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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bestofbest_766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알바생Ω
추천 : 264
조회수 : 57690회
댓글수 : 2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2/07/12 02:29:01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7/11 18:23:54
방학을 시작하면서 집 근처 kfc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데,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까(주문 받는 역할) 여러 재밌는 일, 억울하고 화나는 일도 종종 있는데 오늘은 진짜 알바하면서 처음으로 왈칵 눈물이 났어요 ㅋㅋ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고 2시 정도 손님들이 뜸해질 시간에 검정 블라우스랑 치마를 곱게 차려입으신 아주머니 한 분이 매장에 들어오시더니, 닭이 많이 들어있는 메뉴가 무엇인지 물어보심.
그래서 9조각 들어있는 치킨버켓이 있다고 하니까 그걸 매운맛으로 주문하셨음... 주문 받고 계산도 마친 뒤였는데, 아주머니가 잠깐 주저하시더니 "저기 학생...새로 튀길 때 까지 기다려도 될까요?"
"우리 아들이 참 좋아했던거라 꼭 따뜻한걸로 먹이고 싶은데..."
그래서 20분 정도 걸릴텐데 괜찮으시겠냐고 물어봤더니 괜찮다고 고맙다며 구석 자리에 가서 앉으심. 근데 생각보다 새로 만드는게 늦어지게 되서 30분이 훌쩍 넘어서도 닭이 안튀겨졌음...
죄송스러운 마음에 아주머니가 앉아계신 쪽을 흘깃 쳐다봤는데, 아주머니가 가만히 앉아서 사진 한 장을 만지작 거리고 있더라구요.. 언뜻 보니 산을 배경으로 젊은 남자가 찍혀있는 사진이었음.
그때 입고오신 검은 옷과 아들이 치킨을 좋아했었다는 말이 기억나면서 "아...!" 갑자기 눈물이 확 고이고 목이 매이더라구요 ㅋㅋ
지금 타이핑 하면서도 또 눈물이 날라 하는데, 이젠 사진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아들을 위해서 따뜻한 닭을 사가려는 어머니의 마음이 진짜...
닭이 튀겨져서 그걸 주섬주섬 버켓에 담으면서 눈물이 흘러내릴까봐 눈을 부릅뜬채로 포장을 하고 아주머니께 늦어서 죄송하다고 사과드리고 보냈어요.
지금 버스타고 집에 들어가는 길인데, 가는길에 우리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회 한접시 사가지고 들어가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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