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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이 무서우면 스스로 밝혀라
게시물ID : sisa_7668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권종상
추천 : 5
조회수 : 60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10/19 06:24:28

"아빠, 도널드 트럼프는 힐러리의 몰 mole 아녜요?"
"트럼프가 힐러리가 공화당에 심어놓은 엑스맨이란 말이지?"
"엑스맨이 거기서 왜 나와요?"
"엑스멘이 바로 몰 mole 이야." 

아들이 우리말을 꽤 해도 여기서 나고 자란 놈이 이해할 수 있는 표현들은 한계가 있는 법이고, 역시 미국에 오래 살았다 해도 아이들의 표현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말하는 것의 핵심들은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원래 민주당 성향 인사였고, 그것은 솔직히 민주당도 얼마나 속으로는 공화당과 다름없는 썩은 기존 정당이었는지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고, 빌과 힐러리 클린턴을 둘러싼 온갖 추문들만 봐도 사실은 이 워싱턴의 기존 정치라는 것이 얼마나 더러운지를 보여줍니다.

올해 말로 만 열 여덟이 되는, 단 사흘 차이로 선거를 못 한다고 아쉬워하는 아들이 어디서 줏어듣고 와서 말해주는 이야긴 이렇습니다. 힐러리와 트럼프는 원래 친했다(이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힐러리가 기존 정치에 대해 혐오를 가진 공화당 소속 유권자의 표를 빼앗아 공화당의 대선 후보가 된다. 그리고 나서 선거판에서 온갖 헛소리와 깽판을 놓고 힐러리에게 대통령 자리를 실질적으로 헌납한다. 

이곳 고등학교 애들도 지금 이런 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인데, 우선 아이들이 정치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건 좋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얼핏 들으면 아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맞는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어쩌면 아이들이 이야기하는 게 맞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어떻게 이 내부의 돌아가는 상황을 다 알겠습니까. 분명한 것은 기존 정치에 식상해 있는 국민들이 많다는 것이고, 그것이 도널드 트럼프는 물론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돌풍을 가져왔다는 것이지요. 다행히 버니의 돌풍은 젊은이들의 정치 참여도를 넓혔고,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는 다를지언정 도널드 트럼프 역시 미국의 일반 민중들의 정치참여도를 넓혔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이른바 '집단지성'들이 발휘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있음으로서 훨씬 그 발현이 쉬워집니다. 어쩌면 트럼프 엑스맨 설도 이런 집단 지성 발현의 결과인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저는 요즘 집단지성의 움직임을 재미있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른바 우병우 게이트가 최순실 게이트가 되고, 더 나아가 최유라 게이트가 되는 것은 정유라씨가 최순실씨의 딸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지요? 물론 이것이 그냥 헛소리인지, 아니면 집단지성의 발현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심지어는 아내도 그런 '의혹'을 제기하더군요. 그게 아니면 어떻게 이 한 사람을 위해서 이렇게 많은 편의가 한꺼번에 '오비이락'으로 이뤄지냐고. 

그런데, 아무튼 이 우병우 게이트로 시작된 최순실 혹은 정유라 게이트를 가리느라 (혹자는 당연히 정유라가 아니라 최유라 아니냐는 말도 하지만 ^^;) 국회와 검찰이 다 움직이는 걸 보면서, 사람들이 이게 뭐가 있구나, 구리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오히려 당연한 거 아닐까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의혹'들을 없애려면, 지금까지 나온 의혹들을 아주 명확하게 해명하면 되는 거 아니었습니까? 그리고 중립을 지켜야 할 기관, 학교, 검찰, 이런 것들이 자기 중심을 잡으면 되는 거 아닙니까? 이 정권이 영원히 갈 줄 알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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