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24일 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1944년 일본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1945년 광복군에서 활동했다"고 주장, 역사왜곡 파문이 재연됐다.
국방부는 이날 오는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고 박정희 대통령 37주기 추모식'이 거행된다고 알리며 그의 약력을 이같이 기술했다.
기자들이 이에 박 전 대통령이 일본 만주군관학교를 가기 전 혈서를 쓴 것은 <만주신보>에도 나와 있다고 반박하자,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사실 관계를 확인해 알아보겠다"고 답을 피했다.
국방부의 이같은 주장은 육군본부가 발간한 <창군전사> 265쪽에 "만주 장교 중 그만들의 비밀조직이 있었고, 광복군으로 가서 거사 직전 해방을 맞았다"고 적시한 대목에 근거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세계일보> 탐문 취재 결과 이는 1967년 박영만 소설가가 쓴 소설 <광복군>의 내용으로, 말 그대로 '소설'이다.
그러나 친박 새누리당 이장우 의원은 지난해 10월20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여 국민적 저항을 살 때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백강 조경환 선생님께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독립군을 도운 군인으로 기억했다는 증언도 있다"며 박정희를 '비밀독립군'이라 주장했다.
이 주장은 이기청 의병정신선양회 사무총장(방송인)이 지난 2004년 7월23일자 <세계일보> 독자 투고란에 기고한 글에 기초한다. 이 글은 지난 2012년 대선당시 박 전 대통령의 친일행각이 논란이 됐을 때도 박근혜 후보측의 반박자료로 사용된 바 있다.
하지만 <민족문제연구소>는 일제강점기였던 1939년에 박정희의 만주군관학교 '혈서 지원'을 미담으로 소개한 <만주신문>의 그해 3월 31일자 기사를 2009년 일본국회도서관에서 찾아내 그해 11월 발간된 <친일인명사전> 박정희 항목에 이 내용을 수록했고, 이에 이에 박정희 전 대통령 아들인 박지만씨는 게시 및 배포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유 없다”며 박씨의 가처분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이처럼 역사학계와 법원 등에서 박정희 독립군설은 사실무근으로 판정났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또다시 박정희가 광복군이라고 주장하고 나섬에 따라, 일각에서는 다음달 28일 일반에 공개될 국정교과서에도 유사한 내용이 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