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그냥 그렇게 좋지도 않은 나쁘지도 않은 그저그런 술을 먹고 집으로 가는 익숙한 거리.
힘 없이 걷는 터벅터벅 익숙한 내 발걸음, 그렇게 걷다보면 맥도날드가 보여요.
언제나 그렇듯 하루 삼시 세 끼 잘 먹지 않는 저에게는 눈 떠 있는 새벽은 언제나 배고픈 시간이에요.
오늘처럼 이런 날은 더욱 배고파요. 안주를 많이 먹지 않거든요. 저는-
입구에 들어서기 전까지 뭘 주문해야 할까 고민해요. 하지만 익숙하다고 할까요? 아니면 몸에 베어있는?
그래요. 고민은 잠시만이에요. 언제나 먹던 메뉴를 주문할꺼에요.
하지만 오늘은 좀 색다르게 하고 싶었어요. 자동차를 타고 주문하는 드라이빙 테이크 아웃 서비스를 하고 싶었어요?
아직 여유가 없어 차는 없지만 그냥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용기내어 가봅니다.
자동차가 없는 뚜벅이가 주문하려고 했지만 뭔가 깜빡깜빡 하더라구요. - 일 단 정 지 -
네. 죄송합니다. 일단정지하고 무슨 바보짓인가 싶어서 일단정지를 보자마자 정문으로 발걸음을 돌려요.
자동차를 사면 정말 해보고 싶어요. 오늘은 물러납니다. 절대 쫄거나 그런건 아니다. 일단정지놈아 .
점원 : 주문하시겠어요 ^ _^?
나방 : 네. 주문할게요. 상하이 치킨버거 세트 주시구요 콜라는 노아이스 케챱은 2개 주세요.
점원 : 네~ 상하이 치킨버거 세트에 콜라 노아이스 케챱 2개 맞으시져어~
나방 : 네. 맞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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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 : 주문하신 상하이 칙힌버거셋트 나왔습니다아아ㅏㅏ~
새벽이라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금방 나오네요. 상하이 치킨버거세트, 콜라는 노아이스에 케챱 2개.
그리고 테이블에 앉았어요.
주문한대로 나왔지만 케챱이 1개에요. 2개를 달라고 했지만 1개를 주셨어요. 나 케챱 많이 먹는데 . .
하지만 더 달라고는 안했어요.
포장지를 벗겨내고 한입 두입 우적우적 먹어요.
우엉 상하잉 마시땅 마시땅 우적 콜라 츄웁츄츄츕- 우엉 시원하당 우엉 츕츕 -
감자튀김 우엉 소금 적절히 좋당. 냠냠쪕쪕 냠냠쪕쪕.
금새 기분이 좋아졌어요. 기분은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았거든요.
우엉 상하잉 마시땅 마시땅 콜라 츄웁츄츄츕 우엉 시원하당 우엉 츕츕 -
감자튀김 우엉 소금 적절히 좋당. 냠냠쩝쪕 냠냠쪕쪕.
그렇게 맛있게 먹다가 갑자기 우울해져요.
옆 테이블에 커플이 새벽에 감자튀김 서로 입에 넣어주면서
아빠미소, 엄마미소 지으면서 서로를 바라보던 모습 때문에 그런건 절대 아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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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맞아요. 옆옆 테이블에 있던 커플 때문에 그랬어요.
( 새벽에 안자고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먹지말고 집에서 야식 시켜먹어 이 나쁭놈들아 )
만약 애인이 있었다면 그냥 먹었을 햄버거 세트였는데.
애인이 없으니까 이상한? 이런 상상을 해봤어요.
" 아 ! 감자튀김 또 먹었어? 그거 자주 먹지 말라고 했잖아 ! 자주 먹으면 좋지않다구 ! "
라며 잔소리 해주는 애인.
" 우어 ! 자기전인데 햄버거를 먹었다는거지 지금 ? 새벽에 음식 먹기로 했어 안했어 ? !
자기전에 이런거 먹으면 건강에 안좋다구 몇 번이나 말해 ! 내가 정말 못산다 못살어 ! "
라며 잔소리 해주는 애인.
" 콜라도 먹었어 ? 맨날 슈퍼에서 코카콜라 1.5L 짜리 사먹잖아. ! 그만 먹어 좀 ~ 그러다가 이 다 썩는다 ? ! "
라며 잔소리 해주는 애인.
근데 그렇게 생각하면서 햄버거 한 입 우적우적 먹고, 감자튀김을 케챱에 쳐발쳐발 찍어먹고
목 막혀셔 먹은 콜라를 츕츕 빨아먹고 앞을 보고있으면 현실이라는 텅빈의자가 저에게 말을 해줘요.
" 이 등신아 헛생각하지말고 상하이 칰힌버거셋트나 처먹고 얼른 집이나 기어들어가.... "
18 집에와서 샤워하고 누웠다 이 텅 빈 의자 새끼야.
꿈속에서 나도 애인 만날꺼다. 이 텅 빈 의자 새끼야.
너도 누군가 앉아주지 않으면 언제나 텅 빈 쓸모없는 의자 새끼다.
내가 오늘 너의 반대편 의자에 앉아서 널 바라봤기에 의미가 있는거다.
누군가 앉아주지 않으면 의미없는 이 텅 빈 의자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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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 나 " 라는 의자에 앉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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