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회고록’ 사태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의 지지층이 일부 이탈했다. 줄곧 지지율 1위를 유지해왔던 새누리당은 더불어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에서도 위기를 맞았다. 특히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불려왔던 TK(대구·경북)에서 40%선이 무너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무선 95% 유선 5% 방식으로 실시한 10월 셋째 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28.6%다.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와 관련한 송민순 회고록 파문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전주 대비 4.4%포인트(p) 하락했다.
새누리당 지지율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에서 15.6%, 30대에서 14.6%, 40대에서 20.2%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50대와 60세 이상에서는 각각 31.9%, 54.0%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봤을 때 눈에 띄는 점은 TK에서 40%대가 무너졌다는 점이다. TK의 지지율은 전주(52.3%) 대비 12.4%p 폭락한 39.9%다. 서울(30.7%, 0.3%p↑)과 경기·인천(30.9%, 1.7%p↑)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지지율이 하락한 것도 특징이다. 대전·충청·세종은 전주 대비 11.8%p 하락한 25.0%, 강원·제주는 14.6%p 내린 23.4%, 부산·울산·경남에서는 6.6%p 내려간 33.5%, 전남·광주·전북에서도 7.6%p 하락한 5.1%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19일 본보와 통화에서 “민생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고 정쟁에만 몰두하는 새누리당 모습에 지지층이 실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소장은 “국민은 새누리당이 ‘최순실 게이트’ 등 청와대와 여권에 불리한 이슈에 대해서는 명확한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송민순 회고록’ 사태가 벌어지니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에 피로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TK에서 40%대가 무너졌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더민주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4.4%p 오른 28.5%로 나타났다. 이로써 새누리당과의 지지율 격차는 단 0.1%p다. 특히 더민주는 전통적인 텃밭 호남에서 지지율 32.0%를 얻으며 국민의당(28.3%)을 밀어내고 제1당 자리를 회복했다.
더민주 지지율의 상승 특징은 TK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지지층이 결집했다는 점이다. 서울은 전주 대비 0.5%p 오른 26.8%, 경기·인천은 0.1%p 오른 27.0%, 대전·충청·세종은 10%p 상승한 35.9%다. 강원·제주의 경우 18.6%p 오른 37.1%, 부산·울산·경남은 10.1%p 오른 27.8%, 전남·광주·전북은 10.9%p 상승한 32.0%다. 다만 TK에서는 전주 대비 1.6%p 하락한 23.1%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새누리당의 ‘색깔론’ 공격에 더민주 지지층이 결집했다”며 “특히 영남에서 야당의 지지율이 20%대라는 점은 추미애 대표 체제의 효과라고 볼 수도 있지만, 새누리당 핵심 지지층의 민심이반 현상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호남에서 국민의당을 제치고 제1당의 지위를 되찾았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국민의당과 정의당의 지지율도 전주 대비 하락했다.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1.7%p 내려간 11%이며, 정의당의 지지율은 1.1%p 내려간 4.7%로 집계됐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무선 95%, 유선 5% 방식으로 실시한 10월 셋째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4%,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2.6%로 선두권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8%), 이재명 성남시장(6.1%), 박원순 서울시장(5.2%)이 중위권 그룹으로 뒤를 이었다.
▲ 선두그룹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가 10월 첫째주 조사 이후 3주 연속 오차를 좁혀가다 이번주는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이게된 차이는 있지만 선두권과 중위권은 대체로 전주와 대동소이하다. ⓒ알앤써치
선두그룹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가 10월 첫째주 조사 이후 3주 연속 오차를 좁혀가다 이번 주는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이게된 차이는 있지만 선두권과 중위권은 대체로 전주와 대동소이하다.
눈길을 끄는 것은 김무성·손학규·안희정·유승민등 하위권 주자들이 좀처럼 '마의 5%'를 벗어나지 못한 채 3~5% 사이에 포진해 치열한 접전을 보이는 하위권이다. 하위권 선두인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전주까지 5%를 살짝 웃도는 지지율을 얻다가 이번 주 도로 3.9%로 추락했다.
지난 9월 둘째주 조사에서 처음 등장한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은 지지율이 2~3%로 너울을 타고 있다. 문 전 대표의 대안으로 떠오른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여전히 3%대의 지지율을 면치 못하고 있고 최근 미르·K스포츠 재단과 관련 청와대를 비판하며 대권 행보를 시작한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는 전주 1.8%에서 1%p 상승한 2.8%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하위권이 마의 5%를 벗어나려면 자신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줄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이재명 성남시장이 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뛴 점과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청와대를 비판하며 각을 세우고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국민은 나날이 성숙하고 진화하고 있는데 대권주자들은 보신주의에 머물러 있다. 이래서는 양자대결만 고착화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또한 양강의 한 축인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서도 "송민순 회고록 파문이 정치권을 뒤덮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올랐다는 것은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엔 침묵하고 '회고록'이 터지자 진부한 색깔론으로 여론몰이를 하는 여당에 더이상 국민이 속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10월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 간 전국 성인 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3.6%고 표본추출은 성, 연령, 지역별 인구 비례 할당으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16년 7월말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를 기반으로 성 연령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했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데일리안 = 전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