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노스의 캐릭터성이 퇴보했다는 주장에 대해,
엔드게임의 타노스는 인피니티 워의 행보를 겪지 않은 타노스다. 사랑하는 모든 것을 희생해가며 여섯 개의 스톤을 찾아내는
영적인 여정을 거치지 않은, 오직 무력으로 각 행성의 생명을 절반씩 학살하던 정복자로써의 타노스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또 스스로 내쳐가면서 내면의 신념이 완성되지 못한 단계에서 미래를 알아버린 미숙한 타노스라는 것이다. 이미 각오한 상태에서 행동을 하고 있었기에 실제로 그 일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어떤 시련이나 괴로움을 겪게될지 알고 있었다고 해도, 상상하던 것을 실제로 겪은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뜻.
현자타임 타노스 현타노스...아무리 스톤을 소멸시켜서 완전히 소진한 상태의 모습이라고 해도, 네뷸라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건넬때의 타노스의 표정
[41]은 엔드게임 과거타노스의 자신감으로 똘똘뭉쳐진 거인과도 같은 모습과는 비교도 안된다는것을 알 수 있다. 마치 혈기넘쳐서 막 나가던 젊은시절과 은퇴한 노년의 인간을 본다고 생각하게 만들정도로 심한 차이. 이 때문에 팬덤에선 많은
시간여행 작품에서 그래왔듯 둘을 '인워 타노스' '14타노스' 등으로 구분지어 부르는 편이다.
타노스는 여전히 극단적인 공리주의자이다. 타노스는 우주를 정복하거나 군림하려는 게 아니라 순수하게 우주의 균형을 위해 움직이는 캐릭터다. 그래서 목적인 우주의 모든 생명체를 절반으로 만든 후에는 목숨 걸고 인피니티 스톤들을 모두 파괴하고, 소박하게 농사를 지으면서 살아간다. 그의 목적을 모두 달성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의 계획이 달성되어도 남은 인류가 타노스의 계획에 저항해서 그의 성공을 무효로 되돌리려 한다는 걸 알게 된다. 따라서 미래를 본 타노스가 우주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변경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인피니티 워 때의 미래를 보지 못하고 여정을 거친 타노스가 엔드게임 때의 미래를 보고 여정을 거치지 않은 타노스보다 정신적인 면에서 완성된 존재라는 것을 암시한다. 또한 이를 통해 타노스가 지닌 사상의 근본적인 한계를 지적하며 어벤져스의 정당성을 더더욱 부각했다고도 볼 수 있다.
캐릭터들의 능력 균형 붕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작중에서는 그 근거를 논리 상 이해할 만하게 연출로써 드러낸다. 토르는 인피니티 워에서 백성들과
소중한 동생을 지키지 못했으며 복수심 때문에 타노스의 계획을 저지하지 못했고 엔드 게임 초반부에는 심지어 잘못을 되돌릴 기회조차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정신적으로 큰 충격과 좌절을 겪은 결과 5년 동안 술만 마시며 폐인이 되어 능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여주며, 타노스는 인피니티 건틀렛을 얻지 못한 상태로 어벤져스를 상대했기에 인피니티 워 때보다 위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무엇보다 작중에서 토르의 정신이 불안정하다는 묘사를 계속 보여줬다.
[42][43]캡틴 마블의 경우, 타노스의 함선을 손쉽게 부술 정도로 강하지만 그녀가 활동하는 주 무대가 '우주'이기에 비중이 높지는 않고
[44] 그 탓에 전투에 늦게 합류하는건 당연한 수순일 수밖에 없다.
[45] 그리고 본인의 강함은 전투에서도 대처에 크게 난항을 겪던
[46] 타노스의 함선을 단숨에 격추하거나 타노스가 핑거 스냅을 하려는 순간 이를 저지하고 1:1로 맞서는 등 강함이 저평가되지는 않으며 이전부터 저스티스 리그의 슈퍼맨 같은 사례를 마블이 경계하고 있었음을 감안하면 캡틴 마블로서는 적당히 강함과 활약상을 어필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인피니티 워 시점에서 토르가 타노스를 이긴 것은 어디까지나 기습이 전제되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감독인 루소 형제 역시 "타노스가 제대로 된 준비를 하고 토르를 상대했다면 토르가 패배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스칼렛 위치의 경우에도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쌍둥이 오빠를 잃었고 인피니티 워에서 애인이었던 비전을 자신의 손으로 죽였다가 타노스가 도로 타임스톤으로 되돌린 후 또 죽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증오와 분노가 치솟아 위력도 증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47] 또한 인피니티 워 시점의 타노스는 마인드 스톤의 탈취가 목적이었지 전투가 목적은 아니었다. 그래서 제대로 된 갑옷이나 무기도 갖추지 않은 상황이었다. 따라서 인피니티 워 당시에는 자신의 계획을 방해하는 자들을 적당히 제압하는 수준이었다.
[48] 반면 엔드 게임 시점의 타노스는 작정하고 제대로 준비하고 쳐들어 왔다. 최대한 살생을 피하며 마인드 스톤을 회수할 목적으로 왔다가 전투를 치르는 것과, 전면전을 준비한 상태에서 전투를 치르는 것은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다.
사실 캐릭터들의 전반적인 변화는 당연한 일이다. 타노스의 핑거스냅에 의해서 온 우주의 살아남은
모든[49] 사람들은 그 때, 그리고 그 후 5년동안 정신적으로 심한 고통을 받았기 때문에 5년전과 같은 사람으로 존재한다는 것도 이상하다. 캡틴이 과거에 남은것, 토르가 결국 왕 자리를 포기한것, 헐크의 융합 등등… 오히려 모든 생존자들의 변화를 전부 다 표현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못 했다는 느낌인데, 그 부분은 이 후 MCU 작품들에서 묘사될 것으로 기대된다.
작중 비중 또한 설명이 안 되는것도 아닌데, 애당초 스트레인지가 토니를 살리기 위해 타임 스톤을 넘기는 것으로 일찌감치 다음 작품에서 토니가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으며 과학 지식에 해박하고 기술자로서도 우수한 만큼 건틀릿 제작, 시간이동 기술 개발에 결정적인 역할을 맡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합당한 인물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가 제작한 건틀릿은 드워프들이 만든 건틀릿과 달리 스톤을 장착하자마자 곧바로 붕괴하기 시작해버리는 등
[50] 그 한계점도 묘사되고 있다. 실제로 영화상으로 보면, 모든 인피니티 스톤이 박혀있는 인피니티 건틀릿을 착용한 타노스가 아무 고통 없이 사용할 수 있었지만, 토니가 만든 건틀릿을 착용하자 헐크와 마찬가지로 고통스러워한다. 즉, 인피니티 스톤의 힘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완벽하게 그 힘을 담아낼 수 없기에 사용에 반발이 일어난다. 추가로, 에이트리를 비롯한 드워프 대장장이들은 인피티니 스톤의 힘을 담을 장비를 제작할 능력이 되었고, 그래서 타노스가 찾아가 협박해 만들게 한 뒤, 학살을 자행하고 에이트리조차도 손을 못쓰게 만들어 버린 것일 뿐이지 그들이 얼마나 고생하며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다는 식의 묘사는 없다.
[51] 게다가 니다벨리르 건틀릿은 핑거스냅 이후 타들어가듯 파손되었긴 하지만 작동은 멀쩡히 했고, 또다시 그에 필적하는 에너지가 발산되었음을 포착한 어벤져스도 추가 사용을 위해 찾으려고 했을 정도로 멀쩡히 작동했다. 토르는 지나친 너프로 논란이 오가긴 하나 한편으로는 전작에서 파워 밸런스에서 아득이 초월해버려 그대로 갔다면 엔드 게임에서 어정쩡해질 위기 또한 있었다. 토르의 너프가 없었다면, 전작에서 대 활약한 전투력의 아이언맨과 토르의 합공에도 타노스를 쓰러뜨릴 수 없다는 다른 의미로의 밸런스 붕괴를 일으키기 때문. 또한 정신적인 충격을 극복한 이후에는 캡틴, 아이언맨과 함께 싸우는 등 비중 역시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캡틴 마블은 우주선 격추, 타노스와의 1:1 결투 등 나름대로 강함을 어필하긴 했으나 비중이 다른 히어로들을 제칠 정도로 특별히 높은 것도 아니고 독보적으로 임팩트있는 모습을 보여 혼자 다 해먹은 것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전작에서 압도적인 포스를 보였다 본작에서 너프된 토르보다야 임팩트가 있었던 것 뿐이지 작중 비중이나 활약상은 다른 히어로들과 비교해서 그리 독보적인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상술했듯이 우주에서 혼자 활동하는 특성상 전투가 벌어진 뒤에는 비교적 늦게 도착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