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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말라고 그때 말 했다면 ...
게시물ID : freeboard_3577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Z-Spot
추천 : 5
조회수 : 38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9/08/19 02:52:21
서로 눈치 살피기 바빴고 '표현' 이란걸 몰랐던 내 젊은날 ,

스쳐지나갈때면 가슴이 먼저 지쳐버려 안녕이란 말을 꺼내기도 쉽지 않았던 어리석은 나 -

시간은 날 기다려 주지 않았고 2년3년은 우습게 지나가버렸고 , 넌 멀리 떠나버렸는데 

그제서야 다른애들을 통해 듣게된 말들 ,

'그애도 너 좋아했었어. 근데 지금은 니가 제일싫데'

'어쩜 남자가 그리 눈치가 없니? 그앤 기다리다 지친거야'

'넌 니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지? 너 최악이야'
..................................................

그애는 왜 나를 미워하게 됬을까 .....

3년이나 좋아한 사람에게 ,이유도 모른채 미움을 받게 된 내 자신이 그저 한심할 뿐이었고 

그렇게 또다시 3년이 흘러 대학에 들어갔고 그리 오래지나지 않아 동창회를 열게 된 우리 -

다른애들도 물론 반가웠지만 그애 만큼은 정말 너무 반가웠지 -

서로 눈치 살피며 어색해 죽을 판이었는데 , 지난날의 허졉질을 다시 반복하기 싫었던 나였기에

먼저 다가가 '오랜만이야' 라고 용기내어 말한 나 -

'응.잘지냈어?' 라고 답해주었던 그아이 ....

그렇게 서로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었고 , 그아이는 다른 일이 있어서 좀 일찍 가본다고 했었는데 

난 그아이를 그냥 보낼수가 없어서 노래방에서 나와 그아이를 바래다 주면서 말했었지 ...

"그게... 할말이 있거든. 너한테.."

'응..... 말해'

"그....그게 ...아 그러니까..."

'응......'



(내가 무슨말을 할것인지 알고 있다는 그아이의 표정은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내가...널 많이 좋아했었어. 3년 동안 말야.."

'........................'

"나 왠지 알것 같아. 너도 지금 설레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니가 날 좋아하는건 알고 있었어..'

"너 저번주에 남자친구랑 헤어졌지? 일기장 분위기 보니 딱 알겠더라"

'응..그래... 난 좀더 공부나 하려구...'

"그래. 공부 열심히 해야지...하하... 하하하...................."

'........................................................'

"난 너보다 공부도 못하고 잘난것도 없는데 여자친구랑 논다고 정신없는 요즘이야...부끄럽네.."

'연애할땐 아무것도 눈에 안들어오지...안그래? 그애한테 잘해줘......'

"그래.... 너도 얼른 회복하고 다시 밝게 돌아와"

'웃긴다? 내가 언제 쳐져 있었니? 그정도로 쳐질 내가 아니야'

"아 그래? ;; 하긴.. 넌 강한 아이였으니까.... 지금도 여전하구나 .."

'응.....뭐...그렇지 뭐...'

"음.........그래....아무튼..... 반가웠어"

'나도..... 반가웠어'

"이제 보기 힘들겠지?"

'음....아무래도..... 그렇겠지?'

"하하;;; 참 차갑게도 말하는구나.. 섭섭하다......"

'그럼 뭐라고 해 ? 어설프게 '또 보면 되지 뭘 그래?' 라고 할까? '

"아아 아니 뭐 그런게 아니라.. 그냥...좀......."


(솔직히 그렇게 말해주길 바라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난 너무나도 한심한놈이다...)


'바보같긴.... 넌 여전하구나....'

"그런가보다. 내가 왜 이렇게 오랫동안 널 잡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도 왜 아까부터 엘레베이터 오는거 다 보내고 너랑 얘기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설마...........그말뜻은....."

'하하...내가 무슨말을 하고 있는거지..나 이제 가야겠다'

"아, 잠깐만"


(확실하게 말해줬으면 했다... 괜한 욕심이 생겼었다)

'응? 또 뭐?'

"그.............러니까..."


(그애한테서 '나도 너 좋아했었어' 라는 말을 듣지 못한게 괜히 아쉬웠다)


'....뭐..........'

"그냥;; 잘가라구........."

'....쳇.....싱겁긴..'

"싱거워서 미안하구만.....;"

'하하. 나 갈께'

"응. 잘가. 건강하구"

'응, 너도'

..........................................

아쉬웠다 .........

그렇게 그아이를 보낸게 너무너무 아쉬웠다 .....................

..........................................

여자친구에겐 미안했지만, 그아이 생각에 마음이 너무 혼란스러웠다 ....

난 정말 한심한 놈이었다 ...

너무 바보였다 .....

-----------------------------------------

지금은 그로부터 또 3년이 지났다 -

너무나도 많은것이 변해버렸다 -

그애도 많이 변했겠지 .....

어엿한 사회인이 되어 자신의 꿈을 펼쳐가고 있겠지 -

.............................................


널 많이 좋아했었다 -

한걸음 늦었지만 말할께 -

난 그저 널 사랑한걸로 충분해 -

행복해야해 -

안녕 -



                                            - 2009년 8월 19일 새벽 , 사랑했던 너를 추억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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