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아이스크림 제조글에 달린 답글.
그래서 이번 메뉴는 녹차 아이스크림과, 예전부터 만들어보고 싶었던 메로나입니당.
기본 재료는 언제나 우유+크림+설탕. 여기에 거의 필수 옵션으로 바닐라빈이 추가되고, 커스타드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위해 달걀 두개를 추가로 준비합니다. 녹차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위한 말차와 메로나를 만들기 위한 멜론도 준비합니다.
달걀은 노른자만 분리해서 사용합니다. 흰자는 뭐... 설탕 섞어서 머랭쿠키 구워도 맛있구요, 이도저도 아니면 걍 달걀 후라이 할때 섞어서 굽곤 합니당.
달걀 껍데기만 갖고도 분리할 수는 있는데 괜히 그러다 노른자 터뜨리면 도루묵 되어버리니 걍 편하게 분리기를 사용합니다.
우유+설탕+크림 각각 한컵씩. 여기에 바닐라빈 씨앗 긁어낸 것과 달걀 노른자 두개를 넣고 섞은 다음 85도까지 가열합니다.
너무 온도가 낮으면 달걀 노른자가 제대로 살균되지 않고, 너무 온도가 높으면 노른자가 굳으면서 달달한 계란탕이 되어버립니다 -_-;;
원래 이 과정이 귀찮아서 노른자 빼고 걍 만들기도 하는데, 확실히 맛이 다르긴 달라요...
아이스크림 베이스 절반은 곧바로 기계에 넣고 돌립니다. 냉각기 내장형 머신은 이게 좋아요. 방금 끓여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아이스크림 베이스를 넣어도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집니당.
좀 굳기 시작한다 싶으면 말차가루를 넣고 기다려주기만 하면 됩니당.
녹차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지는 동안 멜론 속을 파냅니다. 참 고정관념이 무서운게, 이거 파기 전까지만 해도 메로나가 녹색인게 당연하게 여겨졌다는 사실. 생각해보면 멜론 속살은 주황색인데 말이죠. 칸탈롭 말고 허니듀라고 다른 품종이 있긴 한데, 그것도 녹색보다는 차라리 흰색에 가깝습니다. 하긴 바나나 우유도 그러고보면 노란색이죠. 바나나 속살은 흰색인데.
아이스크림 베이스 절반 남은거에 멜론 파낸걸 넣고 갈아줍니다. 과육이 남지 않을 정도로 돌려주면 준비 끝.
완성된 녹차 아이스크림을 퍼내고 물로 한번 헹궈준 뒤 곧바로 메로나 재료를 넣고 돌립니다. 예전에 냉매통 쓸땐 다른 종류의 아이스크림 만들려면 하루를 꼬박 기다려야 했는데 이게 확실히 좋긴 좋아요~
근데 멜론이 워낙 수분이 많은 과일이어서 그런지 아이스크림과 샤베트의 중간 단계로 얼어버립니다. 메로나처럼 쫀득쫀득하게 만들려면 역시 인공 향료밖에 답이 없을라나...
다 만들어진 아이스크림은 냉동실에 넣어서 완전히 굳혀줍니다.
완성샷. 녹차 아이스크림이야 예전에 한국에 있을때부터 주구장창 만들어 먹었을 정도로 그 맛이 보장된 레시피이고... 진짜 놀란건 메론맛 아이스크림. 이거 완전 맛나네요. 식감 자체는 아이스크림이라기보다는 꽁꽁 얼린 설레임에 가까운 맛인데, 진짜 과일을 넣어서 그런지 엄청 맛있습니당. 멜론 한통을 다 갈아넣긴 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