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틀면 어김없이 현 대통령이 나온다. 그리고 연설을 한다. 듣는다.
말투가 듣기 심히 거북하다. 변함이 없다.
xx체라든지 이런 게 아니라 억양과 강조를 주는 뽐새가 심히 거슬린다.
"북한이(끊고) 국제사회에서(끊고) 지탄받고 있는(끊고)...."
단어마다마다 연결이 부드럽게 되질 않는다. 마치 자기가 하는 말 모두에 강조를 주려는 듯 억양도 일정하게 계속 끄트머리가 올라간다.
나는 이런 연설을 들어본 적 있다. 심지어 나도 이런 식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해본 적 있다.
한번의 사전 연습 없이, 남이 써 준 대본(스크립트)을 처음 받아들고 읽을 때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또는 대본을 외우지 못해서 계속 보면서 읽을 때, 이렇게 단어가 계속 끊기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면 백에 백, 발표 점수 최하위를 받는다. 당연하다.
내 억측일까, 그런데 대통령의 시선은 프롬프터인지 대본인지 한번 보고 읽고 다시 보고 읽고를 반복하는 투가 역력하다. 카메라가 클로즈업 하며 눈물 흘리는 모습을 비춰주지 않는 한 대통령의 눈동자는 계속 어딘가를 보았다가 내려가고 다시 올라갔다 내려간다.
나는 뉴스에서건 어디서건 대통령 목소리를 안 들었으면 좋겠다. 로봇이 말하는 것을 듣는 듯, 일말의 감정도 없이(아, 감정이 가득 실린 연설을 한 적이 있긴 있다. 국민의 대표인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이딴 발언할 때였나? 그래 그래 자기 욕할 때는 누구보다도 감정에 솔직하고 열정적이다) 상투적인 발언만 일삼는 어투는 도통 정이 가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