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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와의 만남과 이별
게시물ID : humorstory_4138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얌마욤마
추천 : 0
조회수 : 34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3/17 21:45:40
사마귀 편

시작은 죽음으로부터. 조명이 꺼진 사무실. 열리는 문. 들어올린 발. 바닥에 닿는 순간 나는 소리. 발밑에 영문모를 사마귀의 처참한 시체. 벌레에 대한 막연한 공포로 인한 혼돈상태에서 그것이 꿈틀거리며 생명을 잃어가는 것을 단지 지켜보고만. 그대로 끝나는 일이었으면 잊어버렸을 기억은 잠시 후의 사건으로 뇌리에 깊숙히 자리잡는다. 

손님이 뜸한 시간에는 얇은 쿠션이 놓인 의자에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 새볔. 꺼진 스피커 그 정막을 비집고 소리 하나가 끼어들어온다. 천천히 휴대폰에서 눈을 뗀다. 머리속으로는 출입문에 달린 종이 울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미친다. 시야 안에 자신의 무릎이...그 위에 누런 풀색의 사마귀가 보인다. 퍼뜩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흔들어보지만 그 날카로운 앞다리를 살가죽에 끼워넣고 떨어지려하지 않는다. 피부에 닿기 싫은데다가 겁에 질려 먼지털이개로 쳐내자 그것은 바닥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별다른 충격은 없었는지 똑바로 선채 이쪽을 보고있다. 목을 한쪽으로 크게 젖힌채로. 팔가죽을 타고 오르는 소름에 얼음을 담던 투명한 컵으로 사마귀를 가둔다. 그것은 당황하여 날개짓을 하며 앞다리를 휘저으며 반항해보지만  나에게는 가벼운 컵이 그것에게는 버겁기만하다. 

나는 그의 커다란 눈에, 날카로운 다리에 질려 가까이 가지 못하고 한참을 보고만 있다가 휴대폰을 들어 가까이 가져간다. 그는 자신의 모습이 찍혔다는 것을 알고있을까? 가만히 보고 있자니 그것을 익히 알고지낸 것인것마냥 그리 무섭지가 않다. 빗자루를 꺼내와 조심스럽게 컵을 들어올려 문 밖으로 몰아낸다. 

훠이훠이. 

그는 한참이나 어두운 도로 위에서 그것에게있어 눈이 부실정도로 밝은 편의점을 지켜보고 있다. 문을 닫고 들어와 의자에 앉아 무릎을 어루만진다. 별다른 상처는 없지만 그것이 있었던 감각은 아직 남아있다. 하지만 그것도 그리 오래가지 않고 곧 적막한 이 공간에 익숙해진다. 손으로 세기에 손가락이 남아돌정도의 손님이 다녀간 후 시계를 보니 바깥을 쓸어야 할 시간이 된다. 빗자루와 쓰레받이를 들고 밖으로 나간다. 
 나는 그들을 얕보고 있던 것이다. 그들이 얼마나 빛을 바라고 있던 것인지 나는 모른다. 다섯마리의 사마귀가 편의점으로 진격해오고 있다. 내게 완전한 공포심을... 나아가 트라우마를 심어주려는 마냥 결코 서두르는 기색이 없다. 나는 그들의 기세에 자신보다 수백배 수천배 큰 인간을 공격했던 무모함에 질려 한참을 그들이 오는 것을 보고만 있는다. 곧 마음을 다잡는다. 그래봤자 벌레인것이다. 그것들을 모조리 도로로 혹은 그 너머로 쫓아냈지만 나는 이것이 후에 있을 전초전리하는 것을 알았더라도 이리 했을 것인가.  

하얀나방편

나방은 빛을 쫓아간다. 등뒤로 미지근한 땀줄기가 흘러내리는 여름밤. 부화를 마친 그들이 일제히 날아오른다. 그들은 어둠에서 태어나 잠시 빛을 본 후 다시 어둠으로 돌아갔기애 빛을 더욱 갈구하고 있다. 아니면 뿌리깊이 내려온 본능인지도 모른다. 그들의 목마른 날개짓은 바삐 움직이고 오로지 그 눈부신 빛을 향하여 날아간다. 장마가 끝난 뒤라 서둘렀을 것이다. 세찬 빗줄기를 피해 나뭇잎 뒤에 숨어 힘차게 날아오를 날을 기다렸을 그들에게 찌는 듯한 더위는 방해가 되지 않는다.

 빛. 빛. 더욱 더 밝은 빛. 그들은 거대한 빛에 다달았어도 이것이 완전한 도착지점이 아님을 알고 있다. 저 좁은 문 틈. 날개를 접고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 때처럼 기어가야 한다. 선두로 나선 자가 울퉁불퉁한 차가운 바닥에 내려앉아 날개를 접고 좁은 틈을 향해 기어간다. 그 뒤를 따라 너도나도 날개를 접는다. 선두주자는 곧 틈을 통과해 거친 가시들이 나 있는 숲으로 들어선다. 빛의 세계로 들어선다. 그의 날개가 당장이라도 날아오를 듯이 펄럭이려하지만 세찬 바람이 불어와 그들이 날개짓을 막는다. 그 뒤를 따라온 후발주자들도 그 이상 나아가지 못한다. 짓누르듯 불어오는 바람에 이대로 끝인가 싶었을 때 선발주자가 힘차게 날개짓을 시작한다. 점점 바닥에서 멀어진다. 이에 질세라 그 뒤를 쫓아 하얀 나방들은 일제히 날아오른다. 하얀 깃이 하늘하늘거리며 편의점안을 수놓는다. 맹렬한 파리채를 피해 천장으로 높은 벽으로. 그들의 투쟁심이 꺽일 생명이 다할 아침이 오기전까지.  높이 높이.

귀뚜라미? 편

다리 하나를 잃은 아픔을 두 다리 멀쩡히 있는 내가 느낄 수 있는가. 그것이 너를 죽이려다 벌어진 일이었고 한번 더 파리채를 휘두르면 너는 죽을 운명이었다. 아니다. 이전 그 일들만 없었어도 나는 이렇게까지 신경이 곤두서 너를 죽이려들지 않았을 것이다. 네가 절뚝거리며 달아난 순간 나는 널 죽일 수 없었다. 살려고 발악하고 있는 너를 죽일 순 없었다. 그것이  편의점안에 알을 까 수십마리의 새끼를 만들어 한여름 내내 나를 하루종일 신경질나게 만들 것임을 알고있으면서도 나는 그러지 못했다. 너는 더 이상 높이 뛰진 못하고 쓸쓸히 알을까며 죽어갈 것이다. 먼 훗날 바닥을 쓸다 빗자루 끄트머리가 구석을 쓸어와 먼지와 함께 네 다리를 보게된다면 난 네 몸통을 보지 않기 위해 바닥을 설렁설렁 쓸게 되겠지. 

소설한번 써봤습니다 ㅋㅋㅋㅋㅋ

이것말고도 거대한 잠자리도 들어온 적 있었어요. 파리는 워낙 많았죠. 교대하고 가게 안을 둘러보면 세네마리는 보였어요. 꼭 밥 먹을려고 할때마다 옆에서 윙윙거려서 밥 먹기 전까지는 다 잡으려고 했죠. 근데 다 잡아도 밖에서 들어와서 숫자는 다시리셋. 이상하게 모기의 대한 기억은 없네요.

나방에 관한건데 진짜 심한 날은 손님분이 죽이는거 도와주시기도 했어요. 안으로 다 들어오지 못하고 혹은 들어오기전에 손님발에 밟히거나 아니면 죽을때가 되서 죽었던가 해서 밖이 나방으로 장식되어있다싶이 했는데 안에는 말할 것도 없고요. 벌레막는 거라고 문위쪽에 바람나오는 게 있었는데 아무리 강하게 틀어나도 꼭 몇놈은 안으로 들어오곤 했어요. 아침마다 그거 치우는것도 고생이었어요. 물론 처음에는 안 죽이고 쫓아내려고 했는데 숫자가 점점 불어나 수십마리가 덮치듯이 편의점으로 돌격해와서... 

 제 닉네임 클릭하시면 여러 게시판에 올렸던 그 벌레글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벌레 나오는 계절으로 바뀌기 전에 나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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