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임관 직후 초임검사들을 불러 이런 저런 조언을 해주는 선배들이 참 많았습니다. 교과서의 인쇄된 문자로서가 아니라 우리 삶의 전장인 검찰에서 그렇게 살아온 선배들의 주옥같은 말들로 검사로서의 제 뼈대를 세우고 맷집을 키웠지요. 많은 분들이 우리 검찰을 욕하지만, 좋은 선배들, 멋진 검사들이 정치검사들보다 훨씬 더 많으니까요.
그런데, 그때 듣고 너무 놀라 잊혀지지도, 차마 귀로 흡수되지 않아 계속 맴도는 말들도 ... 없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나쁜 검사들도 좀 있긴 하니까요. 시사회에서 <자백>을 보긴 했지만, 의정부태흥cgv가 열린 것을 기념하여 어제 신랑이랑 또 보러 갔습니다. 그런데, 나오는 길.... 그 말이 다시 귓가를 울립니다.
"고문을 당하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나? 자신에게 불리한 진실을 말하게 되지..."
그 망발을 조언이랍시고 초임검사 앉혀놓고 한 황당한 선배가 누군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 말을 들으며 설마설마했었어요. 2003년인가... 서울지검에서 사람이 죽어나갔을 때,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자들도 있구나 싶어서 한편 광분하고 한편 참담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그런 참담한 일들이 역사책이나, 과거 신문 스크랩이 아니라 이 땅 어딘가에서 아직도 벌어지고 있고, 그 가해자의 일원이.... 주된 가해자가 우리 검찰이라는데 ... 참담하고 죄스러워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죄송합니다.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검찰이 바로서야 겠지요... 제 힘이 비록 미약하지만.... 발버둥쳐볼 각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