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피곤해서 그런지 잘 꾸지도 않는 꿈을 다 꿨는데요,
원래 꿈이 별로 없으므로 음슴체로 가겠음.
참고로 필자는 고3임.
때는 1학기 중간고사. 종이 친 듯 보였음. 아이들이 시험 감독 선생님이 올 때를 기다리며 모두 앞을 바라보고 있었음.
난 감독 선생님이 들어온 지도 못봤고 그냥 책상을 바라보고 있었음.
그 때 아직 답안지 배부도 끝나지 않았는 데 갑자기 시험지 하나가 덜컥 오는거임.
시험지를 확인해보니 대학수학학력평가 국어 A형인거임. 몇 년도 기출인지는 못 봄.
우리 학교는 교과서도 다 버리고 수능특강만 공부하기 때문에 별로 의심의 여지 없이 '이젠 학교가 아주 작정을 했구나.'라고 생각했음.
그런데 그 때 왠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갑자기 다 밖으로 뛰어나갔음. 엄청 급한듯이.
그 때 내 머릿속에 드는 생각이 바로 '오늘 수능날이지.'였음.
우리 지역은 경기도 중에서도 후미진 지역이라서 수도권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는 곳임.
그래서 수능을 보려면 먼 데로 나가야했음.
대충 수원에서 서울 정도로 간다고 생각하면 됨.
숨을 헉헉대며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때 마침 버스가 옴.
버스를 타고 '아 살았다.'하고 마음을 추스림. 바로 시험장에 도착함.
시험장에 도착하자 애들이 수험표와 얼굴을 보이면서 시험장 안으로 들어감.
참고로 난 아직 수능을 어떻게 하는지 모름ㅋ 근데 별 이상한 꿈임.
내가 검사하는 사람들 앞에 다가서자 수험표를 보여달라고 함.
그런데 난 맨몸으로 왔음. 주머니를 뒤져봐도 종이의 섬유조각 하나 나오지 않음.
가슴이 덜컥했음. 서둘러 검사하는 사람 뒤통수 위에 있던 시계를 보니 2시간 정도 남았음.
빨리 다시 집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에 시험장을 빠져나와서 버스 정류장으로 뛰어감.
버스가 10분 정도 있다가 도착함.
집에 오자 얼른 서랍을 뒤적거려서 학생증을 찾았음.
그리고 제일 중요한 수험표를 찾으려 온 방 구석구석 뒤지기 시작함.
침대도 들었다가 장농도 열었다가 온갖 난리를 다 침.
그러다가 결국 찾았음.
하지만...
수험표는 이미 빨래통에 들어갔다 나와서 싸늘한 주검이 되어있었음.
순간 인생무상과 절망감이 들면서 시계를 보는 데 수능 시작까지 15분이 남음.
어떻게 하지 생각하다가 왠지 모르겠는 데 무작정 정류장으로 달려감.
달려가는 도중에 만난 사람들에게 수험표 다시 받는 법 없냐고 애원하며 물어봄.
그런데 누구도 대답해주지 않음. 그냥 미소만 지을 뿐임.
버스정류장에 결국 도착하자 한 친구가 있었음.
친구한테도 다른 사람들처럼 수험표 다시 받을 수 없냐고 물어 봄.
그 친구는 명확히 대답해줌.
"학생증 들고 읍사무소 가면 떼어줘."
가슴이 뻥 뚫리면서 고맙다고 열 번은 말했음. 눈물을 흘리면서 읍사무소로 달려감.
손목시계를 확인해보니 5분정도 남음.
사실 이미 버스를 타고 시험장까지 가도 늦은 상태인데 그 땐 왜 그랬는지 모르겠음.
읍사무소에서 수험표를 받아들고 안도의 한숨을 쉼.
그리고 꿈이 끝났음.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고3에게 이런 꿈은 정말 스펙타클한 모험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