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게시판을 가야 할까 고민하다가...
오늘 있었던 일입니다.
친한 형이 예전부터 첫차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신차, 중고차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이것저것 찔러보다가
오늘 아침에 뭔가 꽂혔다는 듯 연락이 왔습니다.
올 1월 나온 겨우 1,300km 달린 신형 케삼이였습니다.
회사에서 일하던 중이기도 하고 워낙 이 형이
한참 전부터 이거살까 저거살까 물어오기도 많이 하고
실컷 뭐가 좋네 뭐는 좀 그렇네 설명해 주면 막상 직접 보러 가지도 않고 하길래
ㅇㅇ, ㅇㅇ, 그래그래, 괜찮네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뭔 생각인지 저녁 때 연락이 오더니 차 보고 왔다며
덜컥 내일모레 계약금 걸고 인수받겠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1400만원짜리 차를 너무 신중하지 못하게 사는 것 아니냐.
1월에 뽑은 차를 얼마 타지도 않고 판다는 것도 솔직히 꺼림칙하고 하니
최소한 어디 가서 점검이라도 받아 보고, 성능기록부를 확인하거나,
보험이력 뽑아봐라. 그리고 혹시라도 저당잡힌 건 없는지도 확인해 봐라.
개인 간 거래는 법적으로 보호되는 게 없는 만큼
파는 쪽에서 충분히 신뢰를 줄 것을 요구하라"고 했습니다.
판매자는 "당연히 이상없죠. 새 차인데"라고 했지만,
일면식도 없는 개인 간 거래에서 구매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차에 대해 신뢰를 줄 것을 판매자에게 요구해야 하니까요.
그랬더니 곧 연락이 오더라고요.
"성능기록부는 없고(귀찮은 건지 점검받을 생각이 없었나 봅니다)
카히스토리는 그쪽이 알아서 조회해 봐라. 나중에 수수료 3천원 주겠다.
저당내역은 구청에서 확인해 주겠다"고 했답니다.
문제는 그 사람의 태도였습니다.
최소한의 서류 증빙을 요구했더니
줄곧 귀찮다는 듯이, 어떻게 내 차를 의심하냐는 듯이
기분 나쁘다는 듯이 화를 내고 목소리를 높여가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안 그래도 이 형이 차 보러 가니 판매자가 운동했던 사람이라고
덩치도 크고 인상도 사나운 편이라 꽤나 위압적이었는데
밑도끝도 없이 화까지 내니 놀라기도 했고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겠죠.
그 얘기를 듣고 제가 "이건 아닌 것 같다. 매물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사람과는 거래하지 말자"고 했더니
형도 차가 좋든 말든 화를 내면 되냐며 기분 굉장히 나쁘다고,
이 거래도 그만 두고 아예 중고거래 자체를 그만두고 그냥 신차 사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결정을 판매자에게 문자로 알렸더니...
이런 답을 받았다고 하네요.
면전에다 대고 나 차 안산다고 했다간 한 대 맞을 기세네요.
듣기로는 장사하는 사람이라는데, 손님이 반품 환불한다 하면
어이없네 짜증나게 장난하냐며 시비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자기 차가 상태가 좋다 하더라도
구매자가 최소한의 정보를 원하면 판매자로서 당연히 해 줘야 하는 일임에도
그걸 가지고 귀찮아하고 화를 내고, 구매자한테 당신이 알아서 찾아보라고 하고...
결국 석연찮기도 하고 태도도 너무 위압적이고 기분 나빠서 거래 그만둔다고 하니
"장난하나 어이없네"
참...대체 어디서 배워먹은 말버릇인지 모르겠습니다. 사회생활한다는 사람이;;
나이도 저나 그 형보다 이 판매자가 훨씬 위입니다만
나이가 많든 적든... 기본적인 인성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그냥 남의 일인데도 남의 일 같지가 않고 화나고 속상해서 써 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