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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게에서 논의되고 있는 여성할당제에 대해서
게시물ID : military_766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9층식충이
추천 : 2/21
조회수 : 768회
댓글수 : 80개
등록시간 : 2017/05/13 1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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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게의 여성할당제 관련 글을 보면 좀 안타깝다고 느끼는게 하나 있는데요.
현재 논의 되고 있는건 여성정치할당제가 있고, 여성채용할당제가 있는데, 이 두가지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사실 이 두가지는 같은 할당제지만, 좀 다르게 취급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성채용할당제는 기회의 평등에 대한 문제이고, 여성정치할당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표성의 문제에 대한 것이니까요.
즉, 여성들에게 정치인이 될 기회를 평등하게 나눠주기 위한것 보다는, 여성 정치인이 적음으로 인해 여성들의 정치적 목소리가 제대로 대변되지 못했던걸 해결하자는게 이 제도의 본질적인 목적입니다.

 
그리고, 군게에서 정치인 여성할당제에 대한 반박논리가 능력대로 뽑으면 되는거지 왜 여성이라고 특혜를 주느냐고 하는데, 이건 대의민주주의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지적이라고 봅니다.
 
대의 민주주의는 말그대로 주권을 가진 국민 모두가 모여서 각자 자신의 의견을 내고 국가를 운영할 수 없으니 국민의 대표를 뽑아서 자기 목소리를 국회에서 대신 전달해주게 하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이 제도가 이상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국회의원의 지역, 계층, 종교, 직업, 성별 등등의 구성비율이 국민의 구성비율과 최대한 비슷하게 되도록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구 대표나 비례대표 제도 또한 이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취지로 있는거고요.
 
하지만, 우리나라 유권자들은 정치인은 능력을 보고 뽑아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죠.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을 능력보고 뽑으면 제일 좋아할 사람이 누굴까요?
 
명문대 고학력의 법조인이나 고위공직자 출신, 부유층, 중장년층, 남성, 즉 지금 국회의 상당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기득권 세력일 겁니다. 그들은 정치인이 되기위한 시간과 노력을 들일 여유도 있고, 정치계 인맥도 상당하니까요. 이 사람들을 노동자, 저학력, 서민이나 빈민출신, 청년, 여성들이 능력으로 이길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럽 정치선진국에서 고기잡던 어민이 국회의원 하다가 퇴임하면 다시 돌아가서 하던일 하고, 이삼십대 청년들도 국회의원으로서 활발하게 정치활동 하는걸 부러워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과연 출중한 능력을 가졌기에 국회의원으로 뽑혔을까요? 능력보다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을 대표자로 뽑은 유권자들의 덕분이죠.
정치인을 능력보고 뽑아야 한다는 유권자들이 있는이상 이런 이상적인 정치는 우리나라에서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대부분의 정치 선진국에서는 대체로 지역구 국회의원 보다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개인이 상대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지역구가 아닌, 당이 주도적으로 공천하고, 선거운동을 하는 비례대표가 국회를 다양한 계층과 분야의 사람들로 고르게 배치해서 구성하기 유리한 제도니까요.
 
물론 정치에 크게 관심을 두지않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동안 보수정권의 무능한 정치인들을 보면서 성별 상관없이 유능한 사람이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정치를 제대로 망치는 사람들은 항상 유능하고 사악한 기득권들이었습니다.
현재의 정치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출중한 능력이 아니라, 자신들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해 줄 수 있는 진정성 있고, 평범하며, 상식적인 사람인가를 더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봅니다.
 
여성정치인 할당제를 반대하는 논리중에 지금도 비례대표로 여성 국회의원 수를 보장해 주고 있는데, 왜 더 늘려야 하냐는 논리도 있는데요.
여성 정치인이 더 필요한 이유는 단지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성의 시각과 입장에서 의사결정을 해줄 여성들의 대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 여성이라고 다 같은게 아니라, 여성 중에서도 다양한 계층과 정치성향 등등이 갈리는데, 이들의 의견도 골고루 반영되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예를들면 생리휴가제 같은 제도도 평범한 중소기업 직장인 출신의 여성 국회의원이 있었다면 이런 제도는 실효성이 없다는걸 진작에 알았을거고 뭔가 다른 대책을 내놨겠죠. 청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작 정당별 한두명 청년 비례대표로는 다양한 계층과 성향의 청년들의 입장을 대변하기에는 무리가 있죠.
 
그리고, 버니 샌더스가 '여성이니까 찍어주세요'라는 말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 내용을 근거로 여성정치인할당제를 반대하는데요.
버니샌더스는 여성과 소수인종의 정치참여와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것을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미국의 현실은 그것보다는 거대한 자본의 기득권을 무너뜨리고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는게 더 중요한 문제라는걸 주장하고 있습니다. 즉, 시대정신의 문제인거죠. 만약 미국이 경제적 불평등이 심하지 않고, 여성의 권리가 아직 낙후된 상황이라면 '여성이니까 찍어주세요'라는 말은 충분히 설득력 있을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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