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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압)소비자들이 자동차 품질이 저하된다고 느끼는 이유
게시물ID : car_428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제목학원원츄
추천 : 10
조회수 : 1031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4/03/18 20:43:26
실제로 저하되니까요
 
 
 
 
 
 
 
죄송합니다.
 
공대 나와서 엔지니어로 근무 중인 입장에서 회사가 어떤 마인드인지 한번 회사 입장에서 써보고자 합니다.
 
요즘 경기가 참 안좋죠..최대의 화두는 원가 절감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닙니다. 회사 입장에서야 제일 쉽게 이윤 창출하는게 가격은 그대로 팔면서 원가를 내리는 거니까요. 뭐 이거에 대해 반감은 없습니다. 자유경제니까 자선사업가가 아닌 이상 이윤 창출할려고 머리쓰는거야 당연하지요. 근데 그 방식이 문제라 생각합니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초창기 차들과 요즘 차들의 품질은 어떤가요? 차에 대한 불만은 단언컨데 몇 배 이상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소비자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차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고 안보이는 것들이 더 보이게 되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분명히 자동차 자체 품질에도 이상이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터트리는 걸겁니다. (여기서 말하는 초창기 차들은 아예 처음 개발된 차들이 아니라 어느정도 자동차 산업이 궤도에 올라간 뒤 나온 차들, 예를 들어 90년대 후반 정도에 나온 차들입니다)
 
잠깐만 생각해봐도 예전에는 한 차를 가지고 10년간 정비해가면서 타는 분들이 심심치 않게 보였죠. 멀리 갈거 없이 현대였나 기아였나 기억이 잘 안나지만 초창기 출시된 1톤 트럭 있지 않나요? 그 녀석 품질은 진짜 대박이었다고 회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요즘 나오는 1톤 트럭들은요? 얼마 전에 뉴스를 보니 주행시 한쪽으로 차가 기우는 현상이 생긴다더군요..말인지 밥인지 모르겠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나게 된걸까요..
 
아마 이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 차를 만들 때는 기업 역시 차에 대한 노하우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앞서간 기업들이 하던 걸 따라하게 되는거죠. 레이아웃은 이렇게 잡고 뼈대는 이렇게 만들고 축 잡을 때는 이렇게 잡고..등등 당시 선진 기업들(이 경우에는 외국 자동차 기업이겠네요) 기술을 보고 배우는 입장이라 뭐가 필요한지 뭐가 안필요한지 모르니까 그냥 가져다가 쓰고 검증하는 방법도 선진 기업들이 쓰는 방법 그대로 쓰는거죠.
당연히 처음이다 보니 돈 많이 들어갑니다. 시간도 많이 들어가고요. 생각보다 초기 개발 비용이랑 생산 비용이 높게 나오는거죠
 
그러다 어느정도 슬슬 짬밥이 차고 눈에 익기 시작하다 보니 '어 이런건 굳이 필요 없겠는데?' 하는게 생깁니다. 이것도 당연한 겁니다. 외국 기업들이 만드는 차는 우리나라 도로 상황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거든요. 우리나라에서 이정도까지는 필요 없겠다 싶은 것들이 생길 겁니다. 그게 안보이면 헛 짬밥 먹은거죠..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들은 군대를 다녀와서 그런지 짬밥 먹으면 눈치를 기가 막히게 잘 채서 이런 얍삽한 것들은 또 잘찾아냅니다. 예를 들어보면 '야, 이 엔진은 개발하면 한 천 시간 정도 시험가동 하고 난 뒤에 재검사 해야 되는데 솔직히 이정도 필요 없어, 한 5백 시간만 시험해보자' 이런거죠.
 
문제는 그런 과정에서 정말 안전에 필요하고 소비자가 느끼는 품질과 직결되는 것들을 빼먹게 된다는 겁니다. 당연해요. 자동차가 얼마나 복잡한 기계인데요. 거기에 들어가는 부품이 한두개도 아닌데 그 하나하나 부품들의 불량과 그녀석들이 모여서 만드는 어셈블리들의 불량을 다 체크해야 되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 개발된 게 1955년이죠? 유명한 '시발' 자동차..그 사이에 우리나라 자동차 기술이 앞서 말한 불량들을 다 체크할 수 있을 정도로 자랐을까요? 글쎄요.....기술이 그렇게 쉽게 배워지는 거였으면 엔지니어들이 이 고생 안하고 살겠죠
 
그러다 보니 원가절감이란 명목 하에 부품들이 은근슬쩍 싼 걸로 바뀌고 년식이 바뀔 때마다 어영부영 부품들이 하나씩 빠지기도 하고..원가절감은 참 기가 막히게 하죠. 눈에 보이는 부품들 뿐 아니라 개발 할 때 테스트 하는 방식도 점점 기준치를 낮추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왜냐고요? 지금까지 불만이 없었거든요. 1,000시간 테스트 하던게 불만이 없으니 슬쩍 800시간으로 내리고, 또 불만없으니 500시간으로 내리고, 그러면서 테스트 요구 기준치가 낮아지니까 그만큼 부품은 싼거 써도 요구 기준치를 만족하고요.
 
슬픈 현실은 엔지니어들이 이런 걸 고쳐야 하는데 쉽지 않죠..신입이 패기있게 '팀장님, 이건 테스트 좀 더 해보면 안되겠습니까?' 했을 때 '얌마, 다 이렇게 해왔어 아무 문제 없어 인마' 이러면 뭐..
 
굳이 자동차 업계에 한정짓지 않아도 이러한 경향은 우리나라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데요...회사 다니시는 분들은 경험 해보셨을 거라 믿어요
 
에고..짧게 쓰려고 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보시다가 눈 아프시겠네요. 마무리도 어떤 식으로 지어야 될 지도 모르겠고
 
여튼..엔지니어들 화이팅입니다. 이 각박한 풍토에서도 꼭 자신이 배운 길 대로 실천해서 제대로 된 물건 만들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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