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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의 기적! 3000여명 사랑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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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달나라토끼
추천 : 24
조회수 : 1256회
댓글수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12/30 00:52:59
원본글 작성시간 : 2004/12/28 21:19:16
남매의 기적! 3000여명 사랑의 힘  
준희가 살아났다… "누나와의 약속을 지켰다"
화재악몽 1년만에 환한 미소… 아직 말은 못해


[조선일보 장상진 기자]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3층 화상병동. 중화상 환자였던 이준희(4)군이 휠체어를 탔다. “준희, 집에 가니까 좋아?” 엄마 물음에 벙긋 웃으며 눈을 깜빡였다. ‘좋다’는 뜻이다. 절망적 상태에서 병원에 실려온 지 1년. 준희는 마침내 웃으면서 병실을 나섰다. 화마 속을 함께 헤매다 숨진 ‘누나와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 3000여명의 사랑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준희는 작년 12월 20일 아침 인천시 남동구 구월1동 연립주택 반지하방에서 화재를 당했다. 누나 지은(당시 6살)이와 단둘이 있을 때였다. 발견 당시 누나는 얼굴과 가슴 등 몸 앞부분, 준희는 등과 팔다리 등 몸 뒷부분에 주로 화상을 입었다. 지은이는 3일 후 하늘나라로 갔지만, 준희는 수차례 대수술을 받으면서 가느다란 생명을 질기게 이어갔다.

당시 경찰은 화재 현장과 화상 부위를 종합해 “화재 후 얼마 동안 지은이가 준희를 업고 불길을 헤맨 듯하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이 사연을 준희 남매의 사진과 함께 지난 5월 14일자에 ‘너만은 살아야 해…누나와의 약속’이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기사는 인터넷을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준희 통장에는 쌓인 성금이 불과 나흘 만에 1억원을 돌파했고, 5월 말까지 1억3413만5405원이 쌓였다. 3000여명의 이웃이 “여섯 살 어린아이에게 삶을 배웠다”면서 전한 감동과 감사의 표현이었다.

당시 준희는 기관지와 코에 호스를 꽂은 채 겨우 숨만 이어가는 상태였다. 입원 후 5개월 동안 상대방의 말에 반응을 한 적도 없다. 간호사가 “누나 보고 싶지?” 하고 물으면, 울상이 되거나 눈물을 보이는 것이 유일한 반응이었다. 화재로 인한 저산소증으로 뇌를 다쳐 살아나도 평생 성장호르몬제를 맞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암울한 진단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 이웃의 기도는 끝내 기적을 만들었다. 코를 통해 영양을 공급받던 준희가 6월 초 입으로 음식을 먹었다. 6월 18일 성장호르몬 측정에선 놀랍게도 ‘정상’ 판정을 받았다. 성장호르몬 주사 없이도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게 된 것이다. 7월부터는 화상 치료를 끝내고 물리치료로 전환했다. 9월 중순부터는 주위의 말에도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추석을 앞둔 어느 날, 준희에게 ‘엄마 간다?’ 하고 장난을 쳤더니 준희가 고개를 가로젓더군요. 처음엔 믿어지지 않았어요. 다시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좋으면 눈을 깜빡이고 싫으면 고개를 저었어요.” 엄마 박순영(31)씨는 “기뻐서 준희를 잡고 울었다”고 당시의 감격을 전했다.

지금은 “윙크해봐” 하면 눈을 찡긋하고 “메롱 해봐” 하면 혀를 내민다. 한강성심병원 재활의학과 서정훈 교수는 “아직 정상을 회복한 것은 아니지만 의식은 또렷하다”고 말했다. 입원 당시 9㎏에 불과했던 몸무게도 14.7㎏으로 불었다. “꼭 살겠다”는 누나와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

준희가 정상 상태로 가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아직 목에는 호흡관이 붙어 있고, 시력도 정상이 아니다. 스스로 걷지도 못한다. 이날 퇴원은 잠시. 준희는 1주일 후 다시 병원에 들어와야 한다.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또 회복된다는 보장도 없지만 엄마는 모든 것이 고마울 뿐이다.

“다 잘될 거예요. 지금까지도 조금씩 나아져 왔으니까요.” 엄마는 지난달 준희에게 모인 성금을 전액 병원 사회복지과 화상자후원회에 넘겼다. 준희 치료에만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엄마는 지금도 화장품 외판원 일을 하면서 준희가 있는 병원으로 퇴근하고 병원에서 출근하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장상진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jh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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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희군이 건강해져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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