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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lovestory_768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16
조회수 : 185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2/12 21:25:20
류석우, 사는 일
쓸쓸함을 이기는 것은
쓸쓸함 뿐이다
눈물을 위로하는 것은
더 큰 눈물뿐이다
때로 슬픈 사랑은
슬픔이 껴안아 잠재우고
절망은 깊은 어둠에 묻혀야
깨어날 수 있다
사는 일이 다 그러지 아니하느냐
다 잃은 사람은
그 비움으로
생을 채운다
박희순, 참 오래 걸렸다
가던 길
잠시 멈추는 것
어려운 게 아닌데
잠시
발 밑을 보는 것
시간 걸리는 게 아닌데
우리 집 마당에 자라는
애기 똥 풀 알아보는데
아홉 해나 걸렸다
김유미, 사랑
사랑한다는 건
자유를 조금씩 잃어가는 거다
어느 순간 스스로가 스스로를
가누지 못하게 될 때
몸 속 깊숙이 꽃가루는 번져
아니야 아니라고 몸부림쳐봐도
더 이상 자신은 자신의 소유가 아닌 것
사랑한다는 건
이 세상 단 한 사람
그 앞에 항복하는 거다
신정민, 눈물
무얼 내다 버리는 걸까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우는 그녀
그녀의 눈물이 정차하는 역은 모두
기억이라는 이름을 가졌다
둥근 바퀴를 가진 그녀의 울음은
슬픔이라는 뜨거운 동력으로 달려
붉은 눈시울에 도착한다
볼 위에 흘러내리는 기적을 스윽
그녀가 닦아낸다 훔쳐낸다
울컥울컥 도착한
그녀의 슬픔은 연착하지 않는다
최영미, 옛날의 불꽃
잠시 훔쳐 온 불꽃이었지만
그 온기를 쬐고 있는 동안만은
세상 시름, 두려움도 잊고
따뜻했었다
고맙다
네가 내게 해 준 모든 것에 대해
주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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