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몰고있는 붕붕아 미안하지만 귀좀 막아줘.
눈치챘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나는 널 팔고 남자의 상징인 네이키드를 타고싶단다.
물론 츅둘반아. 넌 아주 훌륭한 친구야.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단다.
하지만 너의 그런 완전무결함이 널 금새 익숙하게 만드는구나.
어느새 널 입양해온지도 1년, 보험 갱신 생각이 들때마다
덩달아 네이키드 형님들이 떠오른다. 다시한번 미안하다 붕붕아.
내가 타고 싶은건 츄400 브이텍이야.
지금보다 어렸을때, 츄400브이텍을 탠덤하고 느꼈던 신세계는
'아, 아아. 나는 아직 요람속의 아이구나!' 느끼게 해주었단다.
펑 터지는 가속과 온몸으로 쏟아지는 바람..
솔직히 말할게 츅아.
넌 250이지만 이젠 내게 125와 별반 다른점이 없어보여.
배기량이 두배로 뛰었는데도 여전히 넌 너무 잦은 변속을 요구해.
너의 디자인을 다른사람들은 멋있다고 하지만,
그들은 츄400을 본적이 없을것이야.
그 네갈래의 길이 하나로 합쳐지는 생김새를 너는 알기나 할까.
다시한번 미안하다 츅아.
하지만 이렇게 강한 뽐뿌에도 불구하고 아직 널 내치지는 않을것이야.
혹여 주인께서 노하실까 밥도 아껴서 야금야금 먹으며 힘내서 붕붕하는 널
어디 아픈곳 하나없이 튼튼하게 씩씩하게 건강히 지내는 널
조금 땡긴다 싶으면 특유의 애교로 내 허벅지를 간지럽히는 널
내가 어찌 내치겠니.
내 어찌 널 내치고
10살먹은 할배를 데려와
밥 네공기씩 퍼맥이며
널 잊고 희희낙락 할 수 있겠니.
그러니 붕붕아.
사랑한다.
내년에도 잘부탁한다.
너도 나도 다치지 않고, 함께 오래 즐길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