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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양육법
게시물ID : baby_1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핑크티
추천 : 6
조회수 : 71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3/22 01:10:25
엄마는 매일 저를 무릎에 앉히고 제가 원하는 만큼 책을 읽어주신 다음에, 
이야기가 끝나면 늘 간단하게 줄거리 물어보고 등장인물이나 이야기에 대한 느낌을 주고 받았어요. 

결과보단 노력하는 과정, 최선을 다했는지를 중요시하고
어른들만 있는 무거운 분위기에서 오래 있어야 할 때 제가 칭얼거리면 옆에서 꼬옥 안아주거나 손을 잡은 상태로 
"심심하고 힘들텐데 이렇게 엄마랑 있어줘서 고맙다"고 표현해 주셨어요.

대화할 땐 꼭 손을 잡고 눈을 마주친 채로 있었고
매우 어릴 때 제가 화나서 땡깡 부리면 진정될 때까지 엄마가 앉은 상태로 뒤에서 저를 안으셨고
좀 커서는 마주 앉은 상태로 엄마의 다리 울타리 안에 제가 갇혀서 양손을 잡고 반드시 눈을 마주친 상태로 제가 이해할 때까지 대화하셨어요.

봉사로 아이들을 가르칠 때 이 방법을 쓰면 어떤 아이든 행동이 바라지고 영특한 모습을 보였어요. '선생님이 나를 사랑하는구나'라고 속으로 좋아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엄마가 동생을 낳고도 계속 저렇게 저를 길러주셨더라면, 우리가 이 정도로 멀어지지 않았을텐데 싶어요.
그 놈의 아들 타령 때문에 힘들게 남동생을 가지고, 집이 어려워서 그렇다는 시댁의 결정으로 셋째를 낙태하고, 
심각한 우울증으로 엄마는 다신 저를 돌아보지 않았어요. 제가 가져오는 상장과 트로피에만 관심줄 뿐, 그 이상의 감정교류는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엄마를 보고 시간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여유가 없는데 아이를 낳으면 안 되겠단 생각을 했어요.
둘째 쫓아다니느라고 아직 어린 첫째를 어른 취급하며 어른의 시간에 맞춰 행동하길 바라면 안 되는 거잖아요, 원래.
아이는 아이만의 속도가 있고, 부모가 어른으로써 아이를 이해하고 최대한 맞춰야지요.
그리고 말을 잘 듣고 성숙한 아이라고 해서 엄마가 친구처럼 의지하고 자기 어떤 얘기든 마구 털어놓으면 아이는 내색하지 않아도 사실 힘들어해요.
아이 입장에서는 엄마가 사라지고 친구만 생긴 셈이에요. 집에 엄마가 없는 거예요. 외롭죠.
둘째가 태어나고 우울증 생긴 엄마는 저한테 엄마였던 적이 없네요.

늘 예전의 엄마가 그리웠어요. 동생이 미웠고.

처음 마음 그대로 사랑해주세요.
첫째도 결국은 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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