산객들이 꽤 많아 보였습니다
 
조금 빠르게 걸어서 거의 정상쯤에 갈때였는데...
 
앞쪽에서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며 한명이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그 분이 저희에게 오더니 혹시 올라오면서 이런저런 옷을 입은 분 못 보셨냐고 묻더군요~
 
저희는 그런 분은 못 봤기에 글쎄요라고 말하는데 산 아래 절벽쪽에서 누군가 도와달라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런데 그 소리가 바람에 섞이고 메아리가 쳐 어디에서 들리는지 분명치 않아 두리번 거리다 보니...
 
절벽쪽에서 한 사람이 손을 흔들고 있더군요~
 
등산로에서 약150미터 아래쯤 되는 곳이였는데...
 
일행분이 저희에게 좀 도와달라고 해서 일단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분께 왜 여기까지 내려왔냐고 하니...
 
나이가 있어 좀 늦게 올라오다가 일행들을 놓치게 되었고...
 
길을 찾다 발을 헛딛어 안 넘어지려 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어디 다친데는 없으시냐고 물으니...
 
뭐 딱히 다치지는 않은거 같은데 허기가 져서 못 움직이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때 일행분이 아까 119에 신고했는데 왜 이리 안 오냐는 말을 하더군요~ㅡㅡ;;;
 
아까도 말했지만 그 산은 천미터가 넘는 산입니다~
 
119 구조대분들은 환자를 옮길 장비며 구조장비까지 다 챙겨와야 하니 당연히 일반 등산객들 보다 늦을 수 밖에 없는데...
 
왜이리 늦게 오냐는 말을 들을때 솔직히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제가 환자분도 다치시지는 않으신거 같으니 부축해서 내려가자는 말을 했고...
 
환자분도 부축만 해주면 내려갈 수 있으니 119에 오지 말라고 전화를 하라고 하더군요~
 
일행분이 119에 전화를 했더니...
 
일단 신고가 접수 되면 현장에 무조건 가게 돼 있기 때문에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약 1시간이 흘렀을때 119분들이 어디에 계시냐며 소리를 치며 올라오고 계셨습니다
 
제가 위치를 알려 드리러 내려갔더니 밧줄이며 환자 옮기는 침대(?)며 이런저런 장비를 세분이 다 짊어지고 올라오고 계셨습니다
 
119분들이 현장에 오려서 환자분 상태를 보시고 환자분께 어떠시냐고 물으니 환자분은 괜찮으니 부축만 하면 갈 수 있다고 하셨는데도...
 
혹시 모르니 침대에 누워서 내려 가시라고 하시더군요~
 
그때가 오후 5시쯤이였는데...
 
아직 산 정상도 아니고 왔던길로 내려가도 2시간이고 반대편으로 내려가도 1시간 반인데...
 
환자를 침대에 누여서 내려가려면 시간이 몇배나 더 걸린다는건 누구나 아는데도 환자분 생각을 먼저 하시더군요
 
119분들이 이동중에 흔들릴까봐 환자분을 침대에 단단히 고정시키고 등산로까지 올라가 밧줄로 침대를 들고 끌고 해서 등산로에 오르기까지 한시간이 흘렀습니다
 
119분들이 너무 힘들어 보이시고 119분들도 조금 도와달라고 하셔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도와드리게 되었는데...
 
마지막 앰블런스까지 도착하는데 4시간 반이 넘게 걸리더군요
 
중간에 해가 져 아무것도 안 보여서 일행분이 랜턴을 켜려고 하니...
 
랜턴 켜서 가면 더 안 보인다고 그냥 달빛으로 가는게 더 낫다고 하시더군요
 
좀 의아했지만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불빛이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는 달빛만으로도 어느정도는 길이 보이더군요~
 
랜턴을 켜면 불이 비추는 곳만 환해서 순간 랜턴불이 안 비춰지면 침대를 옮기는 사람들이 발을 헛딛을수 밖에 없을거 같더라구요~
 
아무튼 그렇게 고생고생해서 내려와 앰블런스에 환자분이랑 일행분 태워서 보내는데...
 
차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없었습니다
 
솔직히 말 한마디가 뭐 중요하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아무런 대가 없이 도와준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정도는 하실수 있잖아요~
 
그리고 대가 없이 도와줬기에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힘들었어도 기분 좋아질수도 있는데...
 
그냥 차 문이 닫히고 떠나가는 모습이 좀 씁쓸했습니다
 
오히려 119분들이 저희에게 와 고맙다고 하시더라구요~
 
저희도 정말 고생 많으시다고 하면서 담배 한대씩 피우고 헤어졌는데...
 
그 기억이 아직도 씁쓸함으로 남겨졌습니다
 
119니까 당연히 도와줘야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119니까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세상에 당연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힘듬에도 불구하고 도와주는 분들입니다~
 
누군가 하기 힘든 일을 해 주시는 분들입니다~
 
그분들의 고생과 힘겨움을 너무 가벼이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그분들의 도움을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짧게 쓰려고 했는데...
 
쓰다 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오유분들은 안 그러시리라 믿습니다~^^
 
모두 행복한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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