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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by의 자전거 세계여행_몽골9
게시물ID : bicycle2_186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oby
추천 : 18
조회수 : 1079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03/21 09:32:10

ㅁ 몽골 12일째(7월 5일),   비포장 도로로 들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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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짐싸서 전날 묵었던 젊은 게르 부부에게 인사하고 한시간쯤 달려서 큰 언덕을 넘었는데 먼저 앞서가던 강형의 자전거가 저 트럭옆에
서 있었다.  가 보니 빵구난 타이어를 고치고 있었는데 타이어에 바람 넣을 펌프가 없어서 저 청년들이 강형에게 펌프를 빌려 달라고 해서 
멈춰 있던 것이다.  자전거 펌프로 트럭 타이어 바람을 넣을 수 있을까 했는데 웃기게도 밸브도 어떻게 맞고 바람도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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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여행하다가 도움도 많이 받겠지만은 누구에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도와주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터라 곁에서 바람도 넣고
거들어 주는데 트럭 타이어를 빵빵하게 바람 넣는게 쉽지는 않았다.  힘들어서 저 청년들하고 돌아가면서 바람넣었다.  근데 한개 다 고치더니
한개 더 고친다. 헉..  찢어진 타이어는 가져가지 않고 풀밭에다 데굴데굴 굴려서 그냥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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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청년들은 빵구 잘 때우고 가고 우리는 한 10km 정도 더 가서 도로를 벗어나 본격적으로 비포장 도로로 접어 들었다.
울란바트로에서 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330km 정도 가다가 이제 서북쪽에 있는 흡스골을 향해서 우리도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가는 길은 강형이 예전에 버스를 타고 흡스골을 여행한 경험과 GPS를 보고 찾아 갔다.   마치 바다를 항해하는 배의 선장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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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장 도로라고 해도 그냥 평지는 차가 많이 다닌길이라서 괜찮았는데 가끔 경사지고 땅이 패이고 돌도 많은 힘든 곳도 있었다.  
그리고 햄스터처럼 생긴 몽골 땅쥐들이 길이고 풀밭이고 땅을 파고 엄청많이 살고 있었는데 차에 깔려 죽은 쥐들도 많았다.
자전거 타고 땅을 쳐다보며 가다 보면 차에 깔려 죽은 쥐가 꿈틀꿈틀하는데 작은 풍뎅이 같이 생긴 벌레들이 쥐 뱃속에 들어가
신나게 파먹으며 파티를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다 또 그걸 차가 밟고 가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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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가 점심먹는데 햇빛은 너무 따갑고 그늘은 없어서 내가 텐트칠때 바닥에 까는 판초우의와 텐트 폴대를 이용해 대충 그늘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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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언덕이나 비탈을 가로지르는 길이 나오고 대부분은 저런 길이 이어졌다.  도로를 벗어나 멀리 갈수록 풍경은 점점 더 좋아지는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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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쯤 도착한 마을 오르직.  몽골에서 흔치 않게 마을 옆으로 제법 큰 개울이 흐르고 있었다.
시골 마을이지만 주유소도 있고 가게도 몇개있는, 집도 50가구 이상 되는 꽤 규모가 있는 마을이었다.  학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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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필요한 먹거리를 사기 위해 작은 가게를 들렀는데 냉장고에 몽골 요구르트인 타락이 있어 사먹어 보았다. 1개에 1,000투그릭(800원 정도)
가격대비 양도 많고 맛도 한국 마트에서 파는 떠먹는 요구르트보다 좋았다.  현지 수제요르트의 자극적이지 않고 신선한 맛..

조금 있다가 가게에 스킨헤드의 덩치큰 외국인이 몽골인들 몇명과 함께 들어 왔는데 우리쪽을 몇번 흘깃 거리더니 잠시 후 다가와 말을 걸었다.
뭐 우리는 한국인인데 울란에서 흡스골로 자전거 여행중이라고 하고 그 스킨헤드는 헝가리인이고 몽골 가이드하고 차로 여행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게에 있는 여자를 가르치며 몽골 여자 이쁘다고 하면서 실실 웃었는데  내가 볼때는 그냥 평범한 아가씨였다.
내가 한국여자들도 이쁘다고 하니 멋쩍은 표정이었다.  그 스킨헤드는 몽골 여성들 특유의 매력에 대해서 말하려고 한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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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이 오늘은 이곳에서 일찍 자리잡고 좀 쉬자고 해서 필요한 물하고 통조림 같은 먹거리를 사서 텐트치기 좋은 마을 입구의 개울가로 다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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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곳 풍경도 멋있고 쉬면서 개울에서 간만에 좀 씻을 수 있겠구나 해서 좋아라 했다.

텐트를 친 후 땀에 절은 옷도 같이 빨겸 옷 입은 채로 물에 첨벙 첨벙 들어가 누웠다.  좀 춥기는 했지만 매일 물티슈로 소금기만 간신히 닦아 내다가
머리도 빡빡 문지르고 하니 시원해서 좋았다.  그런데 강형이 나를 부르더니 개울에 들어 가지는 말고 그냥 물가에서 씻으라고 한다.
몽골 사람들은 물을 귀하게 여겨서 개울에 막 들어가고 하는 것을 좋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물에 들어가 있을 때 다리 위로 지나가던
오토바이가 빵빵 거리건가?  암튼 코펠 하나 가지고 가서 물 퍼서 끼얹으며 며칠만에 싹 씻고 수염도 깍았다. 
강형은 춥다고 목욕까지는 하지 않고 머리감고 발 정도만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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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시간이 가장 여유롭고 영양 보충을 위해 보통 밥하고 국 끓여서 든든하게 먹는다.  국은 김치하고 꽁치 같은 생선 통조림 넣어서 끓인 국이다.  
아침에는 스프에 소세지 넣어 끓여서 빵하고 먹고 점심은 거의 라면에 간단한 통조림 먹는 정도이다.

저녁에 모닥불 좀 피워서 불좀 쬐 볼려고 봉지하나 들고 나무를 주으러 다녔는데 주변에 땔만한 나무가 워낙 없어서
치긴먹고 남은 닭뼈 같은 자잘한 나무 조금 모아 때니 캠프파이어는 10분만에 종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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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 주변에서 지내던 개들.  강형이 먹을것을 좀 주니 잘 따랐다.  지들 영역인지 다른 개들이 근처에 오면 엄청 짖어 댔는데 밤에도 꽤 시끄럽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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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차 한대가 와서 옆쪽에 텐트를 쳤다.  이 몽골인 가족들도 나담기간 휴가를 맞아 흡스골에 놀러 가는 중이라고 했다.   
아저씨가 우리보고 아버지와 아들이냐고 물어봤다. 헐.. 우린 열살차이 밖에 안나는데..

이날 이동거리 48km.



ㅁ 몽골 13일째(7월 6일),  로컬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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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필요한 먹거리와 버너용 휘발유를 더 사고 오르직 마을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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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평지 같이 나왔는데 경사가 좀 있는 오르막이다.  확실히 둘이 여행하니 혼자 여행할 때 보다 의지도 되고 사진도 서로 찍어 주고 하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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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날씨도 좋고 가면 갈 수록 새롭고 멋있는 풍경이 나와 쉴때도 사진을 많이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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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시간 달린 후에 점심을 먹기 위해 멈춘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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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도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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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점심은 라면이지만 앞에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을 보며 먹으니 특별한 라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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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윈도우 배경 못지않은 풍경이 여기저기 펼쳐진다.  저 얼굴 탄게 거의 고비사막 지나올때 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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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가고 있는데 근처 게르에 있던 청년 두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부릉부릉대며 우리에게 오더니 뭐 마시고 가라고 게르로 가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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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계속 괜찮다고 하다가 그러면 흡스골 갔다가 울란으로 돌아 갈때 들르겠다고 하니 꼭 들르라고 하며 사진 같이 찍고
신나서 부릉부릉 빵빵대며 자기들 게르로 돌아갔다.  몸은 어른인데 행동은 완전 애들 같았다.
 
전날에도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저쪽에서 혼자 가축들을 몰던 아이가 우리를 보고 말을 달려 와서는 아무말 없이 그냥 신기한 듯 웃으면서 
따라왔었는데 그런 아이가 커서 저런 청년들이 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도 가겠지만 부모를 도와 많은 시간 가축을 돌보고 근처 이웃에 있는 게르 사람들 정도와 친하게 지내고 가끔 도시에 나가보고 하며
컷을테니 그만큼 순박할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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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가 근처에 뭐 죽은 동물이 있는지 엄청 큰 독수리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저 독수리들이 겨울이 되면 추위를 피해 우리 나라로 날아 왔다가 가끔 동네 까마귀들한테 다구리 당해 사경을 헤메다가 구조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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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늦은 시간이 되어 하루 묵어 가기 위해 방문한 게르에서 옆에 텐트를 쳐도 된다고 허락을 받았다.  
오르락 내리락 언덕을 많이 넘은 날이라 나는 좀 지져서 앉아서 쉬고 강형은 게르 근처에 있는 우리에 가서 말들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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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뒤로 멀리 우리가 지나온 길이 보인다.  저런 완만하지만 큰 언덕을 여러번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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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진을 찍고 온 강형이 여기말고 딴데로 가자고 했다.  게르 사람들의 반응이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아서 그런지 부담을 느낀것 같았다.
난 힘들어서 빨리 쉬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금방 따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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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가 큰 빡센 언덕 하나 넘고 한시간 정도 더 가서 그 곳 게르에 허락 얻어서 텐트를 쳤다.  
이곳에는 오두막에 할아버지 할머니 두분이 계시고 옆 게르에는 가족인지 아주머니 한분이 살고 계셨는데 할아버지는 우리가 텐트치는데도
와서 같이 도와 주시며 신경을 써 주시고 할머니는 나중에 큰 보온병에 뜨거운 수테차를 가득 담아 주셨다.  강형은 수테차가
찝찌르한게 별로라고 먹지를 않고 나는 밥을 먹고도 꾸역 꾸역 다 마셨다.  맛도 있고 영양도 있고 할머니가 신경써서 주셨는데 남기가 좀 뭐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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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게르에 사시는 아주머니.  

아줌마 뒤 왼쪽으로 작게 보이는 판자때기로 만들어 놓은 것이 화장실이다.  저기서 남한테 궁딩이 안보이게 일을 보려면 쭈그려 앉는 동시에
바지를 내리는 기술이 필요하다.  일 다 보고 바지 올릴때가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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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주머니가 양하고 염소들에게 유목민들 특유의 소리를 지르며 돌을 던지고 두손을 번쩍 번쩍들며 위협하듯 모는 모습이 재미 있었다.
저 아주머니도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가축들을 몰며 평생을 초원에서 살아 왔을 거라고 생각하니 감동적인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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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 먹고 자기전까지 가장 여유롭고 편안한 저녁시간.  강형은 저물어 가는 태양과 가축들 속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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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진들 중 하나.  역시 카메라가 좋아서 그런지 내 디카랑은 색감이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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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염소들이 자꾸 와서 우리 텐트 뜯어 먹을려고 해서 쫓아 내느냐고 잠깐 바빳다.  염소들은 떼거지로 통나무에 붙어 있는 껍데기도 뜯어 먹고 
주변에 씹을 수 있는 것은 다 씹어 먹을려고 했다.

이날 이동거리 6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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